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님과의 전화 통화 때마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이유는?
어머님이랑 나는 사이가 좋은 고부간은 아니다. 절대로~~~
그렇다고 겉으로 봐서 아주 사이가 나쁜 고부간도 아닌 것처럼 보일 것이다.
어머님도 나도, 서로에게 속내를 솔직하게 드러내 보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적당히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적당히 가슴속에 응어리들을 쌓아 뒀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내가 더 많이 쌓인 게 많다고 생각하고 있고, 어머님은 그 반대로 본인이 더 많이 참는 다고 생각하고 계실 것이다.
1주일에 한 번씩 어머님에게 안부전화를 할려고 노력한다.
딱히 할 말이 없어도 그런 안부 전화를 챙기지 않은지 1주일이 넘어가면 소화도 안되고
가슴이 두근두근 하고, 뭔가 해야 할 일은 안 한 것 같은 죄인 같은 기분을 느끼는 며느리로 존재한다.
그런 불편함을 무릅쓰고도 할 말이 없어서 안부전화를 하지 않다가 어머님이 먼저 전화를 하셔서
"애미 니가 전화가 없길래, 어찌 사나 궁금해서 내가 전화 걸었다~" 라는 말씀을 하시면 가슴이 쿵~ 하고 내려 앉는다.
"나다~~~" 어젯밤에 어머님의 전화를 받았다.
"네, 어머님~" 수화기를 잡은 내 손이 공손해지면서 가슴이 쿵쾅거리며 빨리 뛰기 시작한다.
내가 또 전화 한지 1주일이 넘었나를 먼저 생각하면서 손이 오그라들면서 뒷목이 뻣뻣해진다.
지난 달 부터 시어머님의 보험료를 내드리지 못하게 된 것 때문에 더 움츠려 드는 큰 며느리였다.
지난 달 한달 어머님 통장으로 보험료를 안 넣었는데 그것 때문에 보험회사에 보험료 연체됐다고 통지서가 날라왔단다.
내 목소리가 덜덜 떨린다. 쓰러질 것 같았다. 싸늘한 어머님의 목소리, 그리고 시어머님 보험료 중 25,000원 짜리도
한달 못내줬다고, 이런 죽을 죄를 지은 것 마냥 덜덜 떨고 있는 내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웠다.
지난 달, 어머님이 다친 병원비 70만원 가까운 돈을 내 카드로 계산하고 보험회사의 보험금은 내 통장으로 입금이 되었다.
영수증에 찍힌 그 금액 전부가 아닌, 의료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치료 금액 21만원은 차감이 되고 입금이 되었다.
진단비가 별도로 지급이 되었기 때문에 내겐 30만원이 남아서 그건 시어머님의 적금통장(칠순잔치대비)에 입금시켰다.
내가 2년전에 가입한 어머님의 보험료가 없었다면 어머님의 병원비 70만원을 우리가 낼 수 있었을까?
를 생각해보면서 왜, 나는 어머님에게 해드릴 수 있는 만큼 해드리고도 고맙다는 말도 못듣는 걸까?
그리고도 왜 매사 어머님 앞에서는 주눅이 들고, 시어머님에게 생활비 못드리는 것에 대해
한없이 죄인 같은 기분을 느껴야 하는 걸까?
왜? 왜? 나, 별로 어머님에게 잘못 한 것 없는 것 같은데 왜 맨날 어머님 전화만으로도 이리 가슴이 쿵쾅거려야 하나..
나는 지금도 시어머니가 무섭다.
그리고 나는 세상 누구와도 싸움을 하면 진다. 아니 가족 빼고는(동생들과 내 남편 그리고 엄마)
난 세상 누구와도 큰 소리 내서 싸워 본 적이 41년동안 한 번도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우리 어머님은 싸움을 아주 잘 할 것 같다는 착각이 들 때가 참 많다.
그래서 작은 일에도 나는 가슴이 덜덜 떨리고 우리 어머님이 무섭다. 그리고 좋아지지가 않는다.
그럼에도 며느리로서 해야 할 도리는 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끊임 없이 시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