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아내 비상금은 사용처가 다르다?
세탁기에 빨랫감들을 넣기 전에 애벌빨래를 하다가 남편의 바지속에서 나왔다.
그런식으로 종종 나는 남편의 옷가지들을 세탁하다가 뜻밖의 소득을 올리는
경우가 있어왔으며 그런 돈들은 화장대 서랍속 생활비 봉투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영업을 하는 남편의 직업상, 통장으로 입금되는 월급외에도 남편이 사용하는
돈은 회사에서 별도로 영업비조로 지급된다는것을 잘알고 있는 나다.
허지만 그런 돈에 대해서는 궁금해하거나 간섭을 하지 않는다.
회사에서 지급되어진 자동차는 보험료를 비롯해 기름값이나 수리비 일체가
회사에서 100% 지급되고 있는지라, 월급이 이체된 통장금액외엔 그 어떤
남편의 용돈엔 일체 욕심을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마누라로 존재한다.
그리고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가끔씩 남편은 부수입이 생기면은
나에게 뜻밖의 보너스를 주기도 하지만 월급이외엔 관여하지 않는 아내가
되기로 결심한 두해전부터는 남편의 지갑속을 궁금해하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빨래를 하다가, 혹은 세탁소에 옷을 맡기다가 발견된
푼돈들은 커다란 행운처럼 느껴진다.
가끔씩 남편의 대리운전을 해서 받은 2만원, 3만원의 부수입도 나에게
큰 보너스처럼 여겨져서 그런 돈들은 따로 모아서 비상시에 사용하기도 한다.
남편에게 나 모르는 보너스가 둑둑하게 생긴다면 그 돈을 어디에다가 쓸까? 생각해본적이 있다.
작년 9월즘에 블러그 글에 올린것처럼 남편 모르는 통장을 만들어서
4년남짓 모은 비상금 통장을 만기가 되서 찾은적이 있었다.
거금 6백만원이나 되는 돈이었다. 여럿날을 밤잠 설쳐가면서 고민 고민 하다가 난
그 적금 전액을 카드값과 대출금을 상환하는데 사용하고 말았다.
나만의 든든한 수호신 같이 느껴지던 그 남편 모르던 나만의 비상금!
그렇게 우리집 빚상환을 위해 전부 사용을 했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아내들은 나와 같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분명히 남편 모르는 돈을 한푼 두푼 모을때는 남편에게 말하기 좀 불편한
친정일에나 나만을 위해 그 돈을 쓰기 위해 모은건데, 막상 만기가 되서 찾게 되면은,
꼭 나처럼 우리집, 내 가정을 위해 쓰고 마는 아내들이 대부분일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다수의 남편들은 우리네 아내들과는 다른 용도로 비상금을 사용할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신혼시절즘엔 어려운 형편에 놓여 있던 우린, 빚을 내서 시아버님의 병원비를 충당하고 있는 시절이었는데
나 모르게 남편이 얼마의 돈을 따로 어머님에게 드린것을 알게 되어 우리가 크게 싸운적이 있었다.
난 이제껏 남편 모르게 친정에 돈을 따로 드려본적은 한번도 없었다.
남편입장에서 자기 부모님들에게 용돈 몇푼 안되는 금액을 드린일로 내가 그리
화를 내는 행동을 전혀 이해 되지 않았겠지만, 그 시절의 우린 진짜로 병원비 3천원이 없어서
토하고 열나는 큰아이를 동네 병원에도 데려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그런 상황에도 무리해서
아버님 병원비를 마련한 나의 성의를 무시하듯히, 그런식으로 나를 속이고 어머님에게 따로
남편이 별도로 용돈을 드리는 행동은 도저히 용서 할수 없는 일로 여겨졌다.
그때 느꼈다. 절실하게 ... 남편은 아마도 비상금이 생기면 분명히 나와 아이들을
위해 쓰진 않을거라는것을.
물론 지금은 남편에게 그런 뜻밖의 보너스가 생긴다면 아마도 내게 큰소리 뻥뻥 치고 싶어서라도
제일 먼저 나에게 자랑을 한 다음에 맘껏 사용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천원짜리 몇장을 우습게 아는지 남편은 자신의 지갑속에 현재 현금이
얼마가 들어 있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는 남정네이다.
나또한 얼마전까지만 해도 내가 갖고 있는 지갑속에 정확히 지폐돈이 몇장이
들어 있는지 정확히는 알지 못하는 주부로 존재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잘알고 있다. 적어도 천원단위까지는...
물론 백원짜리, 십원 단위까지는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지만.
우리집엔 저금통들이 여기저기 많이 흩어져 있다.
동전이 생기면 무조건 그것들을 집어 넣으라고 집구석구석에 저금통들을
난잡하다 싶을정도로 흩어 놓았다.
그렇게 10원짜리 동전이나 100원짜리 동전을 1년정도만 모아도 몇만원의
돈이 모이는것을 직접 여러번 겪었고 그런 돈들을 아이들로 하여금
집앞 은행에 가서 저금을 하는것도 몇번 해봤다.
한번은 그렇게 동전으로만 모은 저금통이 30만원을 넘게 모여진적도 한번 있었
기에 나는 우리집 여기저기에 저금통을 배치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