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한 남편 용서하기가 아니라 그냥 살기

2010. 2. 4. 07:46★ 부부이야기

 

간통이나  불륜이라는 단어가 끼지 않는 드라마는 거의 시청률이 나오지 않을정도로

이 세단어가 빠지면 요즘은 드라마가 만들어지지가 않는듯 하다.

막장 드라마라고 있는대로 욕을 하면서도 그 드라마가 할 시간이 되면 TV 앞에 앉아 있는다.

오죽하면 "착한 드라마" 라는 말이 나왔을까 싶을정도로...

결혼을 하고 한남자의 아내가 된후에 시청하게 된 드라마중, 가장 분노하는 드라마 설정은

외도하는 남편들의 모습들이고, 그에 따라오는 내연녀의 연기를 하는 여배우를

지독하게 미워하기도 하고 가끔씩은 그 내연녀를 꿈속에서 처참하게 두들겨 패기도 했던 아줌마였다.

분명히 잘못은 남자가 했는데 대부분의 나와 같은 주부들은 그 남편보다는 그 남편의 내연녀에게

더 많은 비난이  쏟아지는 이상한 심리를 가진 우리시대의 아줌마 대열에 나도 끼여 있음을

어쩔수 없이 인정하게 된다.

이 세상의 불륜에 빠진 년놈들은 싸그리 쳐죽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줌마였다.

그런 더러운 불륜에다가 사랑이라는 단어를 붙히는것들이 웃긴다고 생각했던 아줌마였다.

남편에게도 종종 바람 피고 싶거나, 웬지 나 말고 다른 여자가 주체 할수 없을정도로 좋아질것 같으면 내 뒷통수 치지 말고 미리 예고를 해서 나에게 준비를

할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했었다.

그러면 나도 생각해보고 당신과 깨끗하게 이혼해주겠노라고 말하고 있는 마누라이다. 현재까지는..... 허나 그게 현실이 된다면?

어느날 남편이 휴일날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비보를 듣고 달려간 병원에서 남편차에 함께

차를 타고 있다가 함께 죽음을 맞이한 수년동안 내연의 여자의 존재를 알게 된 아내,

그때 아내는 남편의 죽음보다는 그동안 자신을 속이고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더 분노한다.

전적으로 난 그런 설정에 그 아내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수 있는데 내 남편은 그런 여자의 심리 이해 못한다고 했었다.

어째튼 죽었는데 그게 그렇게 용서가 안되는거냐고... 헐.... 나란 여자랑 13년 넘게 살아온 남자가 저리도 여자의 마음을 모를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진짜로 여자와 남자의 심리엔 많은 차이를 느끼게 된다.

 

 

 

몇년전즘에 남편이 아는 사람이 아내 모르게 어떤 외간여자와 식사 몇번 하고 데이트 몇번

했던 바람을 들킨 일이 있었다.

그둘의 관계가 정확히 어디까지 갔는지는 모르고, 아마도 내 남편은 알아도 내겐

말안해줬을지도 모르겠다.

여차저차 해서 그 남자의내 나이 또래였던 아내가 그 사실을 알고 죽네사네 하고

이혼까지 갔던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어찌 해서 그 두사람은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살기로 했는데 그 일이 있고 나서

남자는 사회생활을 못할 정도로 그 아내의 집착은 심해졌고 그로 인해서 그 남자가 나중에 되려 많이 힘들어 했다는 애길 들은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 그 사람과 함께 가진 술자리를 마치고 들어온날 밤에 필히 그 아내는 내 남편에게 확인 전화를 걸었고 나도 그녀의 그런 전화를 받아서 지금 막 도착했다고 보고를 해준적이 있었다.

 

웬지 남의일 같지 않았던 나는,  마음 같아선 그녀에게 뭐라고 해주고 싶었지만 내가 그녀의 가정사를

알고 있다는것만으로도 그녀에게 상처가 될 것 같아서 그냥 내 남편이 집에 들어왔다는 말만 해주고 끊었다.

가끔은 우리집에까지 그녀가 전화를 해서 자신의 남편이 오늘 내 남편이 만나는게 맞는지도 확인하기도 했고,

가끔씩은 자신의 남편하곤 전화연결이 안된다고 나보고 내 남편과 전화 통화를 한 다음에 자신에게 전화를 좀 해달라고

하는,  반은 정신 나간 여자마냥 초조해하던 기억이 지금도 난다.

나와 동갑이었고 몇번 가족이 함께 만난적이 있었으나 그저 안면만 있는 정도 였다.

당시 나는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남편에게 서서히 느슷해질 무렵이라서 남편의 대한 외도를 의심하는 병이 사그라질 무렵이어서 다행이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나도 그런 남자를 알고 지내고 있는것만으로도 내 남편 까지 의심했을것이다.

그래도 그런 그녀의 모습이 웬지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전화를 끊고 나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었다.

그녀가 이해가 됐기 때문이다. 나도 늘 남편의 대한 그런 의심을 해서 힘든 시간을 보낸적도 있었고

늘 술자리로 늦은 귀가를 하는 남편을 상대로 수백편의 소설을 쓴 전적이 있었던 나였기에...

남편에게 그 후에도 몇번 물어보긴 했지만 남편은 이젠 자기도 모른다고, 다만 그 남자가 낮시간에도 1시간에 한번씩 전화를 걸어대는

와이프 때문에, 밤에 일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일은  거의 못한다고.

밤시간엔 10분에 한번씩 전화를 걸어오고 어쩌다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난리가 난다고...

그래서  내 남편도 이젠 그 남자를 만나는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지경이라고...

그 남자의 외도 사실을 그 아내가 어떻게 알게 되었냐고 남편에게 물었더니

이미 낌새가 이상했는지 남편몰래 아내가 핸드폰에 위치추적을 했다가 만난것을 잡았다고~

그후로 몇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엊그제 남편에게 물어봤다.

그 남자 부부 지금은 잘살고 있냐고?

요즘도 연락은 하고 지내지만 가정사는 잘모르겠다고 말을 안해서...

다만 그 아내가 가게를 새로  시작해서 열심히 돈 벌고 있다는것만 알고 있다고 했었다.

아마도 그녀는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문득문득 불현듯 그때의 일이 생각나서 남편이 쳐죽이고 싶을정도로 미울때가 있을것이다.

남편에게 집착하고 살아가고 많은 아내들의 모습을 보면, 그리고 내가 이전에 남편에게 지독하게 집착했던 나를 봐도,

일을 하는 직장맘 생활이 어떤면에서는 훨씬 남편의 대한 집착에서 조금은 벗어날수 있는 방법일런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