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이야기

술한잔도 할줄 알아야 좋은 마누라가 될수 있는건가?

주부모델 2010. 5. 27. 06:00

 

 

 

 

 

 

퇴근후에 축구를 두어시간 정도 한 다음에 술한잔을 들어오는 날이 많은 남편이다.

그렇게 뛰어주기라도 해야지, 하루 걸러서 마시는 술의 대한 숙취가 풀린다는 (안마시면 될텐데..)

괘변을 하는 서방님의 얘길 이상타 하면서도 모른척 넘어가주는 마누라가 되어준다.

나와 가장 친한 고향친구의 오빠가 하는 호프집이 우리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있다.

오래전부터 가게를 하고 있지만 술을 마시러 그 가게를 들린적은 몇번 없었다.

남편이 가끔 그곳에서 한잔 하면서 늦은밤에 나를 불러내거나,

동네 친한 언니들과 딱 한번 술을 마시러 들린적이 있었고, 그때에도 나는 술을

전혀 하지 않는 맨숭맨숭한 멀쩡한 정신으로 그 언니들을 에스코트 했었다.

남편과 같은 축구 모임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낯익은 두사람과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남편과의 인연으로 안면을 익힌지 1년이 넘은 두사람이 나를  보고 환하게 웃으면서

"형수님! 하이! 하면서 너스레를 떨면서 손을 들어 큰소리로 아는체를 한다.

그럴때면 민망하고, 그런 인사법에 익숙치 않는 나는  뻘쭘하니 목례로 인사만 하고 앉는다.

그렇게 그런 술자리는, 나에게는  조금은 어색하며, 빙그레 웃고 있는 남편의 지인들을

대하는것에 약간의 어색함과 불편함을 느끼는 마누라로 존재하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서  수다 떠는것, 싫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술에 취해 있는 사람의  눈동자는 풀려 있고,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 일어났을때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는것은  맨정신으로 앉아 있는 나에게는 가끔씩은 곤혹스럽게 느껴진다.

나로 인해 술자리의 편안한 자리가 경직되지 않게 위해 웃어주기도 하고, 남편 옆자리에 앉아

적당히 장단을 맞춰주려는 노력을 하면서도, 그 안에 섞이지 못하고 물위에 떠있는 기름처럼

늘 나만 외톨이가 되는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에, 그런 자리가 불편하게 느껴질때가 많이 있다.

그래도 나도, 비가 부슬 부슬 내리는 날에는 나처럼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도,

파전에 동동주가 생각날때도 있고, 선술집에서 소주 한잔 하면서 참 좋은

사람들과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나누면서 술잔을 기울이고 싶을때도 많다.

막연하게 참 좋은 사람이랑  술잔을 기울이며 밤새 얘길 나누고 싶을때도 있다.

그런데 내가 참 좋은 사람이라고 느낄수 있는 사람이 문제인것이다.

그 좋은 사람이라는 기준이 매번 달라지기 때문인것이다.

이런 비사교적이고, 변덕적인 내 성격이 가끔씩은 나도 싫어질때가 많이 있다.

이런 나의 모습에 이미 익숙해진 남편에게 그래서 가끔은 이런 심심한 내가 미안해진다.

친구 같은 좋은 마누라가 되려면 술도 가끔씩은 함께 할줄 알아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난 그다지 편안하고 좋은, 재미 있는 마누라는 못되어주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