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2. 06:00ㆍ★ 나와 세상
작년부터 동생이 내게 꼭 읽어보라고 강력하게 추천해주던 책이었다.
근래 들어서 박완서님의 소설들을 서너권 정도 읽으랴 이 책을 읽지 못했다.(시립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음)
이 책은 돈을 주고 직접 서점에 가서 올 봄에 사 둔 책이었는데 여직 읽지 못하다가
토요일 밤에 읽기 시작해서 일요일 새벽까지 읽게 된 책이다.
나와 동생, 그리고 나와 비슷하게 시골에서, 그것도 아주 시골 중에서도 아주 구석진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 아니면, 이 책에서 내가 느낀 것 만큼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나는 화장실이라는 말을 거의 스무살때부터나 사용을 했던 것 같다.
변소라는 단어가 내겐 더 익숙했으며, 내가 그 변소에 앉아서 볼일을 보고 있을 때면
그 변소 바로 뒷편에 있던 돼지우리속 돼지들이 꿀꿀대는, 힘주는 것에 집중 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나는 그런 시골에서 자란, 그 시대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초가집에서 열아홉 여고 3학년때까지 살았다.
내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몇 번을 눈물을 흘렸는지는 다 기억하지 못한다.
이 소설속의 엄마의 모습은 우리 모두들의 엄마들의 모습을 닮아 있겠지만,
특히나 나와 동생은 이 책 속의 엄마의 모습에서 우리 엄마를 떠올렸다.
찢어지게 가난 했지만, 나와 동생은 우리가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지랐고, 밥하고 푸성귀만 가득한 밥상이었지만 단 한 번도 배고 고파서 울어 본 적도 없었다.
그 정도로 내 엄마와 할머니는 나와 내 두 동생들에게 결코 우리집이 찢어지게 가난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하기 위해 나와 동생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노력을 하셨을 것이다.
그리고 내 엄마도 그런 가난한 생활에서도 세상을 원망하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셨다는 것을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처절하게 느낄 수가 있다.
내 엄마도 생활이 엄마를 지치고 분명히 힘들게 했을진데 그 안에서 순응을 하면서
그 생활속에서 늘 웃음을 잃지 않으셨으며, 사람들을 사랑하고 정이 많으셨고 그리고 인생을 즐겼던 분이었다.
단 한번도 나와 동생들에게 세상의 대한 원망이나 먼저 하늘로 가버린 아버지의 대해서
나쁜 이야기를 하신 적이 없으셨다.
맏이인 나에게 많은 기대를 하셨지만 그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한 나였다.
공부를 월등하게 잘했던 동생보다, 공부도 지지리도 못하고 전혀 관심도 없고
성격도 까칠했던 나에게 그런 기대를 하시던 내 엄마의 마음을 지금은 너무나도 잘 알 것 같다.
세 딸 중에서도 지금껏 지지리도 궁상으로 살고 있는 큰 딸임에도
내 엄마는 맏딸인 나를 자랑스러워 하시는 경우가 많다.
지금의 내 엄마는 내 큰 딸은 언젠가는 글을 써서 성공할거라는 기대를 지금까지 버리지 않고 계신다.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바르고, 그 바르고 정직함으로 저년의 인생이 피곤할지라도
요즘 같은 세상에 내 딸 같은 경우 바른 사람은 없을거라는 자랑스러움을 갖고 계시기도 한다.
나의 가난도, 그래서 그런 정직함과 지나친 반듯함 때문이라고 엄마 스스로가 착각하시면서
지금까지도 맏이인 나에게 그 어떤 희망과 기대를 버리지 않고 계신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씩 덮으면서 울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지난 날 내 엄마의 그 넘치는 에너지의 근원은, 생활은 절망적으로 어려웠지만
내 엄마 또한 이 소설속의 엄마처럼 정말로 인생을, 이 세상을 사랑하셨던 분이었음을
너무 강하게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에 비해 우리 엄마의 비하면 내가 사는 요즘의 나날의 걱정거리와 푸념들은
정말로 너무나도 하찮은 것들인데도 매일 매일 나는 모든 것을 심각하게만 생각하며,
걱정만 끌어 안고 살고 있는 나 자신의 대한 부끄러움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몇 번이나 책을 덮고 울었을 것이다.
나도 세상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리고 내가 처해진 모든 여건들 안에서
만족을 하며, 많은 것들의 감사하며 늘 웃음을 잃지 않으며 뭐든 희망적으로 생각하는
내 엄마 같은 엄마로 살아가고 싶었다.
저와 같은 시대,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저 또한 강력하개 추천해주고 싶어집니다.
이 책 안에서 우리네 엄마들의 모습을 보고 지금의 내 모습을 한 번쯤 돌아본다면
누구나가 다 부끄러워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엄마 생각에 눈시울을 적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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