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이야기

손이 느리고 일을 배우는게 너무 느린 사람은

주부모델 2010. 4. 7. 06:19

 

 

 

결혼을 할때까지도 나는 김치찌게, 된장찌게 그리고 계란후라이정도의 반찬만 할줄 아는 처자였다. 

동생들과 자취를 하면서 두 동생의 매일 도시락을 싸면서도 할줄 아는 반찬은 몇가지 되지 않았다.

반찬이나 기타등등의 반찬들은 친정엄마가 보내주시거나, 가까이 사시는 이모님이

챙겨주셨기에 먹거리에는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해, 일부러 음식을 배워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채, 내 나이 스물여섯때까지 김치를 한번 담궈 보지 않은채 결혼을 했었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시댁엘 가면 늘 시어머님의 음식 만들때 늘 주방 보조가 되서 이것저것

시키는것만 열심히 했고, 거드는 정도의 며느리로 존재했었다.

신혼시절 처음 싸본 김밥은 옆구리가 터져서 난리도 아니었음에도 새신랑이던 남편은

세상에서 제일 맜있다고 하면서 먹어줬으며, 김치도 시어머님이나 혹은 이모님이 담궈주신

것들을 먹었고 그후로도 최소 몇년동안 늘 그렇게 나는 주방에서는 보조역할에만 충실했으며

음식 하는것을 즐기지 않던 그런 주부로 살았다.

결혼 14년차 주부인 나, 여직도 자신있게 할줄 아는 음식의 대부분은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들이며

시댁 식구들이 좋아하는 고기 양념 재우는것 말곤 잘하는게 음식이 없는 문제가 좀 있는 주부로 존재하고 있다.

 

 

 

 

음식을 만드는것에 크게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만큼이나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도 손이 느린편이다.

가까이 사는 동네 친한 언니 두명이 있다. 음식들을 비롯해 모든일을 하는데 있어서 뭐든 잘하는 주부들이다.

그런 두 언니는 내가 무슨일인가를 하면 측윽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경우가 참 많다.

주부로서 해야 하는 집안일이나 음식 하는것이 이제 갓 시집온 새댁처럼 모든일에 어설프기 때문이다.

이 언니들로 인해 나는 참으로 다양한 부업들을 경험해본 아줌마중의 한명이다.

처음 시작한 부업이 밤까는 일이었다. 1키로당 천원씩을 받고 5년전에 처음 그 일을 했었다.

5키로의 밤껍질을 벗기는데 드는 시간은 나 같은 경우에는 6시간이 넘게 걸렸다. 처음엔.

그러다가 그나마 좀 3개월이 넘어선 5시간까지 단축할수는 있었으나 두 언니들은 3시간만에

5키로를 달성했고, 그렇게 밤을 까서 받은 한달 수입은 많으면 10만원, 보통은 7,8만원이었다.

술취해 들어오는 남편을 기다리면서 나는 그렇게 마루에 혼자 새벽3,4시까지 쭈그리고 앉아서

밤을 까면서 혼자서 마음을 추스렸고, 그 일로 나는 오른엄지 손가락이 다 벗겨지고 

손가락 관절이 아프고 등어리가 너무 아파서 한참을  고생을 했었다.

그 다음에 해본 일이 바느질이었다.

그또한 두 언니들에게 물어물어 했고 그 언니들이 니트에 장식단추를 다는 작업을 다섯벌 정도

맞췄을때 겨우 나는 낑낑 대며 겨우 한벌을 마무리 하는 그런 아줌마였다.

그래서 한달 수입도 그 언니들이 한달동안 30만원을 넘게 받을때 나는 겨우 12,3만원을 벌수 있었고,

그 밖의 미싱일을 하는 공장에서 앞치마 포장하는 일에서도 그러했으며, 구슬 부업도 그러했고

의자커버 뒤집는 시다 일에서도 나의 더딘 속도와 일의 대한 서투름은 한결 같았다.

모든 일에 있어서 배우는것도 느릴뿐아니라 잘하는 일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나는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이상, 부업으로는 절대로 돈을 벌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것이다.

출장 아르바이트 일을 할때도, 본드를 이용해 꽃잎을 만드는 부업도, 그밖의 앨범 부치는 부업도

함께 일을 하는 언니들에 비하면 속도가 느렸다. 내딴에는 한번 일을 손에 잡으면 몇시간이든 화장실도 안가고

마무리 할때까지는 꿈쩍도 안해서 목과 허리 팔다리가 다 쑤실정도로 하는데도 그렇게 일을 못하는 사람이었다.

 

 

남보다 손이 느리고, 일을 못한다는 것을 잘알고 있는 나는 그래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늘 동료들보다 더 일찍 출근을 하고, 동료들보다 더 많이 움직이며 부지런을 떨었다.

그런 면이 근면 성실이라는 단어와 정직이라는 평가로 나에게 작은 성취감을 줬던것 같다.

현재, 전업주부로서 음식 솜씨가 뒤떨어지고, 크게 재미나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요 근래 들어서 새롭게 접한 요리 블러거분들 블러그에 들러 이것저것 검색해서 새롭게 도전하는

일을 하면서 부지런은 떨고 있지만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은 따로 있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