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수준이랑 행복지수가 비례하는건가요?
생활하는것은 아래를 바라보고 살고, 사람됨은 늘 위를 보면서 살어라...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친정엄마가 어릴때부터 내게 자주 해주셨던 말씀이시다.
그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지금은 그말을 충분히 이해하는 어른이 되었다.
월급쟁이인것은 같지만 연봉에 따라 사람들의 사는 형편도 다르고, 사람간의 차별도 존재하는것인가보다.
40대 중반의 월급쟁이인 내 남편의 연봉이 5천만원이 되지 않는다.
내가 결혼을 해서 남편이 나에게 처음 가져다 준 월급은 98만원이었다.
결혼전 내가 다니던 직장에서 나는 월급을 60만원을 받으면서 일을 했었다.
그래서 나는 남편이 가져다준 첫월급 98만원이 아주 많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다.
아침 일찍 나가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오는 서방님이 그리 힘들게 번돈이니
귀히 생각했고, 그래서 남편 첫월급을 받자마자 제일 먼저 3년짜리 적금통장을 만들어서
매달 55만원씩 저금을 했다. 결혼할 당시에 내가 가지고 있던 얼마간의 돈이 있었기에
그 돈으로도 시아버님의 병원비를 비롯해 어머님 여행갈때 용돈이나 생신 등등을 다 챙길수 있었다.
친정에서 먹거리 대부분을 보조해주고 있었고 아이도 없던 난 돈을 쓸데가 시댁 말곤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
3년전부터 남편의 월급이 연봉제로 바뀌고 나서 처음으로 연봉제라는것에 알게 되었다.
그전에도 연봉제라는 단어는 들어봤고, 나또한 전직장에서 연봉으로 급여를 지급받았음에도
그런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지라 연봉제가 뭔지는 자세히는 알지 못했다.
며칠전에 남편이 일때문이 아닌, 자기 나이 또래 친구들과의 술자리가 있었다.
자신과 같은 나이인데 모기업체 간부로 있는 친구 연봉이 억단위고,
누군 또 1억 가깝고, 대기업 영업사원인 주류회사 과장이 자신의 연봉보다 더 높다고,
참 기운 빠지는 일이라고, 그게 마누라인 나에게 가장 미안하다는 말을 주정 처럼 했었다.
은행권 과장으로 재직중인 내 제부도 내 남편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남편이 상대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전부 남편보다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동창생중에도 대학교수도 있고, 대기업 전무라든가 , 쉽게 말해 사회적으로 위치도 있고
연봉도 세고, 혹은 작은 사업체라도 있는 사장님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난, 아직까지 돈으로 다른집 남편들이랑 내 남편을 비교한적은 없었다.
돈 말고 다른것 가지고 비교는 많이 했던 아내이긴 했지만.
힘들게 일하는것에 비하면 월급이 적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도 나는 세상의 짠맛을
덜 봤는지 모르겠지만 예전 직장 다니면서도, 고졸에 자격증 하나 없는 나 같은 아줌마에게
130만원 넘는 월급을 주는것에 굉장히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회사를 다녔다.
그 돈을 받기 위해 내가 겪었던 힘겨움은 당연하게 받아 들였던 사람이었다. 원래 돈버는 일은 힘든법이니까..
돈때문에 참 힘든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음에도, 연봉 많은 받는 사람을 부러워 한적은 없었다.
연봉을 많이 받는 사람보다는, 연봉은 적게 받아도 착하고 성실하게 살면서 부부가 서로 아끼며
한푼 두푼 아끼면서 조금씩 나아져 가는 생활을 해나가는 사람들을 부러워 했었다.
여전히 돈때문에 힘들다고 투덜대곤 있지만, 그래도 연봉 많이 받는 다른집 남자보다,
점점 더 성실하고 철이 들어가고 있는, 갈수록 나보다 넉넉한 마음을 가진듯한 남편이 이쁘고 고맙다.
성질머리도 더럽고 까칠하고 신경질적이고 감정 기복도 심한, 삐쩍 마른 체형을 가진 나와 같은
마누라를 무조건 믿어주고, 인정해주는 내 남편에게 고맙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결론은 연봉 많이 받는 사람이 행복지수가 높은거는 아니라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