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12. 11:11ㆍ★ 나와 세상
실제로는 너그럽지 못한 사람이면서 마음 넓은 사람인 척 연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의 자식자랑을 듣고 있는 걸 견뎌내지 못하는 나의 짧은 인내심에 다시금 후회를 하게 된다.
학생이 공부를 잘해서 전교 1,2등을 하고 그런 자식을 둔 부모가 다른 사람에게 조금 자식자랑을
하는게 뭬 그리 꼴불견이라고 너그럽게 들어주지 못하고 속이 꼬여서는 내 아이들에 대해 묻는 질문에
"제 아이들은 둘 다 그다지 잘난 구석이 없어서 뭐 그다지 내세울게 없네요. " 라고 대답을 했을까?
꼬여 있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아이들의 성적우수함과 좋은 대학 입학의 가능성을
자랑하고 착한 마음씨와 반듯한 인성을 은근히 자랑하는 아이 엄마에게 내 벨이 꼬여 있었던 것이다.
현재 입시정보와 자식에 대해 다 아는 듯한 아이 엄마의 태도가 눈꼴시러웠을 것이다.
대부분 부모가 그러하듯이 그 엄마 또한 자기 자식의 대한 약간의 자부심과 믿음을 갖고 있었을뿐인데 말이다.
그리고 속으로 그런 그 엄마를 부러워했을 것이다. 자식의 대한 믿음이 저리 투철할 수 있는 그 엄마를.
나는 나 자신을 믿지 못한다. 매번 자신 없어하고 사소한 지적질에도 밤잠을 설치며 고민을 한다.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보다는 내 주변,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사람으로 나를 바꾸려 한다.
그래서 내 아이들, 남편도 무조건적으로 믿어주는 흉내를 내지 못한다.
자기 반성이 지나쳐서 때로는 열등해져서 열등감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보잘것없는 내 재주들을 부끄러워하고 자신없어하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 하나의 습관으로 자리 잡고 말았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를 되도록 피하게 된다. 사교성에 문제가 있는 듯 해서.
남편과 내 아이들 외에는 다 불편하고 그들과의 만남을 피곤한 일로만 생각하는 건 변하지 않는 듯 싶다.
있는 내 모습 그대로를 드러내면 나를 싫어할 것이라는 짐작으로 모든 만남이 있을 때마다 잔뜩 긴장을 한다.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갈수록 내게 재능이 없음을 알게 되고 머릿속에서 둥둥 떠다니는 문장들과
이야기들을 정리해서 나열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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