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행 그리고 친구모임
친정엘 다녀오기로 했다.
친정엄마의 김장을 도와드리고 김치도 가져올 요량으로...
올해는 200포기만 하신다고 하신다.
내가 김장을 해본게 세번정도 밖에 안된다.
시댁에서 결혼초에 두세번 도와본것 말곤 이제까지 김장김치는 친정과
시댁에서 보내주신 김치로 겨울을 나며 직접 김장을 해본적은 없다.
동생은 엊그제 시댁에서 김장을 해서 가지고 왔다고 한다.
막내와 함께 이번 주말에 다녀올 생각으로 이것저것을 준비를 한다.
엄마에게 드릴 화장품 세트와 베란다에 챙겨놓은 복분자 박스와 고무장갑과 비닐팩, 장갑 그리고 클린싱 폼, 그리고 손세정제 등등 챙기고 있다.
1년에 한번이나 가는 친정을 올해 8월달에 다녀오고 이번에 또 간다는게 새삼 스러울 정도로 친정행은 나에게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엄마의 김장 담구는 일에 그다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는 나의 엉성함이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친정엄마 얼굴 보는것만으로도 충분히 셀레임을 느끼게 된다.
딸에게 친정엄마는 그런 존재인가 보다. 늘 그랬다. 이번엔 아빠가 좋아하시는 고구마 케익을 사들고 갈까?
회를 좋아하시는 엄마를 위해 회도 사가지고 갈까? 울 엄마에게 드릴게 뭬가 있나를 생각해보고 집안을 둘러보니
괜히 그동안 이거저것 자잘하게 들어왔던 것들을 다 주변에 나눠 준게 아쉽게 느껴질 정도로 이번 친정행에 챙겨갈 것들이 많치가 않는듯 하다.
어쩌다가 한번 가는 친정행이라, 친정엘 가기전에 보름전부터 차근차근 친정엄마에게 드릴 문건들을 준비해서
늘 친정엄마는 이사왔냐고 내가 싸가지고 자잘한 물건들을 보고 핀잔을 주신다.
라디오 프로에서 받은 홍삼상품권도 저번에 시어머님에게 드리고 없는게 새삼 아쉽기만 하다.
김치냉장고에 있는 배즙이라도 가져 갈까 싶은데 엄마가 그곳에이 배가 많이 나는 고장이라 냅두라고 하신다.
다음주 토요일엔 고향친구들 모임이 있어서 복분자 2박스는 남겨두고 나머지 술들은 전부 이번에 친정에 챙겨가야
할것 같다. 엄마나 아빠께선 술을 전혀 하시지 않으시지만 집에 오시는 손님들에게 대접하기 위해선 술을 가져
가는것을 엄마도 좋아하셔서 매년 갈때마다 술은 필히 챙겨서 가고 있다.
두딸들은 시골에 안간다고 고집을 피운다. 겨울엔 오토바이 타면 춥다고, 자전거도 추워서 못탄다고....
아이들은 커갈수록 할머니 집에 가는것도, 외할머니 집 에 가는것을 즐거워 하지 않는다.
이번 여름엔 시골 갔을때 질리도록 자전거를 타고 놀았고 오토바이, 경운기를 타면서 즐거워 하더니만, 지금은
추워서 못탈것 같다고, 아니 어쩌면 그날 만큼은 맘껏 컴퓨터를 하려고 하는건지도 모르겠다.
어젯밤에 친구가 전화를 걸어 다음주 친구모임에 대해서 물었다.
누구누구 오냐고, 몇명이나 오고 음식은 뭘 준비해야 하냐고~
직장을 다니는 그 친구는 자기집에서 모임을 갖는것에 음식하는것이
무척이나 걱정이 되는지 내게 뭘 준비해야 하는지 물었다.
술은 얼마나 사다놔야 하냐고, 돼지갈비 재울까? 닭도리탕을 할까?
이번 모임은 집에서 하는 관계로 내가 집에서 잡채와 식혜 그리고
부침개를 만들어서 가기로 햇다.
음식솜씨가 없는 나지만 그나마 자신있게, 맛있게 하는 음식들중
이 세가지 음식과 복분자 3박스는 내가 가져간다고 했다.
그날은 남편을 출근시켜주기만 하면 퇴근은 알아서 하겠다며 자동차를 빌려준다는 생색을 내면서 그날의
모임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남편이다.
불광동에 사는 친구, 옥수동에 사는 친구, 안산에서, 광명에서, 부천에서 2명의 친구가 오기로 했다.
그리고 남양주에 사는 나, 그리고 중랑구 묵동에 사는 친구집에서 모임을 갖기로 했다.
작년에 보고 올해 처음 본 친구들도 있다. 작년엔 잠실 호프집에서 봤는데 이번엔 친구집에서 만나기로 해서 마음이 더 편하고 어쩌면 허락된 외박을 할런지도 모르겠다.
남편은 늘 나에게 사람들을 만날것을 권하며, 사람들과 어울리는것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사람이다.
스스로 갇혀 있는 생활을 하려는 나를 늘 밖으로 밀어 넣어주려 하는 남편이다.
유일하게 내 성격이 좋다고, 사회성도 좋다고 그리고 아주 성실성과 근면함을 인정해주는 사람이 남편이다.
사교적인 성격은 아닌것 같은데 유일하게 내가 가장 편하게 생각하고 허물없이 대해도 있는 나의 모든
모습을 가장 많이 알고, 예전과 그다지 변화가 없는 성격에도 나무라지 않는 사람들이 내 고향친구들이다.
말실수를 하고 타인이 봐서 오해 할수 있는 언행을 해도 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너무 잘알고 있는
사람들이, 고향친구들일것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을 함께 보낸 고향 친구들,
다들 너무 뿔뿔이 떨어져서 살고 있어서 늘 아쉬운 친구라는 존재들.
나이가 들어 갈수록 그 " 친구" 라는 단어에 목말라 하는 나를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