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엄마 되고 싶어 놀이기구 한번 탔다가 죽을뻔했다.

2010. 7. 12. 06:12★ 아이들 이야기

 

 

 

 

초등학교 시험이라고 해도 시험은 시험인지라 두딸들이 고생을 했다.

아이들보다 어쩌면 엄마인 내가 더 딸아이들의 시험이 끝나길 바랬다.

이쁜 내딸들이랑 수다떨 시간도 부족해지고, 공부 싫어하는 엄마인 나도

함께 공부를 해서 함께 문제집 풀고 공부해야 하는게 귀찮아서~

나란 아줌마는 문제 있는 엄마인것은 맞다.

2주일전에 약속한것을 지키기 위해 서울 능동에 있는 어린이대공원을 향해

아침 8시 30분에 집에서 출발을 했다.

작은아이의 친구 한명도 함께 데리고~

남편이 조기 축구를 가면서 나와 아이들을 대공원에 데려다주고 갔다.

어린이대공원에 몇년만에 온지 모르겠다. 13살인 보미가 5,6살때 와봤던가?

많이 단장을 했고 크기면에서도 웬지 더 커진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여전히 입장료는 받지 않고 있어서 좋았다.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일요일 아침 9시가 살짝 넘은 시각에 도착하니 사람도

거의 없었고, 대공원 근방에 사는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들만 산책을 하는 모습만 보였다.

아마 비가 내렸기 때문에 자유이용권 (19,000원)를 끊고 본전을 뽑고도 남을 정도로

스무번 이상 놀이구를 탈수 있었을것이다.

10시부터 놀이기구를 탈수 있다는 직원의 설명에 오락실에 들어가서 게임을 한번씩 하고 나서

아이들은 제 세상을 만난듯 점검을 마친 놀이기구들을 찾아 헤매면서 열심히 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점검을 끝내서 아이들이 처음으로 탄게 바로

이 "하늘그네" 라는 이 기구였다.

당연히 나는 놀이기구를 타지 못하기 때문에 우산3개와 가방 한개를 매고 짐군으로 서 있었다.

보는내내 나는 보는것만으로도 어지럼증이 느껴졌으나,

이 기구를 시작으로 아이들은 본격적으로 놀이기구를 타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 기구를 내가 탈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이름도 나 기억나지 않는 온갖 기구들은 타러 다니는 아이들을 보니

그저 뒤따라 다니는것만으로도 지치는 부실한 몸을 가진 엄마로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런 작은 즐거움으로 행복해 하는 아이들인데 왜 이런 나들이가 쉽지 않는것인지....

 

 

 

큰아이는 외모는 나를 닮았는지 모르겠지만 저렇게 활동적이고 운동신경도 좋은듯하다.

어지럼증이 많고 운동신경이 둔한

나와는 다르게 차멀미도 안하고 스릴 있는 놀이기구도 과감하게 타며,

시시한것들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모습을 보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88열차는 비가 그친 다음에 탈수 있었고, 같은 기구를 두번 세번씩도 탈수 있었으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동안에도 개의치 않고 신나게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아이들이구나를 느끼면서 엄마로서 괜한 흐뭇함도 느낄수 있었다.

 

 

 

좋은 엄마, 놀이구도 함께 타줄줄 아는 그런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 나서, 아니 내 살아생전에 두번째로 놀이기구를 타보는 시도를 했었다.

그게 바로 아이들이 제일 처음 타본 "하늘그네" 였다.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다.

그 모습을 보니 용기를 얻어 우리 일행 말고는 아무도 타는 사람이 없어서

용감하게 탑승을 하고 안전벨트라는것도 맸다.

 

 

 

 

 

높은곳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좋을줄 알았다.

위염 증세가 없는 요즘이라서 구토증과 어지럼증도 느끼지 않을것 같았다.

타는 내내 딸들이 엄마 괜찮아?

토할것 같애? 조금만 참아 엄마, 이젠 내려 갈거야....

아줌마, 괜찮으세요?

딸내미 친구까지 걱정이 되는지 돌고 있는 내내

아이들이 전부 내 걱정뿐이다.

눈을 뜰수 조차 없었고 속은 뒤집어지고  

밖에서 봤을떄는 그리도 짧게 느껴지던 그 빙빙 도는 시간이

왜 그다지도 길게 느껴지는지...

에구에구, 다 타고 내리면서 토할것 같고 식은땀도 나고

어지러워서 죽는 줄 알았다.

진짜로 친구 같이 좋은 엄마, 놀이기구도 함께

타주는 엄마 노릇은 두번 다신 못할것 같았다.

 

 

 

 

 

 그렇게 스무번을 넘게 기구들을 타는 중간에 우동과 떡볶이와 음료수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먹고도 다시 한번 돌아가면서 무슨 88열차를 타고 바이킹을 두번이나 타고

유령의 집에 들어가서 비명을 질러대고 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리 좋아하는 것을 왜 그렇게 그동안 데려와주지 않았을까 반성해봤다.

어지러움증과 구토가 잔재되어 있었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니 엄마로서 작은 기쁨을 느끼는 하루였다.

돌아오는 길에 갈비집에 들러서 돼지갈비로 외식을 하는

사치를 부려보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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