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0. 22:35ㆍ★ 부부이야기
이혼녀라는 타이틀 가진 사람들과 친분이 있다. 어떤이는 남편의 바람 때문에 이혼을 했고, 어떤이는 남편의 폭력 때문에 이혼을 했으며, 어떤이는 폭력 및 한탕주의 그리고 가치관의 차이로, 어떤이는 상습적인 도박으로 인한 가정파괴로, 어떤이는 시댁과의 갈등으로 이혼을 선택하기도 했다. 그녀들중엔 재혼을 해서 새로운 가정을 이룬 이도 있으며, 이혼을 한 남편과 재결합은 했으나 서류상으로 여직도 이혼한 부부로 존재하면서도 한 집에서 살고 있는이도 있고, 어떤이는 지금도 솔로로 살면서 이혼녀로 살고 있는 이도 있다. 이 이혼을 선택한 그녀들중엔 내 친동생도 있으며, 내 고향친구도 있으며, 나와 함께 근무를 하던 언니도 있으며, 이런저런 인연으로 알게 된 그녀도 있다. 요즘 사람들은 참 이혼을 쉽게 한다는 말에 나는 참담함을 느낀다. 그 말들을 하는 사람들중에 자기 동생이, 언니가, 오빠가, 형이 현재 이혼해서 살고 있다면 그런말을 하지 못하것 같은데..... 나도 내 동생이 이혼녀로 살고 있지 않다면 무심결에 그런 말을 어쩌면 생각없이 내뱉는 아줌마로 존재할런지도 모르겠다. 그런 말을 누군가의 입에서 듣게 되는날에는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내 동생을 생각하게 되고, 내 동생이 저런 사람들속에 섞여 살면서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 그리고 지금도 내게 다 말을 하지 않치만 홀로 그런 상처들을 다독거리며 지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 딸들이 가끔 내게 자기들 친구 누가 엄마, 아빠가 이혼해서 아빠랑 산다고, 혹은 엄마랑, 혹은 할머니랑 살고 있다는 애길 한다. 그런 친구들을 친구들이 놀린다고~ 그런 애길 들을때마다 내 동생이 생각난다. 이혼, 그걸 쉽게 결정하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내 두딸들은 그런 이혼한 엄마와 아빠와 사는 친구들을 차별하지 않는다. 내 두딸들이 알고 있는 사람중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으로 알고 있는 막내이모가 이혼녀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내가 무심결에 간접적으로 내 엄마, 아빠도 이혼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졌던 시간을 기억하고 있어서인지, 이혼한 엄마나 아빠와 살고 있는 친구들을 흉을 보는 친구들하고 놀지 않는다고 한다. 시간이 지난 다음엔 후회를 할 수도 있지만, 그 이혼을 선택하기까지 그녀들은 죽을 것 같은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것이고, 자식까지 있다면 더더욱 그런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죽지 않을만큼 마음을 아파했을것이다. 현재 이혼을 하지 않고 살고 있는 수많은 부부들도 한두번쯤은 그 이혼이라는 단어에서 완벽하게 자유스러울수 있는, 단한번도 이혼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런 아픔의 시간을 보내면서 슬기롭게 혹은 운 좋게 넘기면서 현재 부부의 인연으로 살고 있는것인데, 그 아프고 힘들었을 시간은 생각하지 못하고, 이혼한 사람들을 향해, 참 요즘 사람들 이혼을 너무 쉽게 해! 라는 라는 말을 내뱉으면서, 현재 자신의 안정적인, 겉으로 보기에 평범한 부부로 살고 있는것에 거만함을 피우거나, 혹은 감사하는 마음을 잊고 사는 듯 하다. 이혼, 경솔한 순간적인 판단으로 결정한 사람도 존재할수 있지만, 내 동생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이혼을 선택한 사람중에 없었다. 내 동생의 이혼은 더더욱 그랬다. 내가 그걸 직접 옆에서 보고 겪었기에.. 이혼, 쉽게 한다고, 그런말 나에게도 참 상처로 다가오는 말이다. 이혼녀의 대한 선입견도 나는 너무 아프다. 그 무리속에 내 동생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도 얼마든지 이혼을 했을수도 있는 사람이기에... 교통사고 같은거라고 생각했다. 인생에 있어서 이혼을 경험하는게 자랑스러운 일은 될 수 없지만 수치스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으로 존재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사람이 죽을수도 있지만 부상을 입거나 장애를 입을수는 있지만, 인생을 송두리째 실패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혼도 선택인것처럼, 이혼도 하나의 선택일뿐이기 때문에.... 나는 지금도 가끔 치열하게 싸우는 부부들 애기나 드라마를 보면,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눈물이 나기도 하며, 나는 참 운이 좋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내 동생이 그 때 이혼을 하지 않고 지금까지 참거나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 온몸에 소름이 끼친다. 이혼의 위기를 잘극복하고 잘살아가는 부부들은 현명하고 슬기롭고, 이혼을 선택한 사람들은 인내심이 없고 경솔하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때면 화가 날때도 있다. 내 남편에게 두들겨 맞고, 내 남편이 바람이 피다가 내게 걸렸다면? 이혼을 했을까? 아니면 그래도 참고 살았을까? 그냥 생각하기 싫어진다. 맞은적은 없었고 바람은 피었는지 안피었는지 모르지만 내가 지금까지 모르고 있으니 지금까지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은아이는 지금도 가끔 애길 한다. 4년전 겨울, 아마 1월이었을것이다. 남편의 늦은 귀가와 술값으로 말다툼을 하다가 남편이 취한 상태에서 방벽을 주먹으로 치다가, 놀란 애들 다독거리며 재우고 있는 나를 향해 들으라는 쇼(?)를 하다가, 공부하는 캐릭터 책상(아주 튼튼한)을 주먹으로 내리 치다가 왼손 약지 손가락 하나 뼈가 부러졌던 그 날의 사건을 지금도 애길 한다. 웃으면서~ 아빠 그때 왜 그랬어? 내가 다 봤어, 아빠 아파서 병원 갔지? 그때 작은아이 나이 6살이었을것이고 큰아이는 8살이었다. 그런데 그 날의 기억이 아이에게 가장 무서운 기억이었던 것 같다. 물론 그 기억말고도 나는 남편과 싸울때 아이들을 많이 배려 하지 않고 싸우는 경우가 참으로 많았던 엄마였다. 내가 아이들 눈을 의식하고 아무리 화가 나도 애들 앞에서 화를 눌러 참기 시작한것도 직장생활을 하고 나서부터 일 것이다. 그로 인해 두 딸들에겐 엄마 아빠가 가 심하게 다투던 많은 기억들이 남겨져 있을것이다. 지금은 그런 기억들을 아빠에게 놀리듯히 웃으면서 애길 하고 있지만, 그렇게 애기하기까지 어리디 어린 내 두딸들에겐 나와 남편의 다투던 모습의 기억들은 두려움으로 존재했을것이며, 아마도 죽을때까지 잊혀지지 않는 기억들로 남겨져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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