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31. 08:28ㆍ글쓰기 공부, 연습
문예창작학과 수업을 4주차까지들었다.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글을 쓰는게 어렵게 느껴질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이 든다.
무슨일이든 배우는데 더디고 어렵게 생각하는 평소의 나와는 다르게,
글쓰기만은 나의 대한 이야기들만 쓰는거니까, 솔직하게만 쓰면 되니까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문예창작학과 강의를 4주동안 듣다보니, 글을 쓴다는 것이 그저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기만 하는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4주차 수업인 지난주에 배운 강의내용중에서 글을 쓰는것(문학)은 <폭로>라고 했었다.
나쁜일을 드러낸다는 뜻이 있다고 한다.
나도 그런 차원에서 나의 남편, 나의 시댁의 관련된 나쁜일들을 이 공간에 폭로하면서 고자질을 하는 글을 썼었다.
문학은 기록하고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발견해야 하는 거라고도 했다.
그런면에서는 나의 글들은 전혀 새롭지도 않았으며, 뭔가를 발견할 수 있는 글은 아니었다.
그저 나의 글쓰기는 나의 하소연들이었고 푸념들이었다.
나름 글을쓰면서 마음을 다잡고 가다듬기도 했지만 글을 쓸때뿐, 가치관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선이 달라진 것은 없었다.
문학의 즐거움은 삶의 진리의 비밀 엿보기라고도 했다.
다른 사람의 비밀을 엿보면서 삶의 진리를 뭐라고 생각했었나를 생각해보기도 한다.
어렵다. 그래서 이제까지 쉽게 생각하던 글을 쓰는 일을 어렵게 생각하게 될까봐서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엊그제는 문예창작학과 학교에서 직접 듣는 특강도 들으러 다녀왔다.
시하고는 거리가 먼 내가, 강태영시인이라는 분의 강의를 1시간 30분정도 들었다.
시 분야는 아예 제쳐 놓고 한 번도 쓸 생각을 하지 못했던 나였는데 머지 않아 나도 시 한편을 무조건 써야 할 것 같다.
타고난 시인을 부러워했다는, 시인으로 등단했지만 출판계의 편집위원과 대한민국의 굵직한 작가들을 배출했다는
강태영시인님의 살아온 이야기가 바로 대한민국의 문학계의 역사인 듯 싶었다.
강의가 끝난 후 수강생 누군가 질문을 했었다.
재능은 정말로 없는데 열정만으로도 글쓰는 일을 계속해도 되는거냐고 물었다.
작가가 될 수 없는 수백가지 이유가 아니라 되어야 하는 단 한가지 이유 때문에 글을 쓴다는
김형아 작가의 글을 인용해서 강태영 시인이 대답을 해주셨다.
좋은 소설의 조건은 세 가지라는 것도 알려 주셨다.
흥미진진할 것, 새로워야 할 것, 독자를 불편하게 만들 것.......
사실과 진실은 다르다는 말을 문학창작의 첫걸음 과목을 강의하시는 교수님이 말씀해주셨다.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드러내고 내 이야기를 쓰면 된다는 생각을 했던 나였다.
강의를 들을수록 글쓰는 것과 관련한 공부를 하다보니,
내가 글쓰는것을 너무 쉽게 생각했나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고 이해할 줄 아는
눈이 없다면 절대로 좋은 글을 쓸 수 없다는 말과, 다른 사람을 진정 이해할 수 없다면 글을 쓰지 말라는 어느 학우님의 말도 기억에 남는다.
배울수록, 알아갈수록 글쓰는 것을 더 어려워 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해보게 된다.
유일한 나의 글쓰기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이 블로그에서조차 글을 쓸 때마다 망설여야 한다면 어떡하지?
이런 내용은 쓰지 말고, 저런 내용을 적당히 써도 되고, 그러다 보면 진짜로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은 못하게 되지 않을까?
이 공간에도 나의 솔직한 마음을 100%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조차도 깊이 생각하고 글을 써야 한다면 어떻하지?
글쓰기 공부를 시작하다보니 글을 쓴다는 것에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고, 어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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