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의 건강

2009. 5. 19. 11:28카테고리 없음

김밥을 쌌다. 이번달에 들어서 김밥을 싼게 벌써 세번째인가보다. 아침도 굶고 점심도 굶은 나는 김밥 열줄을 싸면서 두줄을 허겁지겁 먹었다. 그리곤 한약환으로 된 소화제를 곧바로 복용을 했다. 운동부족이라고 내 스스로가 깨달고 있으며 지난달 병원종합검진에서도 심한 운동부족과 심한 저체중 진단을 받고, 가벼운 걷기운동이라도 해보려고 운동화도 한컬례 샀다. 집에서 체조도 하면서 얼마간은 하루에 최소 30분정도 아파트 단지를 걷는 일도 며칠간은 했었는데 그것도 며칠 하다 또 안하게 되고, 귀찮고 몸도 무거운것 같고 해서 그만두고 나니 다시금 잠잠하던 내 소화기능이 약해졌는지 이젠 밥 한공기만 비워도 쳇기가 느껴져서 소화제를 먹는게 습관이 되어버린것 같기도 하다. 분명 나는 체중은 2키로가 늘었다. 직장을 다닐때 46키로였던 체중이 어렵게 48키로를 간신히 넘겼는데 너무나 운동을 하지 않는탓에 점점 다리에 힘이 없고 설거지를 하고나서 뒤를 돌아섰을때 느껴지는 어지럼증은 여전하다. 이젠 나는 서서히 더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중년의 40대 여자다. 건강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중년의 나이가 된것이다. 작년에 한 유방암검사에서 오른쪽에서 악성은 아니지만 종양이 발견되어서 6개월마다 꾸준하게 암검사를 하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지난달에 무료암검사에도 가슴에 종양이 있다고 초음파로 정밀검사를 하라는 병원 검사결과서를 우편으로 받았다. 절벽이라 가슴이랄것도 없는 내 밋밋한 가슴에도 딱딱한 종양이 있다는게 우습기도 하고 예전에도 자궁에도 물혹이 생겼다고 해서 잔뜩 긴장하고 두달 있다가 재검사를 했을때 물혹이 없어졌다고 했다는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은지라 그다지 걱정은 안되지만 요즘 들어 가슴 언저리가 뻐근하고, 며칠전에 피부 관리사인 친구가 내 오른손 가슴쪽에 몽어리같은게 잡힌게 있다는 말도 걸리기도 해서 조만간 다시금 병원에 들어 검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고 있다. 집단장을 하고나서 열심히 쓸고 닦고 하는것도 이젠 시들해지고 다시금 예전처럼 게을러지는 요즘의 나를 발견한다. 새삼스레 전업주부로 있으면서 운동도 하고 집안단장에 음식만들기에 열심히 하면서 그야말로 모범적인 전업주부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세상의 전업주부들이 존경스러워진다. 서너번 남편의 대리운전으로 받은 몇만원으로 파마를 해야지 했다가 그 돈을 통장에 넣고 부족한 카드대금 결제금으로 사용하고, 발등이 벗겨져서 너무나도 불편한 샌달도 한컬레 사고 싶어도 그것도 쉽지 않게 되고 그러면서도 아이들 여름옷들은 두어차례 걸쳐 집으로 열심히 사다 나르면서 내 두딸들을 모델흉내를 내고 있는 나는 정녕 날라리 주부임을 실감해본다. 수년전부터 나도 내게 어울리는 여름 원피스도 한벌 사고 싶었고 운동할때 입을수 있는 츄리닝 한벌도 사고 싶었는데 여전히 그 결심은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남편은 이젠 평일에도 한두차례 축구를 하고 온다. 일요일만 하던 축구를 이젠 평일에도 가끔씩 하면서 자신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술마시는 일은 이젠 어쩔수 없는 자신의 직업임을 인식하고 그나마 자신이 유일하게 좋아하는 축구로 뱃살을 조금이라도 덜 나오게 하고 피로회복제 영양제도 결혼후 처음으로 사서 먹고 있다.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환갑이 되기전에 돌아가신 시아버님의 전례를 밟지 않기 위해 남편은 운동을 꾸준하게 하고 있다. 영업이사로 승진을 하고 나서도 여전히 술자리는 존재하고 있지만 이젠 남편은 전처럼 있는 자리에서 소주 서너병을 거뜬하게 없애버리는 주량을 갖고 있지 못한다. 간기능 검사나 심혈관쪽이나 콜레스테롤 수치도 늘 신경을 쓰는 이 시대의 40대 중년의 아저씨의 모습으로, 나보다는 훨씬 더 자신의 건강을 신경쓰면서 운동을 하고 있다. 어젯밤에 시어머님이 전화를 하셨다. 꿈에서 돌아가신 시아버님이 그물로 물고기를 수십마리 잡아서 그중에서 두마리를 시어머님에게 주셨다고 혹시 나, 이번달에 무슨 소식있냐고.............. 직접적으로 하시진 않치만 여전히 내 시어머님은 여전히 맏이인 우리가 딸만 둘인것에 아쉬움을 가지고 계셔서 시댁에 가면 가끔씩 마흔둥이라든가 요즘은 셋이면 나라에서 격려금도 주고, 내 작은딸내미 하는짓이 사내아이 같아서 내가 세째를 가지면 분명 아들일거라는 애길 종종 하시고 계신다. 처음엔 그런 말들도 내게 스트레스를 줬지만 나보다도 남편이 더 세째를 바라지도 않고 꿈도 꾸지 말라고 한탓에 그런 애기에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있었다. 나도 세째가 있었으면, 아들 한명정도 더 있었으면 하고 바래보지만 열달동안 내 뱃속에 넣고 지낼 시간을 견딜 자신도 없고 태어나자 마자 스물살 성인이 되면 몰라도 또 낳아서 지금의 내두딸의 나이가 될때까지 키울 생각을 하면 아찔하고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지금도 두아이의 엄마 노릇도 제대로 못하고 내 체력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데 세째라니........ 시어머니의 헛된 바램을 얼른 접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