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3. 06:04ㆍ★ 부부이야기
올 여름에 "뇌암" 판정을 받으신 이모부님의 요즘 근황을,
(관련글 http://blog.daum.net/bo8284/13522460)
얼마전, 우연히 하게 된 이모와의 전화통화로 들을 수 있었다.
그 동안 이 곳으로의 이사와 시어머님이 다치신 일 때문에 이모부님 안부는 챙기지 못했다.
이모부님이 거동을 못하게 되시면서, 이제는 대소변도 이모가 다 받아내시고 있었다.
주변 아프신 분들을 챙기는 것도 쉽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점점 내 살기도 바쁜데... 하는 나로 변하게 된다. 시어머님의 건강이 회복되자 불현듯 이모님이 생각났다.
어제, 동생에게 전화를 해서 함께 찾아가 뵙자고 약속을 하고 오늘 찾아뵙기로 했다.
동생이 사는 곳은 동탄, 내가 사는 곳은 부천...... 이모님이 사시는 곳은 서울 중랑구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서 다녀오면 반나절이면 되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핑계를 댔었다.
시골에 계신 엄마도 이모부님이 돌아가시기전에 한번 가봐야 하는데.. 하시면서
참 사람 노릇 하는 것도 쉽지 않구나 하셨다.
이모에게는 자식이 딱 한 명 뿐이다. 모 대기업의 연구원으로 재작중인 이모의 서른 네살된 아들,
출산 휴가 마치고 얼마전에서야 복직을 한 공무원인 며느리와 돌쟁이 손녀딸,
이모의 가족의 전부이다.
남편 주변에도 아픈 어른신이 계신다. 한번은 찾아뵈야 하는데... 맘만 먹고 있을 뿐이다.
내 친지분들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나도 연말이면 불우이웃 성금은 소액이지만 꼭 내고 있다.
모르는 타인들을 위해서는 때때로 시간을 내고 돈도 쓰면서 정작 내 친지나
나와 관련이 된 사람들을 잘 챙기지 못하고 살아가는 나 자신을 자주 보게 된다.
어떤 것이 제대로 사람 노릇을 하고 사는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아마 이모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힘든 이야기를 하고 잠시라도
위로 받고 싶으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9년전에 돌아가신 시아버님의 오랜 병환으로 누워 계시던 아버님을 찾아와주던 친지분들에게
어머님과 남편과 내가 느끼던 그 고마운 마음을 기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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