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이야기

남편의 병문안 가는 길

주부모델 2012. 3. 17. 06:00

 

 

 

2월엔,  마누라가 목디스크로 2주동안 입원을 하고

3월엔,  서방은 허리 디스크 때문에 입원을 하는 2012년도가 되었다.

월급쟁이인 서방님은 맘 편하게 입원도 할 수 없었다.

서방님이 허리의 통증 때문에 진단서를 끊어서 회사에 제출을 하고 입원을 했다.

알았다는 대답은 했지만, 맘 편히 치료 잘 받으라는  흔쾌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한 회사였다.

3주일전, 출근길에 다른 차에 받치는 접촉사고(이것도 차량수리로만 마무리)의 영향때문인지

아님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화요일날, 서방님은 회사에서 가까운 병원에 입원을 했다.

입원은 했으되 서방님의 핸드폰은 쉴새없이 울려대고 이건 입원한 사람인지

사무실에 앉아서 근무를 하는 사람인지 모를 풍경을 연출해주고 있었다.

그래도 허리는 펴지고 술을 마시지 않아서, 남편의 간은 쉴 수가 있게 되었다.

월급쟁이인 서방님 맘은 가시방석처럼 불편하지만  그래도 몸이라도 쉴 수 있으니, 그걸로로 만족한다고 했다.

4주 진단이 나왔지만 다음주 월요일에 퇴원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한다.

1주일도 맘 편하게 입원할 수 없는 서방님의 신세가 참으로 가여웠다.

서방님의  회사는 울 서방님이 없으면 아예 돌아가지를 않는갑다.

 

 

 

 

회사에서 가까운 병원으로의 입원은 회사의 명령(?)비슷한 거였다.

그런 이유로 남편이 입원한 병원은 우리집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선 2시간 30분이나 걸린다.

입원 이틀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서방님의 병문안을 다녀올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서 한 번 갈아타고 또 다시 한 번 버스를  타야 했다

서방은 매일 아이들과 영상통화를 한다. 마누라 보다는 아이들이 더 보고 싶은가보다.

서방의 입원으로, 나는 요즘 계속 편안하게 잠을 들 수가 있게 되었다.

자다가 서너번은 깨던 내가, 서방이 입원한 날부터, 단 한번도 깨지 않고 숙면을 취할 수가 있게 되었다.

새벽녘에 들어오는 서방때문에 깰 염려가 없어서 일까?

아님 술냄새를 풍기면서 비틀거리며 풀린 서방님의 눈동자를 안봐도 되니 그런건지

나는, 신기하게도 요즘 너무  잠을 잘 자고 있다.

집도 웬지 정리정돈이 잘 되는 것 같고, 어지러지지도 않은 것 같으니

맘 같아서는 서방님이 이번 기회에 한 달이라도 허리치료도 받으면서 본인도 푹 좀 쉴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나쁜 마누라? 일런지도 모를일이다.

 

 

오늘은 두 딸들과 함께 서방님을 뵈러 갈 생각이다.

참으로 환자복이 안 어울리는 서방님이셨다.

짧게 깎은 머리 때문에,  군인아저씨가 입원한 모습이었다.

여전히 무협지 수 십권을 빌려서 쉬임없이 읽고 계시는 서방님이셨다.

월요일이면 퇴원을 해야 하기 때문에 통증을 완화시키는  고가의 주사도 맞았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척추를 펴는 운동을 하던 서방이었는데, 매일매일 운전대를 잡는 시간도 길고

과다한 업무 때문이었는지 이제는 서서히 몸의 여기저기에서 적색신호등을 보내는 것 같다.

서방도, 나도 이제는 정말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중년의 부부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