어젯밤에도 나는 식은땀을 흘리다가 꿈에서 깼다.
자주 있는일이고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긴 하지만,
나이가 이젠 마흔이나 먹은 중년의 여자가 지금까지도
무서운꿈을 꾸다가 일어나 무서워서 잠을 못이루는일이
어찌보면 우습다는 생각도 들고 누구말마따라 이런 현상도
몸이 허해서 생기는 지병인가 싶어지기도 하다.
미혼시절에도 나는 종종 그렇게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으며,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깊은 바닷속을 헤엄치는 꿈을 자주 꿨다.
영화를 공포스릴러물을 유독 좋아한 이유도 있지만,
나는 악몽을 자주 꾸면서도 늘 이야기가 있는 영화한편을
본것처럼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을때도, 그 영화속에서
주인공은 항상 나였고 어떤날 꿈속에서 그 이야기를 내 멋대로
꿈속이어도 바꿔가면서 꾸기도 했으나, 그런 무서운 꿈은
깨고 나면 나를 아직도 두려움에 떨게 해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한다.
그런날엔 늘 남편을 깨운다, 그리고 남편의 대답소리를 듣고 나면
조금 안심을 하거나 조금 뒤적거리다가 잠이 들기도 하고 어떤날엔
아침 동이 틀때까지 TV를 켜놓고 있다가 아이들이 학교 가기 위해
일어날때즘에나 잠이 들기도 했던적이 있었다.
몸이 허애져서 다시금 이 증세가 생겼나 했지만 요즘에 나는
체중도 그나마 조금은 늘었고 몸상태도 그다지 나쁘지 않고,
직장을 다닐때에 비하면 내 스스로 느끼기엔 몸상태가 좋아진것은
확실한데 어젯밤엔 간만에 그런 악몽을 꾸다가 깼다.
멜로드라마 같은 영화같은 꿈을 꾸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이 내꿈을 공포물이 대부분이고 아니면 새가 되어서
깊은 계곡이나 높은 산을 날아다니거나 슈퍼맨이 되어서
이 세상을 구하는 꿈을 꾸기도 하고, 깊은 바닷속을 헤엄쳐 댕기는
꿈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아직도 슈퍼맨 원작을 가장 재미있게 보는 아줌마다.
내 안에 나는 이 세상을 구하고 어려움에 처하는 사람을
구해주는 그런 슈퍼맨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 열망이 있나보다.
요즘엔 통 그런 일이 없지만 예전 내가 많이 몸이 허해지고
남편과의 관계가 안좋을때는 밤시간에 혼자 깨어 있는 시간에
남편을 기다리면서 빨래를 개다보면 부엌쪽 건조대 있는 가장자리에
소복차림의 여인네가 날 째려 보는 모습을 흘끗 보기도 했으며,
자다가 문득 깨어서 몸을 옆으로 뒤적거렸을때 천정에서
파리한 안색을 여인네가 날 무섭게 노려보고 있는
형상을 볼때도 종종 있었다.
자다가 문득 지금 베란다에 강도가 들지 않았나 걱정이 되서
그 새벽에 일어나 화장실을 가고 싶은데도 못갈때도 있었고,
온몸이 식은땀에 젖어 이불자락을 움켜쥐며 혼자 쌕쌕거릴때도
종종 있어왔었다.
그런 증상이 지난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거의 사라진듯 했는데
어제 문득 그런 증세가 다시 나타나서 자다가 깨서
남편이 자고 있는 작은방으로 이불을 끄집어 가지고 가서 누웠다.
축구를 하다 갈비뼈에 금이 간 남편때문에 그 지독한
맨소리담 파스 냄새때문에 따로 잤기 때문에 자다가 그렇게
남편 옆자리로 옮겨서 잠을 청했다.
그럴때 생각한다. 이럴때 남편이 필요하다고...........
나는 아주 가끔씩 나 자신 안의 살의에 놀랠때가 있다.
길거리를 걷다가 담배를 피면서 지나가면서 아무렇치도 않게
옆사람에게 연기를 품어대는 인간을 볼때나,
자동차 클락숀을 귿이 울리지 않아도 될것 같은 상황에
온동네가 떠나가도록 크게, 연속적으로 클락숀을 울려대는
운전자를 볼때도 나는 순간적인 살의를 느낀다.
그리고 내 아이들도 그러한데 버스안에서 전철안에서
식당에서 지독하게 심하다 싶을정도도 떠들어 대는 자신의
아이들을 야단치지 않고 내비두는 엄마들을 볼때도
너무너무 꼴뵈기 싫어서 달려가서 뒷통수라도 한대 쳐버리고 싶어진다.
이렇게 나는 일상생활속에서 정말 작은 일들로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고 신경질이 나서 다 휘젓어 버리고 싶을때가 종종 있다.
똑같이 술을 마시는데도 심하게 주절대거나 주사가 심하다 싶은
인간을 접할때도 때려 죽이고 싶을때도 있다.
상대가 나하고 초면부지의 사람일때도 그런 나의 분노는 똑같다.
정신적으로 내게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아주 어릴때부터 나는 해왔다.
감정의 기복도 심하기도 하고 아무 일도 아닌일에 불같이 화를 내다가도
금방 헤헤거리기도 했었고 그런 감정의 기복이 근래 들어서
많이 아주 많이 완화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문득 또다시
예전 그런 나의 문제의 나 자신의 모습을 볼때면 심히 심란해기도 하다.
편안한 요즘,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늘 걱정을 달고 산다.
걱정을 한다고 해결되는게 아무것도 없음에도 말이다.
마음의 여유라는 단어를 가슴에 되새기고 살면서도
내내 마음 한편의 불안감이 존재한다.
그 불안감의 실체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면서도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다시금 나를 엄습하는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