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운전습관

2009. 11. 5. 20:43★ 부부이야기

 

오늘 아침에도 술이 덜 깬 남편을 출근시켜주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다.

여직도 주차할때는 버벅대는 내 운전실력으로 이렇듯 술이 덜 깬 남편을

출근시켜주고 돌아오는길엔 꼭 대리비조로 2만원 혹은 3만원을 받는다.

술취한 남편을 데리러 간 날에도 대부분 나는 3만원정도를 받는다.

운전하다가 도로에서 끼여들기를 할때면 나는 여직도 긴장이 된다.

그만큼 운전엔 자신이 없고 지금 마음 상태로 봐선 운전에서만은

영원히 두려움을 버리지 못하고 늘 겸손한 마음을 가질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나에게도 못쓸 운전 습관이 있다.

내가 운전을 하기까지 내가 가장 많이 보고, 가장 많이 배운 운전의

스승이 내 남편이다.

그로 인해 나도 모르게 남편의 안 좋은 운전습관을 나도 모르게

배우게 되었다는것이다.

운전경력24년인 남편, 결코 얌전하게 운전하는 사람이 아니다.

끼여들기, 신호 위반도 자주 하는 사람이며, 좌회전 차선에서도 얌체같이

끼여드는 행동도 굉장히 자주 하며, 속도위반도 자주 하는 낙제생

운전자이다. 그로 인해 나는 남편과 동석을 해서 어딜 갈때면

그런 남편의 운전습관에 대해 자주 지적을 했고 잔소리를 했다.

그리고 내가 직접 운전를 해보니 그런 남편의 나쁜 운전습관이 더 위험하게

느껴졌기에 제발 좀 얌전하게 하라는 잔소리를  더하게 된다.

가끔씩은 남편이 운전하는 차에 앉아 가는날엔  내 발가락엔 힘이 들어가고

저절로 온몸이 뻣뻣하게 긴장될 정도로 남편의 운전은 과격한편이다.

운전은 그사람의 인격이라라는 예전 CF선전문구가 생각난다.

그렇게 남편의 운전 습관을 지적하고 잔소리를 했던 내가 남편의

과격한 운전 습관을 나도 모르게 습득을 했는지 커브를 돌거나

정지를 할때 굉장히 과격하게 운전을 하는 것이다.

제일 많이 보고 배운게 남편의 운전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보고 배운다는 말을 이처럼 실감나게 경험한게 없을 정도이다.

신호위반은 여직 절대로 안하고 있으나, 그것 또한 지금보다 더

초보이던 나는 몇 번이나 신호를  미처 보지 못하고 빨간색으로

바뀐 후에 교차로에 들어선적이 많았다.

목적지에 도착을 해서 주차를 하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릴때도 나도 모르게

굉장히 격하게 행동하는 나를  깨닫는 경우가 참 많이 있다.

이런 나에게 남편은 나하고는 비교도 안되게 나의 운전 습관에

대해서 심하게  지적하고 잔소리를 한다.

운전은 절대로 남편에게 배우면 안된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럭저럭 나는

예전 남편에게 운전을 배우면서 심한 괄세와 구박을 받으면서도 꾸욱 눌러

참았으며 나의 운전실력이 초보이니 당연한것이라 스스로 다짐을 하며 남편의

운전 연수에 성실하게 임하는 제자(?)여었다.

자신의 운전 습관이 과격한 것을 지적 받을때는 화를 내던 사람이

내 운전이 조금 자신과 닮아 있음을 깨닫는 순간에 더 불같이 화내면서

초보 주제에 운전을 과격하게 한다고 핀잔을 준다.

머리로는 이런 운전 습관 나쁜데 생각하면서도 어떨때 나도 모르게 남편의

운전 하는 모습을 고대로 따라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나는 운전을 처음 배울때 밤운전부터 배웠다.

남편의 대리운전 하면서 배우기 시작했다.

새벽시간이라 오가는 차들도 적었고, 밤근무를 하는 날부터

천천히 혼자서 운전을 하기 시작했었다.

첫운전대 잡던날엔 남편을 태우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새벽2시경에

도로의 노란색 중앙선을 보지 못해서 역주행을하기도 했던

그런 초보운전자였던 나였다.

그때 남편은 내리라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이 여자가 죽을라고

환장을 했다면서 얼마나 무섭게 화를 내던지..

허지만 그때 전 새벽시간인데다가 첫운전이라서 그 노란중앙선도

인식하지 못했을정도로 식은땀 범벅의 초보운전자였다.

지금도 남편은 그때의 일을 들먹거리면서 나의 첫운전을 비웃는다.

나도 여느 초보운전자들처럼 처음엔 시속 3,40키로를 넘기지 못하서

다른 운전자들 속을 터지게 했고 빵빵대는 다른 차들의 클락숀 소리에

움츠려 들어서 벌벌 떨기도 했던 평범한 아줌마 초보운전자였다.

지금도 나는 운전은 초보이지만 적어도 운전중엔 벌벌 떠는 일은 없어졌다.

허나 주행을 할때 나도 모르게 핸들를 격하게 꺾는 습관과 급정거를

하는 운전 습관만은 정말로 버려야 할 나의 나쁜 운전습관이다.

지금도 고속도로를 지나가야 하는 동생집에 운전을 하고 갈때는

남편이 옆좌석에 있어야지만 안정이 되는 나는 여전히 정말로 초보

운전자이지만 쌍문동 시댁 정도는 이젠 거뜬히 혼자서 갈수 있게

되었으며 딱 한번이지만 1시간 거리에 있는 부천 동생집까지 남편 없이

내 두아이를 태우고 간적이 있으니 앞으로는 조금씩 조금씩 차분하고

바람직한 운전습관을 지닌 운전자로 거듭나야 할 것을 오늘 새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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