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톨게이트 밤근무 상식 1

2018. 3. 22. 14:27톨게이트



말번 근무는 밤 9시 50분에 부스에 입실해 다음 날 아침 6시까지 근무를 한다.

자동차 통행량이 없는 지선인데다가 야간이라 오가는 차량이 더 없는편이다.

그래도 졸면 안된다.

드문 드문이라도 차가 있기 때문이다. 어제는 8시간 근무하면서 총 130대 정도 차량을 처리했다.(낮시간엔 대략 7,8백대, 본선은 1700, 1800대 될것이다


말번 근무때는 4종 5종 트럭 중, 차량 번호가 아, 바, 사, 자로 시작되는 노랑색 번호판을 트럭은

밤11시부터 오전 5시까지 심야 할증이 된다. 그래서 통행료가 50% 할인이 된다.

10년전엔 심야 할증 시간이 되면 모든 4종 5종 트럭이 감지되면 기기에서 자동으로

통행료가 할증된 요금이 적용 되었는데 지금은,

근무자가 육안으로 차량 번호와 번호판 색상을 확인하고 영상에 맞춰 할증 KEY를 조작해야만

할증 요금이 적용된다.

4종 5종 트럭 중 주황색 번호판에 원안에 있는 '영'자가 표기된 트럭도 통행료 할인이 적용된다.

물론

하얀색 초록색 번호만을 단 트럭이나 보통의 1,2,3종 트럭은 심야 요금(3종 트럭중 심야할인되는 차량은 기기에서 자동으로 알려줌)

할인은 적용되지 않으며

일반 자가용도 심야 할증 요금은 적용 되지 않는다.

그래서 밤근무엔 늘 전방을 주시하고 근무해야 한다.

할인 적용된 트럭 번호판이 영상(사진)으로 봐서 식별이 불가능할 경우, 부스 안 근무자는

육안으로 본 차량번호를 정확히 보고 근무표에 기재를 해야 한다.

사무실에는 할인해준 4,5종 트럭 모든 영상을 매일 심사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옆 차선 하이패스 차선으로 휙~휙~ 지나가는 다른 차량들의 소리에도 집중해야 듣기도 해야 한다.

혹여라도 하이패스 차선을 지나는 차량 중에 고속도로 기기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이상 소음이 들리면 근무자는 바로 사무실에 전화를 해서 기기 파손을 확인해보라고 알려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근무자의 근무 태만이 문제 될 수도 있고, 고속도로 기기 파손이 있을 시 늦게 발견되거나

훼손한 차량을 찾지 못하면 근무자가 변상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고속도로에 설치 되어 있는 기기들 대부분이 수입품이나 보기엔 별 것 아닌 것 같은 기기도

그 가격이 최소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짜리도 있기 때문이다.


톨게이트 수납사원이라는 직업,

머지 않아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라질 직업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벌써 인근 민자도로와 도로공사 구간에서도 수납사원 없이 전 차선이 하이패스로 바뀌어 가는 추세라고 들었다.

그 때가 되면 수납사원 직업을 가진 직장맘들 수천 명이 실업자가 될 것이다.

그리 되면 길바닥에 돈을 깔고 다니다가 시간 다 보낸다는 볼멘 소리를 하는 운전자들도

하소연 사람이 없어지게 될 것이고, 사람이 사람에게 현금을 건네면서 통행료를 지불하는 풍경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남편의 고등학교 때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부터 남편 기분이 급 우울해진 듯 싶었다.

남편과 친했던 친구였고 10여년 즘에 뇌경색으로 한 번 쓰러지고 반신불수가 될뻔 했다가

아내의 극징한 간호로 거동하는 것엔 지장이 없었으나 시력을 거의 잃었던 친구다.

내가 블로그를 통해 몇 번 이야기를 했던 남편 친구이기도 했다.

젊은 시절 사업 흐르랴 거의 매일 술에 쩔어 살다 가정엔 무심했던 남편이었음을 스스로 반성하고

내 남편을 만날 때마다 술 끊고 집사람에게 잘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친구였다.

나도 몇 번 만나, 그 친구 집 앞까지 대리운전을 해서 데려다 준 적이 있던 사람이다.

아직 결혼 안한 딸(미대 재학중)과 50대 초반의 아내를 두고 남편의 친구는

그렇게 어제 오후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갔으나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이승의 사람들과 이별을 했다고 한다.

밤근무를 위해 낮잠을 청하려는 내게 전화를 걸어 친구의 죽음을 알리는

남편의 목소리가 떨리고 울음에 묻어 있었다.


어제 밤샘 근무를 하고 오늘 아침 6시 40분에 집에 도착을 했다.

번호키 누르는 소리에 고3 작은딸이 이런나 등교 준비를 하고 남편도 눈을 부비고 일어났다.

지친 몸을 씻고 아침밥도 안 챙겨주고 난 바로 잠자리에 들었고

어렴풋이 작은 아이의 현관문 닫는 소리만 들었다.

11시즘에 일어나 집안 일을 하고 늦은 아침을 먹고 나니 오후 1시가 되었다.

2월분 관리비 송금을 하고 며칠 밀린 가계부 작성도 했다.

작은 아이 4월 급식비가 이체 되어서 자동이체되야 하는 적금 하나가 입금 되지 못했다.

큰 아이 원룸 월세 30만원도 이번 주말에 또 송금해야 한다.

말일이면 큰 아이 대학 등록금 분납 신청한 62만원을 또 송금해야 하는데..... 통장 잔액이 부족할 듯 싶다.

친정엄마와 큰 시누(시어머니 생신때문)의 전화를 받았다.

나의 시어머님은 참 변하지 않는 한결같은 분이신 것 같다.

나 또한 변하지 않고 한결 같은 사람으로 살고 있으니 어머님이나 나나 다를게 뭐가 있나 싶기도 하다.

오늘도 밤근무를 해야 한다.

오후에 한 두시간 억지로라도 잠을 청하고 늦은 저녁을 먹고 밤8시 30분즘에 출근을 해야 한다.

그래도 오늘 밤샘 근무를 하고 나면

내일, 모레 이틀을 쉴 수 있다는 기대가 있으니 조금은 행복해진다.

직장인이 되면 휴무를 하루 앞둔 날은 덜 피곤하게 느껴진다.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이 이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