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이야기

주부는, 알바라도 시작하게 되면 2배는 부지런해진다.

주부모델 2012. 5. 10. 11:14

 

 

 

 

아침 6시가 되면 남편의 핸드폰 알람이 울린다.

그 때부터 나와 남편은 이부자리에서 밍기적대며 일어날 준비를 한다.

건너방에서 자고 일어난 중학생인 큰 딸이 제일 먼저 욕실을 사용한다.

매일 머리를 감고 학교에 간다.

큰 아이의 머리감기가 끝나면, 6학년인 작은 딸이 머리를 감는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작은아이는 지금처럼 매일 머리감는 애가 아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지 언니를 따라 매일 머리를 감기 시작해서,

출근하는 남편의 시간을 뺏기 시작했다.

두 딸들의 머리감기가 끝나고 나서야 남편이 욕실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 때서야 나는 일어나서 아침준비를 한다.

매일 싸주는 남편의 아침 도시락인 김밥을 싸고, 두 딸의 아침밥을 챙긴다.

양파즙 내리는 일은 멈추고 요즘엔 새롭게 눈이 침침하다는 남편을 위해

김밥과 아울러 결명자차 500ml와 당근사과 쥬스를 갈아서 대령하는 아내가 되었다.

그리고 덤으로 큰 아이의 당근사과 쥬스도 한 잔을 더 준비한다. 먹는 것은 남편보다 아이가 더 뒷전인 것 같다.^^*

작은아이는 당근사과 쥬스를 맛 없다고 안 먹는다.

그리고 남편이 아침 7시가 조금 넘어서 출근을 하고 나면, 두 딸들 밥상을 차린다.

두 딸들은 매일매일 싸는 김밥이 지긋지긋하다고 해서(남편은 하나도 안 지겹다고 하는데)

그냥 밥상을 차려줘야 한다.... 귀찮게 시리...

머리를 말리고 교복을 입고 가방을 챙기고 나서 아침밥을 먹는 두 딸들이다.

큰 아이가 아침 8시면 집을 나서고, 작은 아이는 아침8시 20분이면 집을 나선다.

 

 

 

 

 

 

 

아이들까지 모두 나가고 나면, 설거지를 하고 좁디 좁은 우리집 쓸고 닦기를 마무리 한다.

(청소기는 귀찮아서 사용안하고 빗자루를 사용한다)

그리고 세탁기를 돌리고 나서 컴 앞에 앉는다.

어젠 아침 9시 10분에 S전자 기사의 방문을 받았다. 35,000원을 주고 고장난 컴퓨터 수리를 받았다.

가계부 정리도 오전에 한다.

어제 걷지 못한 빨래들도 오전에 꼭 갠다. 원래는 저녁에 해야 하는데.....

그리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먹을 간식을 미리 만들어 놓는다.

알바를 하지 않을 때는 미리 만들어 놓치 않았는데 지금은 아침에 미리

샌드위치를 만들어 놓는다.

저녁에 먹을 찌게도 미리 끓여 놓는다. 쌀도 미리 씻어서 냉장고안에 넣어둔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내 몸과 심리 상태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부지런해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이른 점심을 먹고 머리를 감고 외출할 준비를 한다.

지희를 데리러 15분쯤 걸어서 인근 초등학교 교문 앞에 도착을 한다.

 

 

 

 

 

지희와 지내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큰 아이는, 학원에 가고 없고,

작은아이는 학원에서 돌아와 책상의자에 앉아서 문제집을 풀고 있다.

큰 아이가 돌아오는 밤8시즘에 늦은 저녁을 아이들과 나만 함께 먹는다. 평일엔 남편과 저녁을 먹을 기회는 거의 없다.

설거지를 마치고 나서 작은아이가 좋아하는 마와불가리스와 우유를 넣고 드르륵 믹서기에 간다.

그건 작은아이와 나만 먹는다... 나는 위가 좋아지고 싶어서, 작은아이는 달콤해서 맛잇다고 해서 ....

텔레비젼이 없는 생활을 한지 1년이 되어가고 있는 우리집은 그 때부터 각자의 일을 한다.

인터넷을 하거나 아이들은 동화책을 읽거나 숙제를 한다. 나는 빨래들을 또 한 번 돌릴때가 있다.

그리고 나서 씻는다. 그러고 나면 어쩌다가 이른 퇴근을 하는 서방님이 밤10시즘에 귀가를 하신다.

어영부영 아이들과 남편이 뭔 애기들을 떠들다가 애들은 11시가 되면 지네들 방으로 가서 잔다.

남편이 술자리가 있는 날엔 그 때부터 나는 혼자 덩그러니 남아서 컴퓨터를 하거나

고릴라 tv로 별로 재미도 못 느끼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잠이 든다. 책을 읽을 때도 있긴 한데 요즘엔 별로 못 그런것 같다.

 

알바를 시작한지, 이제 4일째, 전보다는 내가 조금은 더 부지런해진 느낌을 받는다.

집에 돌아오면 그것도 일이라고 몸이  많이 피곤하게 느껴지고, 내일은 지희랑 무슨일을

하면서 보낼까를 생각하면서 계획도 세워보기도 한다.

요 며칠동안은 하루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나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건지도 모른다.

나 스스로가 이런 규칙칙적이고 조금 더 부지런해지는 방법중의 하나가,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집에 있으면서는 나, 스스로가 계획표를 짜서 생활을 할려고 해도 맘먹은대로 되지 않을때가 많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