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병동생활에서 만난 두 명의 20대 아가씨들(?)

2012. 2. 29. 22:11★ 나와 세상

 

 

 

 

고3 시절 내내,  하루에 3, 4시간 이상을 잔 적이 없을정도로 열심히 공부해서 합격한 사관학교,

학비면제는 물론이거니와 품위유지비로 한 달에 30만원씩 현금도 지급되는 사관학교의 합격소식에

우진이를 비롯해 부모님들도 기뻐했었다는데..............

입학식전에 받던 교육중에 허리가 아파서 들린 의무실에서 허리쪽의 통증이라는 말에

검사를 해서 허리 디스크라는 결과가 나와서, 그 영광스러운 사관학교의 합격은 취소가 되고 말았다.

그 때의 우진이를 비롯한 부모님들의  실망감과 좌절감이 어떠 했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안타까움을 느껴었다.

내가 입원해 있던 병실에서 만난, 올해 스무살이 되는 여학생 우진이의 사연이었다.

키도 170이나 되는 우진이의 모습은 너무나 순수하고 이쁜 여학생이었으며, 사관학교 제복을

입어도 무척이나 어울릴 것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매일 매일 딸을 찾아오는 곱디 고운 자태를 가진 우진이의 엄마의 모습에는 늘  표정이 없었다.

학창시절,  허리가 아픈 것을 그저 공부를 하르랴 아픈걸로만 생각해서 디스크일거라는 생각은

꿈에서조차 못해 봤기에 사관학교 합격소식 후에 알게된 디스크 진단, 그리고 합격 취소는 우진이에게는 큰 상처였을 것이다.

(입원해 있을 뉴스에서 사관학교 입학식(2,23일) 소식이 나올 때 우진이는 병실 TV채널을 다른 채널로 돌렸다)

입학식이 끝난 후에 디스크라는 것을 알게 되면 합격 취소는 되지 않는다는 것과,

사관학교가 성적말고도 조건이 까다롭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경찰대학을 목표로 했지만 사관학교보다 경찰대학이 더 어려워서 간호사관학교를 선택했다는

우진이는 제복이 무척이나 어울리는 여학생이었다.우진이가 핸드폰으로 사관학교 훈련복을 입은 사진을 보여줬다)

너무 안타까운 우진양의 아버지가 국방부 장관에게 편지를 썼다는 애기까지 들었다.

허리 디스크가 심하지 않아도 앞으로 우진이는 사관학교 진학은 할 수가 없으니

내년에 서울의 중상위권 대학의 장학금을 목표로 올 한해를 재수하겠다는 우진이는,

부모의 바램때문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공부를 하려는 의지가 강한 여학생이었다.

두 딸을 가진 엄마인 나는, 그 여린 아이가 올 1년동안을

작년에 했던 그 고생을 또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만으로도 안스럽기만 했었다.

공부를 못해서 대학을 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타까움이 더했던 우진이의 사연이었다.

 

 

 

 

 

내가 입원한지 삼일째 되던 날, 아침, 응급처치를 끝낸듯한 기럭지가 엄청 길어보이는

처자 한 명이 들것 비슷한 침대에 실려와서 굴리다 시피 해서 내가 입원해 있는 607호 병실의 침대로 옮겨졌다.

옆으로 돌아 눕지도 못할 정도로 허리 통증이 심해 보였다. 경련이 멈추지 않아서 새벽3시에

양방병원 응급실까지 갔지만 그 곳에서 진통제를 처치 받고도 허리의 경련이 멈추지 않고

통증이 너무 심해서  한방으로 유명한 내가 입원한 병원을 찾았다고 했었다.

그 처자를 데리고 온 보호자는 부모님을 비롯한 이모 부부까지 4명이나 되었다.

그 처자의 허리 통증이 얼마나 심했는지 그 분들의 옷차림새와 머리 매무새만으로도 당시의 긴급함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올해 모대학 치공과을 졸업하고 취업을 앞둔 스물 세살된 늘씬한 처자였다.

MRI결과로는 허리 디스크가 3개나 터졌다고 한다.

그랬으니 그 통증이 얼마나 심했을런지...... 그 때까지 그 처자 또한 자신이 디스크라는 것은

상상조차 못하고, 그저 작년 한 해동안 갑자기 불어난 체중 때문에 허리가 좀 간간이 아프다고 생각했었단다.

이 곳 척추 전문 병원에 입원 2주만에 또 알게 된 정보 중 한 가지는,

비만은 만병의 원인이라는데, 척추질환도 비만이 큰 문제가 된다는 거였다.

평소에 올바르지 않는 자세가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그와 아울러 비만또한 척추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큰 원인이라고 한다.

이 처자는 입원한지 이틀만에 수술 없이 봉침술 만으로 서서히 움직이더니만

3일째 되는 날엔 일어나 앉을 수 있었고, 젊어서 그런지 3일째부터는 혼자서 서서 걸어다니는 것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스물 세살된 이 처자의 이름은 상희였다.

이 처자 또한 키가 170이라는데 나보다 훨씬 커보였다. 아가씨라서 그런지 과자도 좋아하고

친구들의 방문이 많았고, 보여지는 세련된 모습과는 다르게 옆 침대에 누워 계시는 할머님에게도

정말로 싹싹하고 말투에서 앳된티가 나는 참 사랑스러운 아가씨였다.

통원을 하기로 하고  상희씨는, 입원한지 열흘만에 퇴원을 해서 나보다 더 빨리 퇴원을 했었다.

 

디스크라는 질환이,

허리의 통증이나 관절염 비슷한 질환들이 이제는 더 이상은 중년의 아줌마 아저씨들이나

노인들만의 질환이 아니라는 것을 척추 병원에 와서 뼈저리게 느낀 경험들이었다.

평소에 바른 자세와 시시 때때로 허리와 목을 위한 스트레칭도 해줘야 하며,

장시간 동안의 컴퓨터 사용도 자제를 해야 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리고 현대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비만이, 이 척추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특히 갑자기 불어난 체중)

큰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