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불 그리고 눈물

2009. 11. 12. 17:19★ 부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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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사무소에서 받는 컴퓨터수업을 마치고 은행에 들렀다. 엊그제 남편의 월급이 들어온 통장정리를 하기 위해서... 20만원 남짓이 적게 입금이 된걸 확인하는 순간 자동으로 나는 입술을 깨물었고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고 뒷머리가 땡겼다. 지난날에도 몇십만원을 가불한 바람에 남편의 급여를 다 입금되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20만원정도 남편의 가불해서 쓴것 가지고 뭘 그러냐고 할런지도 모를일이고, 그 사용처 또한 명백하고 남편의 월급을 받으면 그 돈에선 남편의 용돈은 단돈 만원도 안 주는 상황이라면 내가 아주 나쁜 아내일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아니 그 예상이 맞을지도 모른다. 두건의 상가집 부의금과 영업비 명목으로 남편이 가불을 했다는걸 미리 내게 애길 했다면 나는 전달 통장잔액에서 남편에게 주었을것이다. 결혼13동안 나는 남편의 지난 수년전의 술값으로 인한 카드대금의 대한 기억을 지금까지도 다 떨치지 못하고 있는 아내였다. 나의 직장생활을 시작으로 해서 남편의 여러모로 근면성실한 가장으로 돌아와주었으며 나또한 남편의 일하는 많은 부분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알게 되면서 남편의 업무를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허나 나는 지금도 내 두딸들에게도 가장 무섭게 처벌하는 부분이 나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날 속이는 일엔 굉장히 살벌한 처벌을 한다. 예전 남편의 거짓말로 많은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어서겠지만 아주 사소한것이라도 날 속이는 행위나 상의 없이 어떤 금전적인 지출에 대해서 지금도 치를 떨면서 숨이 꼴까닥 넘어 갈 정도로 분노를 한다. 지난달이나 기타등등에도 남편의 월급에서 가불을 하는 경우는 있어왔다. 미리 애길 하는 경우엔 당연히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으며 그런 경우는 종종 있어왔으며 남편 또한 그런일이 있을시엔 나와의 약속때문이라도 꼭 애길 해주었다. 지금까지도 나는 간혹 가다 월급날에 되기 하루전쯤에 확인하는 버릇이 있다. 이달에는 월급에서 가불 한것 없냐고...? 근4년동안 그래서 남편의 나 모르는 가불건는 전혀 없었고 여전히 남편을 100% 신뢰하지 못하는 아내이긴 했으나 그런 남편의 정직한 모습을 점점 신뢰해가고 있던 중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직장인이 회사에서 월급을 가불 한다는 자체를 절대적으로 이해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나 같으면 수수료 주고 현금서비스를 받아서 메우고 말지 자존심 상하게 회사 경리과에 애길 해서 가불 한다는 자체를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당연히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 가불 해본 경험은 단 한번도 없었으며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리는 일은 가족이 아닌 이상 죽어도 못하는 사람이다. 허나 남편의 가불건은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 위안삼으며 남편 회사 체계에선 그런 가불 정도는 일상으로 있는 일인것처럼 남편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는 그 정도의 편의를 봐주는것 같아서 남편이 드문드문 가불하는 것을 미리 나에게 통보만 해주면 가계부에 기록을 하고 넘어갔었다. 난 늘 남편의 월급날에 맞춰 이달의 예상지출서를 작성해본다. 영업을 하는 사람인지라 급여명세표에 지급되는 금액외에 남편이 타고 다니는 차량 유료대금과 수리비외에 차량유지에 필요한 경비는 회사 지정 주유소와 정비소에가 따로 있어 차량 유지에 들어가는 경비는 전혀 들지 않는다. 그리고 한달 식대및 영업비로 30만원정도가 지급되어지는 걸로 알고 있으며 , 혹시라도 내가 모르는 돈이 있다치더라도 남편의 급여외엔 나는 남편의 용돈에 대해서도 넘어가고 있다. 한달 식비만 해도 20만원정도 지출되어지고 기타등등의 알게 모르게 남편이 쓰는 자잘한 경비로 사용하다 보면 영업하는 남편으로서 30만원 가지곤 턱도 없을것이다. 물론 회사차원에서 행해지는 판촉이나 회식날엔 회사 법인 카드가 지금되어지기 때문에 술값으로 지출되어지는 경비는 휴일날 우리식구들이나 남편 축구모임에서 식비 정도가 전부일것으로 알고 있다. 나에게 미리 애기 안하고 가불을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예전 내가 참으로 힘들었던 기억들이 다 떠오르면서 저절로 눈물이 났으며 저 인간은 아직도 내가 왜 이리도 가불건에 대해서 예민하게 구는지를 모르는구나 생각하니 그게 그렇게 서럽고 눈물이 났다. 참으로 간만에 남편때문에 속상해서 컴퓨터 수업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서 펑펑 울었다. 그렇게 울 일이 아니고 이리도 절망할 일이 아니라는것을 내 머리에선 인지를 하고 있으면서도 내 가슴은 먹먹해졌고 눈물이 철철 잘도 흘러 내렸다. 남편이 양말 뒤집어서 벗어놓는 작은일에 아내들이 잔소리하고 그런 작은일로 화를 내는 아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는 남편들의 애기가 생각났다. 나에겐 거짓말, 그리고 의논 없이 일방적인 금전적인 지출부분에선 내 가슴안에 그 상처로 받은 과거의 기억들이 아직도 다 지워지지 않았다. 나는 죽고 싶을정도로 절망했던 그 과거 일은 잊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남편의 작은 거짓말들로 나는 심하게 절망 했었고 이혼을 꿈꿨으며 법률관리공단에 전화해서 문의하고, 친구가 다니던 변호사 사무실에 전화까지 해서 이혼의 절차를 알아보기까지 했던 나였다. 그래서 나는 예전 남편이 저지른 실수와 같은 실수를 하는것엔 여전히 그 아물어가던 상처에 덧나는것처럼, 잊혀져가던 기억들로 눈물로 가슴 얹저리에 큰 바윗덩어리가 얹혀지는 기분이다. 엄밀히 보면 남편의 잘못만은 아니다. 나의 성격적인 부분에서 정직하지 못한, 거짓말을 하는것, 특히나 금전적인 부분에서 예민한 나의 성격적인 결함도 이런 나의 울화병의 원인이기도 하다. 남편이 한달동안 고생해서 벌어오는 돈, 월급은 현재는 300만원 남짓된다. 통장으로 입금되는 돈의 금액이다. 월급외엔 남편이 회사영업을 활동하면서 사용하는 금액은 나는 정확히는 모른다. 허나 우리집의 평균적인 수입은 늘 300만원이 조금 넘는다. 그리고 나는 달마다 가계부의 결산을 뽑고 있으며 월지출 내역서도 작성한다. 이젠 엑셀까지 배웠으니 조만간 엑셀을 이용하여 우리집 가계부도 작성해 볼 생각이다. 아직까지도 나는 볼펜으로 직접 적는 가계부를 고집하고 있었다. 그마저 없으면 내가 펜을 들어 뭔가를 적는 일이 거의 없어질것 같아서... 대출금이자와 보험료 그리고 두 아이 학원비와 각종 세금들과 공과금 그리고 청약저축통장, 지금 우리집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저축통장은 청약저축 통장들 뿐이다. 그것도 올해 5월달에 개설한~ 그리곤 저금이라는것은 하기 버거운 생활을 하고 있다. 지지난달에도 그래서 큰아이의 치괴치료로 인한 지출 50만원을 벌기 위해 내가 출장뷔페일을 해서 예상하지 못한 지출를 메꿨고 명절이나 제사라도 끼는 달엔 나는 이젠 무조건 부업을 해서라도 그 2,30만원정도의 경비를 내가 벌어서 남편의 월급으로 살면서 더 이상의 대출은 받지 않으려고 바둥거리고 있는것이다. 이달엔 시어머님이 시댁 시제를 지내러 보성을 다녀오신다는 애길 듣고 그 경비가 최소한 2,30만원 더 지출될 것을 예상하였기에 두달간 남편의 대리운전을 해서 받은 돈과 생활비들을 모은돈으로 그 돈을 마련해보려고 바둥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내게 가불한 사실을 애기 하지 않는 남편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낀것이며 예전 나의 안 좋았던 기억들로 내 상처에 고름이 났던것 같다. 남편 또한 내가 그런 작은 거짓말에 예민하다는것을 알고 있어서 그동안 쭈욱 미리 내게 애길 해주면서 잘해왔는데 이번 일로 나에게 미안해했다. 남은 이해하지 못할지언정, 그 지난날 내가 남편의 작은 거짓말들로 이혼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많이 아파했다는걸 얼마전부터 인식하게 된 남편이기에 미안하다고 정말로 의도적이 아니라 깜박 했다고 사과를 한다. 요즘 계속 밤12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와서 저녁을 먹었고 어제도 안산까지 장거리 운전을 하고 의정부에 상사를 모셔다드리고 새벽 1시가 되서 들어와 허겁지겁 저녁을 먹고 2시가 되서 잠이 든 남편이다. 요 며칠 피곤하다는 남편의 애길 들으면서 힘들어하는 남편의 요 근래 회사사정을 알기에 당연히 정말로 깜박하고 그럴수 있다는걸 이해하면서도 나는 이번에도 눈물을 흘리면서 스스로 내 아물어가는 상처에 생채기를 냈다. 나도 늘 일상생활에서 건망증이 너무 심해져서 뭘 깜박하는 경우가 그리도 많은데, 남편의 이번 20만원 가불건으로 눈물바람으로 괜히 기운만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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