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내가 본 트랜스잰더
남편의 술자리에 합석을 해본 몇번의 경험으로 생소한것들을 많이 경험할수 있었다.
서울 **동에 있는 번화 유흥가중에서 서너개의 가게를 가지고 있는 나와 동갑인
남편 담당거래처 사장중의 한명을 대여섯번 본적이 있다.
물론 남편의 대리운전을 하러 갔을때였다. 3년전 인가 4년전일이다.
남편의 거래처중 좀 큼직한 업소 서너개 갖고 있다는 30대 후반의 그 젊은 사장....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만나본 남자들중에서 가장 말이 많고 수다스러우며,
엄청나게 안생겼으면서도 자기 자신이 엄청나게 매력 있는 줄 착각하고 사는 남자의
모습을 갖고 살고 계시는 위대하신 남정네 였다.
키도 난쟁이 똥자루만 한게, 자기보다 4살이나 많은 내 남편에게 참 함부로 대했다.
담당 영업사원이라도 해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줘야 하는데..집사람이 옆에 있는데...
여하튼 엄청 못생기고 무식하고 잘난척 하는, 한마디로 엄청 재수 없는넘으로 기억한다.
거의 술자리가 끝나가서 날 부른 남편이었는데 나를 부른것을 이미 후회하고 있는듯 했다.
자신의 그런 모습을 마누라에게 보이기 싫었을텐데.. 키도 나보다 작은놈이 내 앞에서 엄청 나댔었다... 돈많다고... 속으로 그놈 막 욕해줬다..
알고보면 나, 전라도 가스네로 자라서 알고 있고, 할줄 아는 욕도 엄청 많고 톨게이트 근무하면서 처음 듣는 욕설들이 많아서
알고 있는 욕들이 얼마나 많은데..
결과적으론 나는 그런 남편의 모습들을 봤기 때문에 지금의 남편을 조금은 더 이해할수 있었고 너그러워질수 있었지만. 짠한 내 남편..
내가 도착하고 5분정도 지나서 내가 잠깐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에 처음 본 어떤 아가씨가 와있었다.
그 사장이라는 사람 옆에 앉아 있던 그 늘씬한 아가씨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앳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얼굴도 무척이나 이쁘고 처음엔 연예인 누구랑 비슷할 정도로 미모가 뛰어나 보였다.
피부도 뽀얗고... 그건 불빛 땜에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이쁘고 얼굴도 주먹만 했다.
그런데 그 아가씨와 합석하고 있는 40여분동안 그 아가씨에게 이상한 버릇이 있는것을 발견할수 있었다.
10분에 한번씩 백에서 트윈케익을 꺼내서 쉬임없이 거울을 보면서 수십번씩 얼굴을 토닥거리는거다.
애기하다가도 그러고...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느낄수 있을정도로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고 있는듯한,
쉽게 말해서 카메라가 자신을 비추고 있는 사람의 포즈들을 자주 취하는거다.
그러다가도 5분이나 10분정도 지나면 다른 사람들이 있는데도 거울 보고 화장 고치기를 반복하는 거였다.
스치는 생각이 아~ 저, 아가씨 성형수술 한지 얼마 안됐나보다... 라고 생각했다.
그리곤 목소리도 좀 이상한것 같고.. 약간 낮은 바리톤 목소리였고...
그런데 그 아가씨가 화장실을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나는 엄청 놀랬다.
왜냐하면 나도 170이라는 키를 가진 아줌마라서 절대로 작은키라고 생각 안하고 살았는데,
앉아 있을때는 몰랐는데 굽이 좀 높은 롱부츠를 신고 자리에서 일어난 그 아가씨 기럭지가 너무 길어서 올려다 보는데 시간이 한참 걸렸다.
우와~ 저 기럭지 좀 봐.. 완전히 슈퍼 모델의 기럭지를 가진 아가씨였다.
쇼윈도우에 비치는 마네킹 같은 몸매에 다리도 엄청 길었다.
그에 비해 늙수레한 아줌마 얼굴에다 옷도 촌스러운 내 차림새에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
키가 178는 족히 넘어 보였고 거기다가 굽있는 롱부츠까지 신은 그 아가씨는 진짜로 늘씬하고 이뻤다.
다만 거울을 10분에 한번 5분에 한번씩, 너무 자주 보는게 영 신경 쓰였지만....
그렇게 너무 술자리가 길어질것 같아서 같아서 남편 옷 잡아끌고 그 자리를 나왔다.
차에 타자 마자 멀쩡해뵈던 남편은 긴장이 풀어지면서 고꾸라졌다.
반은 취해서, 반은 잠들어 있는 남편에게 나는 혼잣말로 어쩌고저쩌고 하며 운전하고
오는 내내 떠들어 댔다.
당연히 그 날 본 심하게 기럭지가 길고 인형처럼 예쁜 아가씨에 대한 애기들이었다.
남편이 그랬다. 자기도 모른다고.. 알고 싶지도 않다고....
그 아가씨 나이는 스물 두살이라는것만 안다고, 남편도 그날 그 아가씨는 첨 봤다고 했다.
그런데 그 여자 왜 그렇게 자주 거울을 보고 화장을 고치는건지 모르겠다고 남편에게 물어봤다.
성형수술 한지 얼마 안됐냐고 물어봤다. 대답을 안하고 남편은 술취해 골아 떨어졌다.
다음날 남편 아침밥을 차려주면서도 또 물어봤다. 그냥 궁금해서....
남편이 한번 날 힐끗 쳐다보더니 한마디 해줬다. " 그여자.. 아니 그 남잔가... 트랜스잰더야.."
순간 나는 너무너무 놀랬다. 말로만 듣던 트렌스잰더를 내가 직접 봤다니...
그러면서 아.... 그래서 그렇게 거울 보고 화장고치는것에 집착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남편이 "더 이상은 나도 몰라"
여자로서 너무 긴 기럭지라고는 생각했지만 남자 같다는 느낌은 어디에서도 받지 못했는데...
너무 너무 가는 몸매와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 화사하게 단장한 화장. 롱 부츠에 미니스커트,
모든 모습이 젊고 발랄한 20대 초반의 이쁜 아가씨었는데...
솔직히 기분이 묘해졌다. 공중파 방송에서 가끔은 그런 보도를 본것은 같은데 그다지 신경 써선 시청하지 않았는데...
내가 속해 있는 현실에서 그런 사람을 본적은 없었기에 생소하면서도 기분이 좀 이상했다.
그런 사람은 여자라고 해야 하나 남자라고 해야 하나...
그 사람은 자신을 여자로 봐주기를 바랄것이다.
평범한 나로서는 그런 기질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의 고뇌와 힘겨움은 짐작할수조차 없다. 알고 싶다는 생각도 안해봤다.
상상조차 안해봤으니까.. 내가 남자이고 싶다고 생각한것은 남편이랑 싸웠을때 힘으로 한번 실컷 패주고 싶을때하고,
시댁으로 인한 스트레스 받을때 말곤 남자로 살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적은 있었지만 그외엔 남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안해봤는데..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싸잡아 천륜을 거슬리는 짓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사람들도 어찌보면 자신이 선택할수 없는 문제일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선천적으로 그렇게 태어난건데... 그래도 웬지 환영받지 못하겠지만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그들만의 세상은 존재할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보미의최근사진입니다. 절 너무 닮았다고들 하는데 보미는 그 말을 넘 싫어합니다>
어제 제가 올린 글로 제 서방님이, 갑자기 굉장히 착한 남자로 등극(?)을 해버린것 같습니다.
저의 이 블러그 내용을 알고도 냅두는 남편의 배려가 이렇게 칭찬받을만한거라는것을
이 글을 올리기전에 미처 깨닫지 못했던 보미엄마였습니다.
아.. 다른 집 남자들은 이런것 기분 나빠하고 인정해주지 않기도 하나보구나.. 라고
처음 생각할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남편한테 그런 말을 해주었습니다.
이런 글을 올리고 나서 댓글들이 달렸는데 블러그 글 읽은 사람들이 당신이 아주 착하고 좋은 남편이래..
난 몰랐는데... 고 말했더니 남편이
뭐 그 정도즘이야. 하면서 쬐끔 쑥스러워하기까지 합니다. 흠. 저런 인간이 아니었던것 같은데...정말 착해진것 같습니다.
"있는 사실을 적는것뿐이고 당신이 거짓말 하는것도 아닌데 뭐..나는 회사사장한테도 전 우리 마누라덕분에 인간 됐다고 말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늘 그런답니다. 자기가 우리 마누라 맘고생 엄청많이 시킨놈이라고..
그리고 지금 자신을 이 정도의 인간 만들어 놓은것도 내 마누라덕분이라고 말한다고 " 제게 말합니다.
자기가 그나마 사장에게 인정받게 되고 자신을 신뢰해주는것도 다 제 덕분이라고~
정직하고 바른, 높은 사람(사장부부)앞에서도 절대로 아부하지 않고 남편을 보호해주려는(세상의 유혹으로부터)
그래서 돈 많이 버는 남편이기보다는 가정적이고 착한 아빠이기를 좋은 남편이기를 바라는 그런 애길 저처럼
당당하게 말할수 있는 순수하고 정직한 아내는 거의 없다고... 사장에게 아부안한 모습이, 그리고 볼때마다 절
자주 남편에게 제 칭찬을.... ( 그사장님이 좀 특이하신 취향이신것 같습니다. 아님 부하직원 다루는 로하우가 수준이 높으시거나)
해주신다고, 그래서 이래저래 자신 마누라 덕을 지금까지도 많이 보고 살고 있다고..
자긴 이제 나중에 자기가 좀 아프기라도 하면 제게 버림받을까봐서 그게 제일 겁난다고.. 자기야 나 버리지마! 하고 웃었습니다.
자길 다른집 아내들이, 남자들이 자길 좋은 남편이었다는 말에 좋아하는모습을 보니
새삼 한번 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라는 말이 갑자기 생각납니다..
이래저래 전 블러그를 통해 많은것을 얻는것 같습니다. 댓글로 늘 제게 힘을 주시고 평소에 제가 미처 그 소중함을
모르던것들로 알게 되고 , 여럿 블러거분들로 많은것들을 얻어가고 있는 보미엄마입니다.
오늘 트랜스잰더 애기도 남편에게 올리겠다고 말했더니 서울 **동이라고만 하면 된다고.. 아무렇치도 않다고 애기 해줍니다.
이젠 글 올리고 남편 깨워서 아침 먹여서 출근시켜야 하겠습니다.
제 서방님 어젯밤에도 한잔 하시고 제가 대리운전해서 뫼시고 돌아왔답니다. 집가까운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