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을 앞둔 평범한 아줌마의 일상

2011. 2. 1. 06:00★ 부부이야기

 

 

 

 

새해 1월 2일부터 시작된 잦은 술자리로 감기님이 다시 오시는지 목이 칼칼하고 몸살기가 있다는 서방님이시다.

징그러운 놈~ 간이 배밖으로 삐져 나온 놈~ 지금이 명절 연휴 시작 되기전 며칠전인데 감히 서슬 퍼런

마누라를 보고 숙취로 인한 피곤함을 감히 떠들어 대는 내 서방님은, 참으로 순진무구한 남정네임이 틀림이 없다.

영악한 남자라면 이런 때에는, 마누라 눈치를 살펴가면서 마누라 비위도 좀 맞춰 준다던데...내 서방은 요즘 남자가 아닌 듯 싶다.

그래도 아프면 내가 피곤하니까.. 하믄서 대추 한봉지를 사고, 친정엄마가 보내주신 국산 생강을 왕창 넣어서

생강대추차를 만들어서 남편의 목구멍으로 넘겨주는, 대인배의 마음을 가진 마누라가 되어 주었다.

 

 

 

 

 

 

 

이틀에 한번씩 양파즙을 집에서 직접 달여서 서방님께 받치는 선행(?)도 2주일 가깝게 해오고 있다.

이런 나의 서방님의 대한 봉양들의 기록들을 다시금 나의 가계부에 기록을 해둬야 할까 고민중이다.

예전에,  양배추와 사과를 갈아 마시게 (그땐 남편을 갈아마시고 싶을때였는데..쩝~) 하던 것도,

검은콩 삶은 물을 마시게 해주던 것도, 녹즙 갖다 받치던  그 모든 선행들을

나는 노트를 따로 마련해서 철저하게 기록을 해두던 무서운 마누라였다.

나중에 손해 배상 청구 할 것도 아니었는데...ㅋㅋ

 

 

 

 

 

 

어제는 학원을 다니고 있는 큰 딸을 위해 샌드위치를 만들어 두고 집을 나섰다.

새벽에 남편과 함께 집을 나섰다. 남양주에 있는 예전 다니던 병원에 다녀와야 해서...식도염 약을 타러~

그 병원에 있는 내 의료 기록들을 CD 한장에 다 저장을 해서 받아왔다. 내 의료기록 복사 CD한장에 만오천원이나 했다.

이런저런 검사결과는,  식도염 말곤 다른 곳에 전혀 이상이 없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대신 야식을 되도록 하지 말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귀담아 들었다.

살찔려고 일부러 많이 먹는 것도 피하고, 밤늦게 먹는 것도 피하라고 했다.

가벼운 운동은 해주면 더더욱 좋고~ 대신 힘들다 느끼는 운동은 하지 말라고도 했다.

 

 

 

 

 

서방님께서 새콤달콤한 오이도라지 무침이 드시고 싶다고 해서 그것도 만들어 드렸다.

요즘 옥이님 덕분에 이런 저런 요리들을 시도하는 마누라를 보고 이젠 이런 저런 요구들을 하고 계시는 서방이다.

몸이 좀 회복된다 싶으면 또 술을 가까이 하시는 서방님이시기도 한다.

그런 서방님을 위해 이런 저런 것들을 챙겨 주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다.

 

 

 

 

 

 

 

 

 

 

어제는 명절 음식을 하기 위한 시장을 보고, 재료들을 손질하는데 밤10시까지 주방에서 보냈다.

올해는 어머님께서  굴전이랑, 버섯전(표고버섯전)이 드시고 싶으신지 생전 안해가던 두 가지 전을 추가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입맛이 도통 없어서 아무것도 드시고 싶지 않으시다고 하시면서, 그 전을 드시고 싶으신 것 같다.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호박죽도 만들어 가야 할 것 같다.

호박값도 만만치 않았다. 명절 음식준비만으로도 카드 값 장난 아니게 들었다.

그래도 명절인데.... 맛있게만 먹어주면 좋다... 생각하면서 열심히 만들어보려 한다.

어제는  명절날 먹을 물김치를 만들었다. 식혜도 만들어 놨다.

잡채와 7가지(동태전, 동그랑땡, 호박전, 굴전, 표고버섯전, 깻잎 참치전,꼬치전) 전은 오늘 부칠 생각이다.

두부전이랑 고기산적도 부쳐야 한다.

꼬막도 샀다. 서방님이 좋아해서 샀다.  골뱅이 무침도 만들어 가기로 했다. 돈을 펑펑 썼다.

아마 오늘은 음식 하는데 하루를 다 보내게 될 것 같다. 나는 손이 느린 주부니까....

시댁은 내일 아침 일찍  가기로 했다. 남편은 내일도 출근을 한다고 한다.

같은 음식을 해도 시댁에서 하면 두배는 몸이 힘들고 고되다.

그래서 집에서 만들어서 가는 게 몸도 맘도 편하다.

이번 설명절은  나에게 즐거운 보람으로 남을지, 서럽고 서글픔으로 남겨질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