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사가 유독 많은 12월인 듯 싶다
어젯밤 11시 40분경 내 핸드폰이 울렸다.
3년전즘엔가 서울 어디 결혼식장에서 얼굴을 본 적이 있는 친척의 동생이었다.
내 증조 할아버지의 세째 며느리였던 큰 어머님의 부고 소식을 알리는 전화였다.(정확한 촌수인지 잘 모르겠다?)
어제 오후 5시에 돌아가셨는데 나의 작은아버지와 연락이 되지 않아서 내게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어린시절 얼굴은 가끔씩 보던 동생이었지만 성인이 되선 결혼식이나 집안 장례식장에나 볼 수 있었다.
주변에서 점점 부고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남편 또한 친구들 부모님들의 장례식에 참석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나는 지금도 장례식에 다녀온 남편에게 현관문 앞에서 소금을 뿌리는 행동을 하는 아줌마로 존재하고 있다.
시골에 계신 엄마는 이번 주말에 친지분의 자녀의 결혼식 때문에 오늘 장례식엔 참석을 하지 못하신다.
두 동생도 굳이 참석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판단에 봉투만 따로 준비를 하려고 한다.
남편 집안의 애경사에도 내 집안의 애경사에도 맏이인 우리들은 동생들이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혹은 부모님을 대신하여 맏이인 우리들만 참석을 하는 경우가 참 많은 듯 하다.
이번 주말에 있는 결혼식은 대전에서 하고 아주 먼 친지분이라고 엄마가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지만,
내 결혼식 방명록에 이름이 기재된 어른분의 자제의 결혼식이라 축의금만 보내도 되나, 그것이 걸린다.
맏이로 자라온 나와 남편은, 스스로가 언제부터인가, 집안쪽의 애경사일에 참석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면은
그게 내내 마음에 걸리고 찜찜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가족 전체가 감기에 걸려 있다.
어제 모든 가족이 이비인후과를 다녀왔다.
밤12시에 들어 온 남편이 그 시각에 저녁을 먹었다. 늦은 시각에 식사는 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먹지 말라고 했지만, 배가 고프다는 서방님을 위해 조촐한 밥상을 차려줄 수 밖에 없었다.
아침6시가 조금 넘으면 일어나 씻는 남편, 요즘 몸이 말이 아니다.
술을 한달 가깝게 끊으니 빵빵한 배가 쏘옥 들어갔다.
눈의 건조함과 약간의 염증이 온 남편은, 세상에서 병원 의사 선생님 말은 최고로 잘 듣는다.
그래서 종종 생각 했었다. 의사랑 친구 먹어서(남편이 댕기는 병원의사) 영원히 우리 신랑
술을 끊을 수 있게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출근 하는 남편을 위해 사과와 요큐르트 그리고 키일인지 뭔지 하는 야채를 갈아서 한잔 주고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춰주고 당뇨도 예방해주고 간에도 좋다는 엄마의 민간요법을 듣고
친정에서 한봉지 얻어온 것을 매일 갈아 마시게 하고 있다.
그동안 누적된 피로가 술을 안 마시니 하나 둘씩 나오는 건지 아직도 1주일에 3일씩 축구를
2시간씩 하고 있음에도 남편은 피곤해 하는 듯 하다.
남편에게 지금 필요 한 것은 건강 식품보다는 며칠동안 푹 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