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이야기

돈안들이고 다이어트 하는 마누라

주부모델 2010. 4. 8. 06:30

                                                                  

                                                          

 

 

 

 

"형수님, 많이 좀 드셔야겠어요.."

" 김이사!  사모님께, 맛있는것 좀 많이 사드려! "

남편과 합석하는 자리에서 남편의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자주 들었던 말들이다.

얼마나 맘고생을 시켰으면 마누라 몰골이 저러할까 하는 동정어린 눈빛이라고나 할까

그런 애교섞인 핀잔을 들을때마다  겸연쩍하던  남편은 이런 말을 한다.

" 모르는 소리, 요즘엔 다이어트 한다고 약먹고 운동하고 하면 한달에 100만원도 넘게

드는데 우리 집사람은 그런 돈 안쓰고도 저절로 다이어트 하고 있잖아!"

"쯧쯧쯧.... "

집에 돌아와선 남편이 매번 하는말 " 나만 나쁜놈 되잖아... 많이 먹고 좀 살 좀 쪄!!"

170에 50키로의 체중인 지금이, 내 생애에 최고의 몸무게를 기록하고 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치곤 다이어트라는 단어와 상관없는 사람은 많치 않다고 했다.

소화흡수력이 안 좋아서 살이 안찌는거구, 선천적으로 전형적인 소음인 체질을 타고나서

살이 쉽게 찌지 않는다는 한의사 말이 맞는 말일것이다.

학교때는 "전봇대" "혹은 마른장작" 이라 불리었고, 아줌마가 돠고나선

"해골 아줌마" 라는 는 별명으로 불린적이 많았던 나였다.

내 이름을 들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빼빼마른,  키가 큰 아줌마, 좀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인상?

까탈스럽고 웬지 성질머리가 안 좋고 더러울것  같은 이미지?

예전 직장생활까지 할때엔 여름이 되면 내 체중은 44키로까지 내려 간적이 있었다.

그래서 헌혈을 하러 들어갔다가 퇴자를 받은적도 많았다. 살이 찌우기 위해 자정 넘은 시각에

야식을 먹은적도 많았고, 특히나 친정 가기전날엔 엄마에게 조금이라도 살찐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잠들기 전날 라면을 끓여 먹기도 했었다.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사람이 들으면 염장 지른다고 할런지 모르겠지만

나이가 들어서 심하게 마른 사람도 그 나름대로 많은 스트레스와 상처도 있는법이다.

여자로서 풍만한 몸매, 혹은 품에 안았을때 안기는 맛? 이 전혀 없이 뻣뻣한 나뭇가지를

안은 기분을 내 남편을 이제까지 느끼고 살았을런지도 모르겠다.

친정엄마를 비롯한 내 가까운 사람은 그래도 여자라곤 날 여직껏 품어주는 남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으라고, 다른 남편의 흠도 모른척 하고 살라고 농담처럼 했지만

여자인 나에게 그런 말이 가끔씩은 상처가 될때도 많았다.

입으로는 늘 자긴 키작고 뚱뚱한 여잔 싫다고 부르짖고 있는 남편이지만, 이젠 나도 아줌마가

다 되었고 남자라면 누구나가 풍만한 몸매를 지닌 여인을 좋아하는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것이다.

내 남편, 평생을 풍만하고 여성스러운 여자를 드러내놓고 품에 안을 기회는 없을것이다.

그런 기회를 만들고 싶다면, 아니, 예전에 나 모르게 만들었다면 그건 외도를 저질러야지만

가능한 일이 될것이니, 어쩌면 남자로서 불행한(?) 남자일수도 있을것이다.

이런 체질을 닮았다는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보미를 위해 엄마로서 나는, 조금이라도

살을 찌울수 있는 식단을 짜봐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깊이 해보고 있는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