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병원에서 내가 만난 한의사들의 대한 단상과 느낌
병동생활을 하면서 예전에 즐겨보던 사극 "대장금" 중 의녀이야기 시절을 자주 떠올렸으며,
"허준" 드라마 내용 곳곳에서 그가 내뱉었던 대사들을 언뜻 언뜻 기억하면서 오늘날의 한방병원 의사들을 바라보기도 했었다.
6주 동안의 인턴 생활을 하면서는 병원 밖 외출 자체가 전혀 허용되지 않는 한방 병원의 인턴생활을 알게 되었고,
하루에 4시간 자는 날은 정말로 행복한 날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으며,
군대를 갓 제대한 청년들처럼 깍듯하면서 예의바른 말투와 그리고, 환자의 모든 증상들을 물어보면서도
환자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한 쪽 무릎을 끓고 열심히 메모를 하는 인턴들의 모습을 2주동안 볼 수 있었다.
주치의가 휴무날엔 침을 직접 놓으던 날, 어느 인턴의 벌벌 떨리는 손길에 웃기도 하는 환자도 있었으며,
침을 봐야 할 자리를 잘못 순간 잘못 꽃아서, 악~ 비명소리를 듣기도 했었다.
환자가 건네는 음료수 한 병에도, 저희는 한 게 하나도 없다면서 주치의 선생님 드리라고
너무나 황송하게 음료수를 받아 마시는 인턴들의 결코 녹녹치 않는 생활을 엿볼수도 있었다.
그런 그들도 고3때 서너시간의 잠만 자서 합격한 한의대에 합격 했을 때는
부모님들과 함께 얼마나 기뻐 했을지를 상상도 해보면서 앞으로
그들이 환자의 몸과 마음을 모두 보살피고 겸손한 자세인 지금의 인턴의 마음가짐을 잊지 말고
정말로 참.. 좋은 한의사가 되길 진심으로 바래봤었다.
한 명의 환자에게는 한 명의 인턴과 한 명의 주치의 그리고 원장님이 존재한다.
아침 일찍 원장님의 회진이 있는 날에, 담당 병실을 방문하는 날엔 인턴에게
원장이라는 분은 하늘 같은 존재인 것 같았다. 어찌나 경직되고 바른자세로 두 손 가지런히 서 있는지
그 모습만으로도 괜히 짠한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그런 인턴 생활을 4년을 하고 나서 또 주치의로 몇 년을 더 공부를 하고 또 몇 년이 지나서야
정식 한의사가 되는 것 같다.
이 모든 정보들도 옆 침대에 입원해 있던, 나보다 11살이 많은 같은 병실 언니가 본인의
아들 같은 인턴에게 이것 저것을 챙겨주면서 얻어진 정보들이었다.
어느 날인가, 외출을 하고 돌아온 병실 언니가, 패스트푸드점에 사온 햄버거중에서 2개를
남겨서 우리 병실을 담당 했던 3명의 인턴중에서 2명에서 먹으라고 챙겨준 적이 있었다.
그 언니 아들이 현재 군대에 가 있어서인지 인턴들의 잠 못 자는 생활을 안스러워했었다.
처음에 햄버거를 사양하던 인턴이 나중에는 그 2개의 햄버거를 자기 동료들이랑
함께 나눠 먹어도 되겠냐고 하면서, 처음으로 한방병원 인턴 생활 6주동안의 생활에 대해 애길 해줬었다.
집에도 못갈뿐더러, 병원 밖 외출도 허용되지 않으며, 숙식을 병원에서 모두 해결하면서
양복바지에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꼭 신어야 하고, 환자를 대함에 있어서 가벼운 언행도 절대로 안되며
환자에게 질문을 할 때도 힘들다고 서서 애길 하거나, 발침(주치의가 놓은 침을 빼는 일)을 할 때도
환자 침대에 걸터 앉는 행동도 절대로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한 없이 환자에게 따스하고 겸손한 자세를 잊지 말아야 하고.... 등등의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 존재한다는 고귀한 직업 3가지가, 성직자, 선생님, 의료인이라는 것을 문득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도 했었다.
병원이나 모든 기업체 할 것 없이, 모두가 요즘에는 CS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세상이지만
아픈 사람들을 상대하고 그들을 치료하는 의료인들, 그들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을거라는 생각과,
선생님과 아울러 사명감 없이는 이 직업을 선택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병이라는 게, 꼭 몸뿐만 아니라 그들의 마음의 병까지 어루만져 주는, 마음이 따뜻하고
진심을 가진 의료인들이 많아지는 세상을 바래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