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착한 사람과, 착한 척 하면서 사는 사람의 차이점

2011. 10. 1. 06:00★ 부부이야기

 

 

 

 

 

출근길에 노숙자처럼 보이는 허름하고 악취가 풍기는 옷차림을 한 할아버지 한 분을 봤다.

내 앞에 걷고 있던  출근을 하는 듯한 아줌마에게, 그 할아버지가 길을 묻는 것처럼 보였다.

질색한 표정으로 멀치감치 떨어진 그 아줌마, 고개를 가로 젓더니 그 할아버지에게서 떨어져 발걸음을 서둘렀다.

그런 광경을 본 나, 잠깐 동안 오만가지 생각과 수많은 갈등을 했었다.

 

생각 1- 저, 할아버지가 내게 길을 물어보면 친절하게 알려드려야 그게 사람된 도리겠지.....그건 너무 당연한거야!!

생각 2- 아니야, 저 할아버지 술에 취한 것 같기도 한데 그냥 나도 모른척 하고 지나가 버리자~

생각3- 저런 분들은 친절하게 대해주면 더한것도 요구하고 귀찮게 한다는데, 에이. 그냥 지나가 버리자~

생각4- 아마, 저 할아버지 앞에 아줌마가 자기에게 보낸 시선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는 다신 물어보지도 않으실걸...

생각5- 내가 먼저 다가가서 "할아버지 어디를 찾으세요?" 라고 물어보면 그건 과잉친절을 베푸는 것이겠지?

생각6- 나도 여기 지리 잘 모르는데, 모르는 곳 물어보면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서라도 내가 알려드려야 하잖아, 그럼 귀찮아질거야

 

 

단 몇초동안에 나 혼자서 머릿속으로 오만 잡다한 생각들을 하면서

그 할아버지와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데, 인근에서 초등학교 횡단보도에서 교통봉사를 하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님이 그 허름하고 술냄새까지 풍기는 할아버지를 부축해서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무료급식을 하는 건물로 들어가셨다.

그 때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나의 출근길을 서두르는 비겁한 아줌마가 되었다.

그 날, 나는 그 할아버지가 내게 길을 물어보셨다면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되었을까?를 내내 생각하면서 걸었다.

 

 

 

 

 

 

착한 사람, 바른 사람은 그런 상황에 절대로 많은 생각들을 하지 않는다.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도 전에 자동으로(습관적으로) 먼저 그 허름한 차림새의 할아버지에게 다가가서

어디를 찾으시냐고? 물은 다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것이다.

원래가 착한 사람은 자신이 한 행동이 착하다는 생각도 하지 않으며,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행동들이 몸에 밴 사람인 것이다.

나는 절대로 그런 원래 착한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도 남의 눈을 의식하고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르랴 머리를 돌리르랴 정작  행동으로는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랬다. 그런 내가 세상을 살면서 착한 척(?)을 하면서 살려니,  그 모든 것들이 스트레스가 되고

나는 늘 바른 사람이어야 한다는 큰 의무감으로 똘똘 뭉쳐서 살기 때문에

착한 행동 다음에 뭔가를 은연중에  바라게 되고,

그걸 알아주지 않으면 속상해하고 억울해 한다는 생각을 했다.

버스나 전철안에서 어르신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나의 그 기본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자동으로 연결되는 것도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그 자리가 숨이 막히게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며, 그런 하찮은 일로 불편함을 감수하기 싫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세뇌되어서 너무 강하게 각인된 도덕적인 행동들과 생각들은 어디까지나

어린시절, 도덕시간에 배운 이론들일뿐, 나라는 사람 자체가 원래 착한 사람이 아닌 것이다.

원래 착한 사람은,

착한 행동을 하고 뭔가를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절대로 그걸 알아주지 않는다고 서운해하거나 억울해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