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17. 06:00ㆍ★ 부부이야기
우리 아이들 세대에는 맞벌이라는 단어도 존재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두 딸들에게도 나는 늘 말한다. 능력 있는, 경제력이 있는 사람이 되라고~~
출산과 육아문제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여자는 사라지게 될 거라고,
그런 것들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여자는 사라지게 될 거라고~
그런 이유들은 머지 않아 한낱 핑계거리가 될거라고...
지 난 토요일,당직근무를 하는 남편을 출근시켜주고 전에 살던 남양주에 들렀다.
친하게 지낸 두 언니를 봤다.
부업을 하던 미자 언니는 지금도 그 일을 하고 있었다.
손이 야무지고 빠른 그 언니는, 그 일로 한 달에 130만원이 넘는 수입을 얻고 있었다.
현재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아들내미 하나뿐인데, 직장생활을 한 남편도 있는데 여전히 열심히 돈을 벌고 있었다.
40인치 벽걸이 TV를 구입하고, 전기밥솥도 새로 바꿨다고 한다.
주방에 냄비 세트도 몽땅 다 새로 구입을 했다. 쇼파도 새로 바꿨다.
남편이 번 돈으로 생활을 하고, 언니가 번 돈으로는 평소에 갖고 싶었던 집안살림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부러웠다. 그리고 존경스러웠다. 그 언니의 여전한 부지런함과 솜씨들이....
나만 놀고 먹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향선배인 창희 언니, 가게를 차리고 나서 친정엄마와, 친정 동생과 함께 하고 있다.
보미, 혜미와 동갑내기 남자 형제를 둔 언니는 등이 아파서
지금도 2주일에 한 번씩 18만원씩이나 하는 인대강화 주사를 맞아가면서 일을 하고 있었다.
음식솜씨가 좋은 언니, 고질병인 심한 등통증(디스크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다음 달부터 두 아들놈 학원을 끊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 언니의 근면성실한 남편도 번다. 그런데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식당을 나가기 전, 두 아들들과 일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이 먹을 저녁 반찬들을 준비해 놨다.
그 날은 내가 사 간 삼겹살과 상추가 있어서 무우국만 끓이면 된다고 했다.
작은 아들내미와 친구가 먹을 간식까지 차려주고나서야, 나와 함게 집을 나섰다.
두 언니를 태우고 미나리를 뜯으러 갔었다.
시골에서 자란 두 언니들은 시골에 가서 살고 싶어한다.
나물 캐러 가거나 밭에 뭔가를 심어서 직접 수확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나도 같은 시골에서 자랐는데도 나물캐는 일이나 농사일 하는 것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친정엄마 고춧밭에서 고추 따던 일도 하루 하고 지쳐서 쓰러질 것 같았으니까......
식당문을 열기전에, 부업 일을 잠시 접고 두 언니를 태우고 그 날, 나는 미나리를 뜯으러 다녀왔다.
어중간한 직장생활을 접은지도 벌써 4개월이 넘었다.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나서 생산직외엔 일자리 알선 문자도 없었다.
그리고 나도 적극적으로 일 자리를 알아보고 있지 않고 있다.
내 두 딸들은 더 이상 엄마인 내 도움 없이도 잘 생활할 준비가 되어 있다.
목디스크도 더 이상 핑계가 되지 못한다. 이 두 언니들도 오랜 부업으로 목디스크가 있어도 일을 하고 있다.
나보다 더 아파도 일하면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남편의 아침을 준비하고 이틀에 한 번꼴로 양파즙을 내려서 남편을 챙기고,
가끔씩 자다가 깨서 남편의 대리운전을 하러 나가고, 대리 운전 출근을 시켜주고
집안 경조사를 챙기는 일 외에는 요즘엔 나는 하는 일도 별로 없는데도 피곤해서
입 안이 다 헐었고 어깨가 빠질 것 처럼 아프기만 하다.
집안 일을 하면서 가족들을 살뜰히 챙기는 게, 돈 버는 일이라는 말도 위로가 되어주지 못한다.
집안 일 해도해도 티도 안 나고, 가사 노동일도 월급 계산하면 백몇십원이 넘는다고 하는 말도 요즘엔 내게 위로가 되어주지 않는다.
일을 하면서도 집안일 다 하고, 가족들 다 챙기고, 집안일 다 챙기는 주부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돈을 못 버는, 실제적으로 경제적인 수입을 창출하지 못하는 주부가 설 자리는 점점 없어지는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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