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26. 17:17ㆍ★ 아이들 이야기
청심환을 먹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보미 학교를 들어섰다.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면서 긴장된 내 마음을 더 오그라 들게 했었다.
아마도 내 옆에 남편이 없었다면 펑펑 울음을 터트렸을지도 모르겠다.
생활지도부 선생님을 만나서 보미의 대한 정확한 얘길 들었고
보미반 담임선생님반으로 올라가서 보미 담임선생님과의 면담도 했다.
나보다 남편이 더 차분하게 얘길 잘해주었으며 결혼하고 처음으로
남편의 대한 든든함을 절실하게 아주 절실하게 느낀 오늘 하루였다.
내가 인쇄해간 A4용지 4장 가득한 내용은 한순간에 쓰레기가 되었다.
돌아오는 길엔 요며칠간의 마음 고생으로 식음을 전폐하고 불면증으로
얼굴이 다 일어나고 입술이 다 부르튼 피곤함이 조금은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수학여행 가기전, 나는 친한 언니를 통해 얼마전에 학교 6학년 학부형 모임에서
문제가 있는 학생들의 명단에 보미가 올라가 있다는 얘길 들었고, 그 충격으로 쓰러질뻔 했다.
어떤 문제인지 모르지만 그 모든 사실을 모든 부모들은 알고 있는데 당사자인 나만
모르는것 같아서 안타까워서 나에게 얘길 해주라는 어떤 엄마의 권유로 나와 친한 언니도
많이 망설이다가 애길 해주었다.
어떤 문제인지 뭔 일인지도 알수 없었고 수학여행 하루 전날 보미에게 추궁해서 물어볼수도 없었다.
보미가 수학여행 가있는 2박 3일동안 나는 하루에 한끼 식사도 할수가 없었고
잠을 도저히 이루지 못하고 충혈된 눈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그동안 학부형들과 어울리지 않는것에
대한 후회를 처음으로 했었다.
소문이라는에 원래 확대되기 마련이지만 여하튼 내 딸 보미가 그 좋치 못한 소문에 오르락 거렸다는것만
으로도 충격적인데 그 얘기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것들이 있었다.
6학년중 우려가 되는 아이들과 보미가 어울림으로서 한건의 폭력사건에도 보미가 목격자로
관련이 되어 있었고, 보미가 그로 인해 머리에 돌을 맞았다는 소문,
그리고 6학년 전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여학생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아이가 내딸 보미라는 소문.
얌전한것같으면서 무리를 져서 쉬는 시간마다 모사를 꾸미는 아이, 수업태도도 불량한 아이.
내가 선생님을 오늘 만나러 가기전에 들은 내 아이의 대한 소문들이었다.
오늘의 생활지도 선생님과의 면담과 보미의 담임선생님과의 면담의 결과는
그런 명단 따위는 존재하지 않다는것과 그런 얘길 어느 학부형에게 들었냐는 되물음만 있었다.
되도록 보미가 무리를 져서 어울려다니지 않도록 하고, 문제가 되는 친구와
떨어져서 다니도록 엄마가 당분간은 하교시에 보미를 데리고 가줄것을 부탁하셨다.
그리고 담임선생님은 얌전한 보미가 공부보다는 다른쪽에 흥미를 가지려는것에 대해
공부쪽에 신경을 쓰도록 지도만 해주면 된다는것 이게 전부였다.
다른 소문들은 다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소문일뿐이고 주시되고 있는 아이와 어울려
다니는것만으로 만들어진 소문일뿐이니 전혀 신경 안쓰셔도 된다는 답변이었다.
크게 문제가 되는것은 없었기에 학교측에서 따로 연락을 드리지 않았다는것,
그런 작은 문제로 일일이 학부형에게 연락을 해줘야 한다면 날마다 연락 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보미 담임선생님.
생활지도부 선생님이 바로 혜미의 담임선생님이었다.
성의껏 말씀해주신 태도에 남편은 내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거나 어떤 사소한 일에라도 연루가 되면
언제든지 제일 먼저 연락해주실것을 부탁한다고, 내 아이가 잘못을 하고 실수를 하면 선생님은 선생님 나름대로
학교에서 지도를 해야 하는거구, 우리 부모도 집에서 좀더 아이에게 신경을 써서 지도하겠다고,
이런 저런 소문들이 모든 학부형들 사이에 퍼져 있는 얘길 가장 나중에 우리가 알게 되었을때의 그 당황스러움
내아이가 잘못을 할수도 있고 실수도 할수 있고 그로 인해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당연히 지도를 해야 하는데 이건 절차상으로 좋치도 않는 소문을 거꾸로 다른 부모들 입을 통해
들어서야 되겠냐고. 우리는 우리 보미를 위해 언제든지 바른길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는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으로 키울 자세가 되어 있는 엄마 아빠라고 말하는 남편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내가 결심한것은 두가지이다.
이번일을 계기로 보미에게 더 관심과 사랑을 가질것이고.
어색하고 불편한 엄마가 아닌 뭐든 얘기 할수 있는 그런 엄마가 되어 줘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남편은 학교를 믿고 선생님을 믿는다고 말했지만 나는 학교를 믿지 못하는 엄마가 되었고
선생님도 각자가 인격이 다르다는 느낌, 모든 선생님이 아이들을 지도하는데 있어서
모두가 존경받을수 있는 선생님만 있는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아이는 내가 지도하고 지킨다는 강한 결심,
내 아이의 잘못된 모든 점들은 다 부모 탓이라는 생각.
엊그제부터 시작한 보미의 교과서 공부를 좀더 열심히 해서 이제는 보미의
공부도 봐주는 선생님 역할도 내가 함께 해주겠다는 결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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