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4일 수요일 새벽4시 30분에....

2012. 4. 6. 09:43★ 부부이야기

 

 

 

 

 

자다가 깨서 새벽 2시에 베란다로 나갔다.

구석지에 쌓여 있는 재활용 쓰레기들이 보인다.

재활용쓰레기를 버린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쌓여 있었다.

쪼그리고 앉아 재활용쓰레기들을 분리를 해서 정리를 해 본다.

프라스틱은 프라스틱끼리, 참치캔이나 스팸캔등 캔종류는 캔끼리,

신문을 비롯한 종이류는 종이류끼리, 과자봉지등 봉지류는 봉지류끼리

분류수거를 했다.

그리고 내 마음을 정리해 본다.

내 마음 안에서도 어지럽고 정신 없이 흩어져 있는 것들을

따로 따로 종류별로 분류를 해서 깔끔해서 분리를 해놓으면 좋겠다....!

는 생각을 해 본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분리한 재활용쓰레기들을 버려야지 생각한다.

 


 

 

 

오늘도 우리집 남자는 많이 마시나보다. 체념을 하고 노트북을 켜고 마우스로 여기저기를 클릭해본다.

수학여행을 간다고 설레여하던 혜미가 싸놓은 가방을 본다. 백점을 맞아 온 수학 2단원 단원평가 시험지도 보였다.

가슴이 뛴다. 두근두근... 쿵쿵 그리고 쿵쾅~~ 쿵쾅~~ 하면서...

막연한 두려움과 무섬증이 느껴진다.

오만가지 생각들이 내 머리통을 채워오기 시작한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도로변에 잠시 잠깐 쓰러져 있는 동안, 지나가던 차에게 깔려 객사를 하신 작은아버지가 생각난다.

시어머님을 모시고 시고모님과 시할머님 댁에 다녀오면서 내가 느끼던 불편함도 생각났다.

다음 주에 있는 시아버님 제사도 생각났다.

허리때문에 시골 병원에 입원하신 친정엄마도 생각 난다.

그리고 연달아서 다음 주주중에 있는 친정아버지 제사도 생각했고,

나날이 커가는 내 두 딸들의 뒷바라지를 할 생각과, 나와 남편의 노후 준비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그런 생각들을 하다보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명치 끝이 아파오면서

또, 가슴이 뛴다. 쿵쾅~~ 쿵쾅~~ 하면서... 손, 발이 오그라 들고 저리는 느낌도 받게 된다.

뒷목이 뻣뻣해지면서 골치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냉장고 문을 열고 아침에 일어나면 김밥 도시락을 싸주려고 준비해 놓은 재료들을 본다.

그리곤 아침에 먹을 김치찌게를 끓이고, 쌀을 씻어 밥을 미리 지어 놓는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잘 정리를 해오고 있는 가계부를 들쳐보면서 계산기를 두드려 보기도 한다.

 

그것도 소용이 없는 것 같아서, 모든 것들을 떨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블로그에 접속을 해본다.

 새벽 4시가 훨씬 넘었을 때 현관문 번호키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 가족의 일원 중 마지막 한 분의 귀가를 알리는 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