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 연습

문학적으로 훌륭한 글, 그냥 내가 좋아하는 글

주부모델 2013. 12. 6. 11:24

 

 

 

 

 

 

문창과 공부를 시작한지도 벌써 1년이 되어간다.

공부를 하고 나서 머릿속만 복잡해졌고, 글쓰는 일을  많이 망설이는 겁쟁이가 됐다.

 

교수들이나 문학평론가들이 훌륭하다는 글을 읽고 나도

공감하면서 재미있다고 느낀 작품들은 몇 편이 되지 않았다. 그게 나의 문학작품을 보는 수준이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지를 절절하게 깨달았다.

내 머릿속의 지식이 얼마나 부족한지도 확실히 알았다.

 

유일하게 좋아하던 일에 재능이 없음을 안다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럴수록 더 노력하고 더 열심히 공부를 해야하는데, 다 때려 치우고 싶기만 하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는 큰 딸 교복값과 등록금을 먼저 걱정하는 주부로 돌아온다.

알바자리라도 알아봐야겠다는 초조함만 더 커졌다.

 

틀에 박힌 사고방식과 내 자신에게 지나치게 열등해 있는 성격을 고치기 위해

친구들과의 만남의 횟수를 늘리고  동아리에서 총무일도 맡았다. 하지만 난 많이 변하지 못했다.

 

 

책을 읽어도 재미가 없다. 뭔가 쫓기듯이 읽게 되고,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읽게 된다.

생활인으로 살면서 문학공부를 해도 되는데,  양쪽 다 제대로 못하고 허둥대기만 한다.

 

문창과다 보니 기말고사 점수도 대부분의 글쓰기 제출로 매기게 된다.

토론방에 올리는 글과,  수필 두 편, 시 3편, 드라마대본 시놉시스와 대본과제로 기말고사를 대체한다.

 

과제로 제출한 드라마 대본은, 13주 강의 교안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다른 학우들의 대본들도 있었다.

내 드라마 대본은 갈등 전개가 약하고 씬이 바뀌는 것에도 미숙함을 보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며칠전에 "현대문학" 문예지에서 주최하는 "구름카페 문학상" 시상식에 다녀왔다.

수필동아리 회원분(노정숙님)이 올 구름카페 문학상을 시상하셔서 회장언니와 함께 참석을 했다.

그런 자리는  처음이었다. 이름 있는 수필가분들도 많이 오셨다. 그런데 나는 그 분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지금까지도 내가 읽어본 수필집이 별로 없기 때문이었다.

어색하고 적응되지 않는 자리에, 나는 그야말로 촌년 그 자체였고 꿰다 놓은 보릿자루였다.

호텔 식사 스테이크도 그 맛을 모르고 겨우 절반을 먹었다. 그런 자리, 너무 어색했다.

 

 

그 날 수필동아리 임헌영교수님과 사진 한 컷을 찍은게 유일한 나의 행복이었다.

사진 한 컷을 찍고 싶다는 말을 교수님께 하는데도 내겐 큰 용기가 필요했다.

나는 임교수님의 강의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학생이다. 말씀하실때  변함없는 무표정과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모습과 목소리 톤도 좋고, 교수님의 문학에 대한 엄청난 지식과

합평을 하실 때 가끔씩 내뱉는 욕설을 하는 모습에서도 고상함이 느껴진다.

이미 나는 학기 초부터  교수님에게 반해 있었다.

남편한테도 숱하게  교수님에 대해서 떠들었다.

여고시절, 내가 혼자 짝사랑하던 국어선생님에 대한 동경심 같은 감정인지도 모른다.

교수님이 출판한 평론집이나 기타 비평론도 한 편도 읽지 않는 무식한 학생이면서

같은 애기도 재미나게 하시는 모습이나. 강의를 전혀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 가는 모습에

확~~ 끌렸던 것 같다.  교수님을 뵈면 나도 공부 하고 싶다는, 많이 배우고 싶다는 갈망을 갖게 된다.

 

 

 

 

 

 

같은 일이라도 공부라는 단어가 붙으면 쥐가 나는 느낌을 갖게 되는 건 나의 병인 듯 싶다.

즐기면서 글을 쓰고, 그저 내가 좋아하는 유일한 일이니까 한 번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문창과 공부였다.

대부분의 과제를 제출하고 다음주 월요일에 치루게 될 "동시대문학읽기" 과목 시험준비만 하면 되는데도

매일 마음만 초조하고 내년  2학년에 등록을 할까 말까를 망설이게 된다.

이제는 등록금 때문이 아니라, 내가 일을 시작하게 된다면, 부실한 체력을 가진 내가 두 가지의 일을

해낼 수 있을런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