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6. 28. 14:26ㆍ톨게이트
새벽 세시 사십이분, 부스 안 형광등 불빛 마냥 머릿속이 하애지기 시작한다.
마비된 신경이 되살아나고 , 근육마다 힘이 빠지고 눈이 감기기 시작한다.
십여분만에 자동차 한 대 진입한다.
사무적으로 인삿말을 건네고 운전자와 눈을 맞춘다.
눈을 제대로 뜨고 있는 것도 힘든 시간이다.
"영수증 받아가세요!" 라는 전자음이 섞인 여자의 목소리와 함께
영수증 기기의 '발행'키를 눌러 종이 영수증을 운전자 손에 건네준다.
말도 아깝듯이 내가 건넨 영수증을 손가락으로 튕겨서 버리는 운전자를 본다.
무안하지도 않다.
저사람은 뭐가 저리도 못마땅해서 있는대로 인상을 쓰고 있는걸까?
저 운전자 눈에 비치는 내 모습도 혹시 저런 모습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날 비웃듯 영수증을 버리고 간 운전자를 보내고 나니 실실 웃음이 나왔다.
왜 그 때 실없이 웃음이 나왔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부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본다.
근무자가 들어왔다. 모니터 시각을 보니 세시 사십 팔분이다.
네시부터 다섯시 십분까지는 내 휴식시간이다. 내 이름이 적힌 명패를 빼고 의자에서 일어난다.
지하통로를 걷는 내 걸음걸이가 건들거린다. 졸려서 그런 것인지 어지러워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이부자리가 깔린 탈의실에 들어가 바로 불을 끄고 눕는다. 어둠속에서 핸드폰을 들어 알람을 맞춘다.
잠이 든건지 눈만 감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채 시간이 흘렀다.
알람 소리에 눈을 뜬다. 새벽 5시 10분이다.
곧 출근할 초번 근무자들을 위해 탈의실 창문을 열고 이부자리를 갠다.
명치끝이 콕콕 찌르며 아프다. 새벽 한 시부터 지속되는 통증이다. 그래도 오늘은 구역질은 나지 않아 다행이다.
하행3번 부스 근무자 화장실 교대를 한 번 해주고 초번 근무자들을 맞이하고 사무실로 입실한다.
새벽 06: 45분 집에 도착해서 씻을 때즘에 출근 준비를 위해 남편이 잠에서 깨어난다.
남편 출근하고 고3 딸 아침밥을 챙겨주고 빈 속으로 잠자리에 든다.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아침밥을 먹으면 최소 세 시간은 깨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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