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이가 잘되야, 잘 해야 집안이 잘된다(?)

2011. 9. 14. 06:00★ 부부이야기

 

 

 

 

시누들이나 시동생은 굳이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

나와 남편이 어머님을 모시고 참석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돌아가신 아버님을 대신해서 아버님의 친구분 자제분 결혼식에

참석만 하고 봉투를 전해드려야 하는 경우도 많았으며,

어머님이 챙겨야 하는 부분을 챙기지 못하시게 되면 그 부분도

맏이인 우리가 챙겨야 하는 부분도 많았다.

그런 것들을 챙기면서 왜 꼭 우리가 해야 하지?

라는 반문을 하거나 의문을 가져 본 적은 없었다.

왜냐 하면 남편과 나, 둘 다 자라면서 맏이로 자랐고, 맏이면 당연히 그런 것들은

부모님을 대신해서 챙겨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었으니까~~~

 

 

내 동생들은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 나와 남편은

꼭 참석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멀리 떨어져 살고 계신 엄마를 대신해서 친정에서 맏이인 나는 꼭

참석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두 동생이 참석을 해도 맏이인 내가 참석을 하지 않으면 욕을 먹는 행동이라는 것도

자연스럽게 생각했으며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이제까지 살아왔던 것 같다.

그리고 동네에서도 우리 엄마를 부를 때, 다들 맏이인 내 이름

"보형이 엄마"로 기억하지 두 동생의 "***엄마" 나 "*** 엄마" 로는 절대로 부르지 않았던 것도 기억한다.

외갓집 가족들을 만나도 맏이인 내가 커갈수록 엄마의 모습이랑 똑같아진다는 말을 자주 들었던 것도 ~~~

 

 

 

 

 

 

 

내 동생이 나보다 2년 일찍 결혼을 했다.

동생이 나보다 생활이 안정되어 있으며 사는 것도 맏이인 나보다 훨씬 잘 살아주고 있다.

친정쪽 경조사에 내는 경조사비도 많으며 친정엄마에게도 훨씬 잘 하는 딸로 존재하고 있다.

언니인 나보다 더 어른스러우며 언니인 나를 걱정해주는 동생으로 나에게 용기를 주는 동생으로 존재해주고 있다.

세상 그 누구보다도 언니인 내가 잘 살아주길 바라고 있으며,  친정에서의 맏이의 역할을 내 동생이 다 하고 있다.

 

 

남편의 여동생이 남편보다 5년 일찍 결혼을 했다.

그 시누도 우리보다 생활이 안정되어 있으며 맏이인 남편보다는 잘 살아주고 있다.

시댁쪽 경조사는 챙기지 않고 있지만 시어머님에게 가장 가깝게 살면서 참 잘하는 딸로 존재하고 있다.

아버님 살아생전에도 그 시누는 시댁 옆집에 살면서 효도를 하는 딸로 존재하면서 효녀 노릇을 했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큰 오빠인 내 남편이 잘 살아줘서 자신의 어머님에게 효도해주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세상이 달라져서 맏이가 꼭 부모를 모셔야 하고,

맏이가 잘되야 집안이 잘 굴러간다는 말은 옛말이라고들 하지만

아니다~~~

세상의 많은 맏이들은 아직도 맏이의 컴플렉스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맏이인데 동생들보다 못살거나, 부모에게 맏이 역할을 못하면 남들이 뭐라고 하기전에

스스로가 자격지심에 빠지거나 죄책감을 갖거나 동생들에게 고개를 숙이는 맏이가 되는 것 같다.

이런 맏이의 대한 의무감이나 부담감도 우리 세대에서 끝나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