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사이트에 대한 남자와 여자와 다른 생각들
남편이 빨간 사이트에 접속을 해서 이상야릇한 영상을 보고 있었다고,
이제껏 남편이랑 15년 함께 살았지만 자기 남편이 그런 변태인줄 몰랐다고,
그런 사이트 들여다보고 침 질질 흘리는 변태자식들중에 자기 남편이 속했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더럽다고, 불결한다고 정이 뚝 떨어졌다고,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챙피해서 죽을것 같다고, 거의 광분을 하는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으하하하~ 내가 친구에게 물었다. " 니, 순진한거니? 아님 둔한거니? "
바른생활만 하는듯한 착각에 남에게 주고 있는 나 같은 아낙도 예저녁에 남자들의
그런 빨간사이트 접속으로 인해 심하게 남편을 닥달하고, 면박을 주고, 변태니 뭐니
더럽고 추잡한놈이라고 저속한 표현을 한적이 있는 아줌마이다.
멀쩡하던 컴퓨터가 어느날 갑자기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고, 창들이 수백개 뜨기도 하고
여하튼 이런 저런 이상 증상들로 할수 없이 컴퓨터 수리 하는 기사분을 불러 각종 요상한
사이트들과 디스크를 정리했던 일이 나에게도 5,6년전에 있었다.
그 수리기사가 웬만하면 빨간사이트에 접속하지 않도록 하고, 그런 사이트는 일단 접속을 하게 되면
자동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기가 쉬우니 최대한 그런 사이트엔 접속하지 않는게 좋을거라는
충고에, 지은 죄도 없는 내가 얼굴이 빨개져야 하는 수모를 겪은 기억이 난다.
그날 퇴근한 서방님에게 정말로 당신 때문에 망신스러워서 살수가 없었다는 말로 시작해서
1시간을 넘게 남편에게 나만의 주관적인 성교육의 관한 설교를 하면서, 남편을 닥달한적이 있어드랬다.
남자 중학생이 엄마 몰래 성인사이트 접속했다가 호되게 혼나는 모습으로 나는 남편을 꾸짖었다.
우리 서방님! 전형적인 대한민국의 건전하고 건강한 남자라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남편이 변태라는 생각은 해본적은 없었으나 그 일로 인해 나는 내 남편이 아주 가끔이었지만
호기심이든 뭐든간에 그런 빨간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상야릇한 영상들을 봤다는것에 큰 충격을 받아었다.
커피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내가, 그래도 1년에 한두번정도는 마시는 경우가 있는것처럼,
멀쩡하고 변태스러운 기운이 없는 내 서방이라도 그런 사이트에 접속을 해서
그런 화면을 보고 넋을 빼고 침을 흘렸다고 해도 지금은 용서해 줄수 있다고 생각한다.
허나 그게 과거의 일이기에 눈감아 줄수 있지만 지금도 마누라가 이리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도
그런 사이트에 접속을 수시로 하는 남편이라면 또다시 나는 전쟁을 시작해야 할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춘기 접어든 아들내미가 그런 사이트에 접속을 반복적으로 접속을 한다면,
성의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 줄수 있는 그런 사이트는 절대로 보지 못하게 할것이다.
그래도 부모 모르게 볼 사춘기 남자애들이겠지만, 반복적인 비정상적인 그런 행위가
가득한 영상에 중독이 된다면 충분히 위험하고 비정상적인 성도착증 성인 남자로 성장할수 있기때문에
아마도 적극적으로, 그리고 공부를 해서라도 내 아들내미가 성의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하지 않을것 같다.
그런 사이트나 포르노라 불리는 영상들이 나쁜것은,
그런 행위들이 마치 평범한 모습인양, 그저 여자라는 존재를
성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남자로 성장할수 있기 때문이며, 청소년기에 남자애들이 그런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게 되면 아주 자연스럽게 여자라는 존재를 자신과 같은 인간으로,
한 인격체로 보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욕구를 채워주거나 어떤 행위를 하는데
필요한 도구 정도로 생각할수 있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한 행동들이라고 생각하는것이다.
남편으로 인해 나도 "해적" 이라는 사이트에 접속해서 변태적이고 포르노적인 영상을 구경
한적이 있었지만, 나란 여잔 그런 벌거벗은 영상들 가득한 예술영화(?)엔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남편에게 물어본적도 있었다. 도대체 남자들은 그런 사이트에 접속을 해서 왜 그런 영상을 보는거냐고?
그냥.... 이라고 대답했었다. 그냥은 무슨 얼어죽을 그냥...?
당신 말고도 대한민국 대부분의 남정네들 다 당신 같냐고도 물었다.
모른다고 대답했었다. 다른집 남자들까지 자기가 어찌 알수 있냐고...참 내 남편다운 대답이었다.
처음엔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어라 내가 변태랑 결혼한것은 아닐까? 나로는 만족을 못해서?
당최 이해되지 않는 남편의 모습에 커다란 고민을 하던 시기도 있었다.
순수하고 선량해 보이는 남편의 웃는 모습이 좋아서 결혼했는데
그런 사이트에 접속해서 그런 영상들을 봤다는것을 알고 부터는 남편이 정말 이상하게 보였다.
같은 웃음인데도 그 일을 알고 난 후엔 남편의 웃는 모습이 징그럽고 능글능글 해보이기도 했으며,
내가 모르는 일면을 가진, 진짜로 좀 변태 기질을 가진 남정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다만 마누라인 내가 무서워서 그걸 표현하지 않고 있는것이라고도 생각했다.
나도 꿈속에서 남편이 아닌 다른 남정네 연예인을 품에 품은적도 있던 아줌마였다.
그리고 그런 꿈애기들을 남편에게 전혀 감추지 않고 나불대던 나였지만 내가 변태 같은
여자라는 생각은 한적은 한번도 없었다.
남자는 여자들보다 그런 증세가 훨씬 심하다고 알고 있었으나, 이제까지 내 남편님은
나에게 꿈에서라도 나 말고 다른 여인은 품에 품은적은 없다고, 일괄성있게 거짓을 애기하고 남정네다.
그런 남편의 거짓말에 늘 속으로 으 하하하~ 웃으면서 비웃고 있지만 됐네요. 하고 만다.
결혼13년차가 지나 14년차에 접어든 나,
남편과의 그런 빨간 사이트에 관한 애길 나누다보면 좁힐수 없는 생각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
역시 남자랑 여자랑은 다른 신체구조를 갖고 있는것처럼, 뇌구조도 좀 다르다는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 애길 나누는것에 조심스럽거나 일부러 피하거나 하진 않고 있지만,
남자와 여자의 다른 빨간사이트에 대한 생각을 다르게 갖고 있음을 인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