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좋은 남편이랑 사는 속 좁은 아내
예전 친하게 지내는 언니가 내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보미야. 니 남편, 니가 이렇게 블로그에다 자기 과거의 비리를 시시콜콜 다 까발리는 것에
대해 아무 말 안하냐? 내 남편 같았으면 아마 집을 몇 번 들었나 놨다 했을거다...
아니 나한테 이혼하자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니 남편만큼 속 좋은 남자도 없어야~
너 처럼 뽀족한 마누라랑 살아낸 니 서방님도 대단하긴 대단한거지.. 그치 보미야~"
그 애기를 해준 언니 말에, " 나도 언니 말이 맞다고 생각해!" 라고 대답하면서 맞장구를 쳤었다.
내 서방님, 아직까지도 지나간 자신의 저질렀던 만행들을 내가 간간히 글로 나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아주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내가 올린 글들을 읽어보는 경우도 있다.
그 언니가 내게 해준 말을 남편에게 전해 줬더니, 그 애길 들은 남편이 그런 말을 했었다.
자기가 안한 짓을 거짓말로 쓴 것도 아니고, 그런 애길 쓰면서
자기에게 쌓인 상처들이 조금이라도 누그러진다면 얼마든지 자길 가져다가 씹어도 된다고...
자신이 해주지 못한 것을 블로그가 해주는데 되려 고마워해야 하지 않냐고~
그리고 혹시 지금 나 같은 남자랑 살고 있는 힘든 아내들이 있다면
내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그러니까 얼마든지 자기를 이용해서 , 자근자근 이 공간에다 난도질을 해도 된다고~
지금은 내가 개과천선했잖아~~~ㅎㅎㅎ 자기 덕분에~~~~"
라고 말하면서 사람 좋아 보이는 그 웃음을 내게 날려줬었다.
내 남편은 그런 성격을 가진 남자다. 보통의 대한민국의 남편들의 비하면은 아주 너그러운 남편이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뭐든 다 하라고 하는, 그런 사람이다.
글을 쓰다보면 내가 남편보다 인성적으로나 성격적으로 훨씬 경솔하고 못된 구석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 이외에 사회에서 알고 지낸 사람들에게 남편은 참 괜찮은,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는 듯 하다.
그럼에도 남편은 자신의 모든 좋은점들은 다 아내 덕분이라는 애기를 하고 다니기도 하나보다.
말이 별로 없는 남편이고, 내가 노력한 것에 어떤 이득이 생길 때에도 티를 내지 않았던 남편이었는데,
밖에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종종 나의 관해서 자랑만 했다는 것을 예전에 알게 되었다.
자기에게는 과분한 마누라이며, 자신이 지금의 이나마 사람다운 모습을 살 수 있는 것은 다 내 마누라 덕분이라고~
그리고 내 마누라는 자기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를 글로 풀어내는, 본성까지 참한 마누라라고~
글을 쓰면서 나의 관한 반성들을 숱하게 하면서도 정작 노력하는 것에는 부지런을 떨지 않게 된다.
두 딸들의 관련된 것에서는 좀 더 많은 노력과 나를 채찍질을 하면서.
정작 남편에게는 좋은 아내가 되기 노력은 참 부족한 아내인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남편이 더 우선이었던 내가, 이제는 두 딸들이 더 우선시하는 엄마에 더 열중을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