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불행은, 남들과의 비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8살적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아버지가 없어서 슬프다거나 불행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내 주변에는 동화속의 다정함을 가진 아버지를 가진 친구가 없었고, 내 할머니와 엄마의 지극한 사랑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학교에 입학하고 부터, 학년초마다 실시하던 선생님의 "엄마 없는 사람 손 들어봐!, 아버지 없는 사람, 손 들어봐!"
가정환경조사로 인해 아버지가 없는 나를 쳐다보는 주변의 친구들과 선생님의 동정하는듯 한 시선 때문에
내가 불행한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었던 것 같다.
여고를 졸업할 때까지 초가집에서 살았지만 배고파 하면서 끼니를 걱정은 한 적은 없었다.
우리집이 가난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게 불행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국민학교에 입학하고 부터, 학년초마다 선생님의 "집에 텔레비젼 있는 사람? 집에 전화기 있는 사람 손 들어봐.."
가정환경 조사를 하면서부터 2층 양옥집에, 전화기와 전축까지 집에 두고 살고 있는 친구들과
나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면서부터 내가 불행한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스물살 무렵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나도 월급도 받고, 나름 성실하게 살았다.
누구나가 부러워하는 대기업도 아니었고, 공무원도 아니었지만 내가 근무하는 직장에 대해 큰 불만 없이 지냈다.
그러다 우연히 잘 나가는 능력 있는 친구를 만나, 그 친구는 이름만 대면 다 아는 회사에 다니고
내가 받은 월급의 3배이상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신문이나 잡지 방송에도 종종 나오는 인정받는 커리우먼이 되어 있는 것에
나 자신을 그 친구와 비교하면서 불행하다고 생각 한 적도 몇 번은 있었던 것 같다.
결혼과 동시에, 아내와 며느리라는 이름으로 살면서 내게 조금은 버거운
남편의 과오들과 시댁의 여러가지 일들로 경제적으로 마음적으로 힘든시간들을 보내면서도
훗날 나이 들어 웃으면서 그런 힘든 시간들을 이야기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아내와, 며느리라는 이름으로 사는 여자들도 나와 비슷할거라고 위로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
그러다 시댁과 남편에게 인정받고, 사랑 받고 사는 여자들을 보면서,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결론에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맞벌이를 시작하면서 나와 비슷한 맘고생 몸고생을 했으되
나와는 다르게, 당당하고 현명하게 대처해가는 그녀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못나고 우유부단한 내 자신을 나무라면서, 모든 문제에 있어서 원인은 나 자신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결혼 생활 중 나를 젤로 힘들게 했던 시어머님과 남편에게 어떻게 행동하고 말해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우유부단하고 야무지지 못한 내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 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나, 아직도 아주 가끔씩은 나도 모르게 남과 나 자신을 비교하면서 혼자서 움츠려 드는 경우가 많다.
머리론 그러지 말자고 하면서도 마음으로 그게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누리고 있는게 얼마나 많은지...... 내가 갖고 있는 소중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고 있음에도
그렇게 가끔은 아직까지도 남과 비교질을 하는 못나고 어리석은 행동을 할 때도 있지만
그 횟수가 줄어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하면서, 내 자신을 추스리면서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