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계부를 예전처럼 정확하고 상세하게 적기 시작했다.
점점 나는 나이가 들어감을 느끼고 있다.
건망증이 더 심해졌고 그로 인해 이번달엔
대출금 이자를 연체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볼펜을 들고 가계부를 적을때 가끔씩 손이
떨린다는 느낌을 받을때가 있다.
그리고 볼펜을 쥐는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깊이 생각해야 할일이 있을때는 되도록 피해 버린다.
머리가 아프기가 싫어서 귀찮은 마음에.....
결혼생활 13년만에 처음으로 체중이 50키를 달성하였다.
부업을 시작하기전에 간 대중탕 체중계로 내 체중이
50키로가 달성된것을 확인하고 내 딸들에게
자랑을 했고 남편에게도 자랑질을 했었다.
아마 지금은 다시금 1,2키로는 빠졌을지 모르겠지만
그 50키로 체중이 너무나 고마웠으며,
운동으로 내 근력을 키워보자 결심까지 해봤다.
이젠 나를 닮아 너무 빼빼 마른 큰아이를 35키로까지만
늘려보자 결심하고 아침마다 밥을 먹기 싫어하는
아이와 실갱이를 하기 시작했다.
이젠 시어머니보다 키가 더 커진 보미는 왜 그리도 나의 어린시절
안좋은점만을 고대로 닮아 있는지 모르겠다.
너무 말라서 난민같은 31키로라는 체중이 점점 날
스트레스 받게 만든다.
입이 짧고 가리는 음식은 없지만 참 음식을 먹을때
맛없게, 억지로 먹는 사람처럼 먹는다.
요즘 12살 보미는 외모에 점점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
아직 초경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분명 사춘기가
시작된것만은 확실한것 같다.
손톱에 검정색 매니큐어를 칠하고 내일 가는 오션월드수영장에
가서 입을 수영복과 그 위에 걸친 면티도 친구와 둘이 함께 샀다.
친구 따라서 요즘 일요일마다 교회도 나가고 있다.
그런면에서 나는 보미가 하고 싶어하는대로 한다.
하지만 분명 나와는 여러면에서 다른점을 느끼면서
그게 바로 세대 차이라는 차이를 느낀다.
나도 모르게 불쑥 나온 "엄마가 어릴때는....."
이런말은 보미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는 말인듯 싶다.
엄마가 살았던 시대와 내가 살고 있는 시대는 다르고,
엄마는 엄마고 나는 나일뿐 엄마처럼 살순 없다고...
평상시엔 거의 말이 없는 아이가 가끔씩 자신의 의견을
확실하게 나에게 전달하기도 하면서 엄마인 나를 혼돈스럽게 한다.
다른것은 몰라도 내가 어릴때 책을 좋아했던 습관만은
보미가 닮아 주기만은 바랬는데 그것은 전혀 닮아주지 않았다.
보미는 책읽는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의 보미의 시험결과가 좋게 나와도 난 그게
보미의 실력이라는 생각은 전혀 않는다.
책을 저리 멀리하는 아이가 점점 서술형 논술형으로 변하고 있는
입시체계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는 힘들거다는 예상을 한다.
이번달 한달는 공부방 학원도 쉬고 싶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영어학원은 절대로 쉬게 해주지 않치만 공부학원은
아직은 보미 스스로 하루에 두어시간정도는 공부를 할수 있다고
해서 기말고사 이후 공부방은 쉬게 해주기로 했다.
어제 남편은 전라도 여수를 다녀왔다.
친구 어머님이 돌아가셨다고 업무를 마치고 밤10시에
출발해서 새벽2시에 장례식장에 도착을 해서 새벽3시에
다시 여수를 출발을 해서 바로 회사로 출근을 했다.
그래서 점심때 집에 들러서 옷을 갈아입고
점심을 나와 함께 먹고 다시 출근을 했다.
나는 친구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해도 아마도
장례식장이 지방이면 절대로 가지 않았을것이다.
하지만 남편은 자기 아버님 장례식때 와준 친구라서
꼭 가봐야 한다고 다른 일행과 함께 피곤한 일정을
선택했다.
솔직히 나는 이번 남편의 친구를 아주 안좋아한다.
그래서 어젠 그 친구 어머님 장례에 간다는것도
반대했고 지방까지 가는데 기름값이랑 부주금까지
20만원을 가불하겠다는 남편의 말에 으르렁 거리는
마누라 역할을 하고야 말았다.
평소에 나 같으면 좋은일은 모르겠지만 그런
부고소식에 무슨일이 있어도 참석을 하라고 하는
사람이었지만 난 정말로 이번 남편의 그 친구는 싫었다.
수년전일이지만 나는 그 친구말에 심하게
상처를 받은적도 있고, 나와 결혼하기전에 남편에게
커다란 경제적인 손실과 인간적인 배신을 했던 친구라고
내시어머님이 치떨리게 싫어하는 사람이라서,
나는 참 그 사람이 무조건 싫었고 언제든지 그 사람은
남편을 이용하기만 하고 배신할수 있는 사람이라고
거의 확신을 하는 사람이라서 괜히 심통을 부렸다.
하지만 결론은 4시간을 넘게 운전대를 잡고 가야 할 남편
마음 불편하게 해주고 싶지 않아서 전화를 해서 화내서
미안하다고, 조심해서 잘다녀오라고 말했다.
남편의 차로, 남편과 그 일행 2명이 함께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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