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5. 08:59ㆍ글쓰기 공부, 연습
글을 잘쓰고 싶다면 일단은 책을 많이 읽고 꼼꼼히 읽으라고 했다.
다독과 정독 그리고 곁들여지는 충고가 고전을 읽으라고 했다.
그런면에서 나는 글을 잘쓰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책을 읽었으되 많이 읽지도 않았지만, 고전은 거의 읽지 않는 사람이었으며
활자들을 하나나라 꼼꼼히 읽는 사람도 아니었다.
5주차 수업도 다 들었다.
1학기 중간에 지쳐 포기할까봐서 4과목만 수강신청을 했는데 조금씩 욕심이 생긴다.
4과목만으로도 좋은 점수 받을 자신이 없는데도 2학기때에는 6~8과목을 수강신청해서 더 듣고 싶어진다.
나와 같은 시기에 방통대에 입학한 친구의 말대로, 늦게 배운 도둑질 때문에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내 글쓰는 실력이 형편없고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글을 쓰는게 어렵다는 걸 알게 해주는데도 강의를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소설을 잘 쓰는 사람은 거짓말(구라)을 잘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 소설가는 실제로 술자리에서도 거짓말을 아주 잘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고 했다.(예, 황석영씨)
시쟝르에서는 김재하시인이 대표적인 예라고 하면서 교수님이 들려주는 에피소드들은 정말로 재미있었다.
그리고 잡놈이 글을 잘쓴다고 했다.
이런저런 풍부한 경험을 많고 잡다한 지식이 많은 사람이 글을 잘 쓴다고도 했다.
제출해야 할 과제때문이 아니라 요며칠동안 나는 시집을 읽고 있다.
소리내서 읽기도 하고, 한두편의 시를 외우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그리고 유행가 가사들도 적어 보기도 한다.
수강한 4과목중에서 가장 재미없고 지루하게 느끼던 과목의 교수님의 자작시 한 편을 어제부로 다 외웠다.
그리고 그 교수님이 좋아졌다. 왜냐하면 강의하시는 도중에서 아버지를 주제로 쓰신 본인의 시를 읊으시다가
자기 감정에 취해 울컥해서는 목소리가 떨리시는 모습에, 그 분의 감점이 내 가슴으로 고스란히 전해져 왔기 때문이었다.
그랬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기질적으로 강하고 이성적이고 냉정한 사람보다는 감성이 풍부하고 마음이 여린 사람을 좋아했던 것이다.
밝고 명랑함도 좋치만 상처가 있고, 그러면서도 그걸 엄살스럽게 티내지 않으면서 본인이 감당하려는
여린 자신의 모습을 포장하려는 나약함이 느껴지는 그런 사람을 나는 좋아했던 것이다.
연세도 있으시고 강의도 지루하게 하시는 교수님이었는데 이번 5주차 강의에서 시를 읊으시는 그 모습을 보고 나는 그 분의 강의를 좋아하게 되었다.
나에게 이런 배움의 기회를 준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이번 주말에는 서울 남산의 있는 "문학의집"도 탐방을 해볼 계획이다.
그리고 예전 남편의 회사주변에 있는 메기매운탕도 먹으로 가기로 했다.
내 기력 회복을 위해서, 아주 가끔씩은 나도 맛나고 몸보신에 좋은 음식들도 먹으러 다닐란다.
잘 챙겨먹는데도 속으로는 맘고생을 하는지 점점 체중이 줄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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