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7. 4. 13:28ㆍ★ 부부이야기
어지러운 집안모습과 아이들의 초라해진 모습 때문에, 우연히 알게된 집에서 할수 있는 부업을 이유로 출퇴근을 하던 닭꼬치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었다. 번호키 현관문이 편리한 점도 있지만 그로 인해 집에 돌아왔을때 집에 아이들이 없는 경우가 자주 생기기 시작했으며, 때론 작은아이가 더위에 지쳐서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어 있고 큰아이는 피아노 학원에 가고 없을때도 있고, 놀이터에 가 있는 경우도 있었으며, 이저렵혀진 집안꼴은 그렇다쳐도, 저금통을 털어 100원, 200원을 엄마 허락없이 군거짓을 하는 버릇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다니던 공장(?) 직원도 그만두고 어려운 경제력이 날 불안하게 했으며, 날이면 날마다 기본적으로 3,40분씩 사무실앞에서 기다려야 하는 것도, 진땀을 흘리면서 닭피비린내를 맡으면서, 선풍기 한 대 없이 일을 해야 하는것도, 날이면 날마다 도시락을 싸가는 일을 게으른 내가 귀찮아 하면서 그만두기로 하고, 새로운 부업을 시작한지 4일이 되었다. 한 장당 8.90원 한다는 이 부업도 내가 중간에 그만둘지도 모르겠지만, 어제까지는 천천히 손에 익히는 연습을 하고 4일동안 300장정도를 했다. 바느질처럼 시력이 나빠질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것 같았고, 손에 익으면 출퇴근을 하던 닭꼬치 아르바이트 벌이보다 더 나을것 같다. 이젠 부업을 하지 않는 나는 생각할 수가 없다. 밤까는 부업을 할때는 허리 아프다고 한두번 밤서너개 까주는게 전부였던 남편이 나의 부업을 거들어 준덕에 아직도 서투른 나의 부업을 무사히 마칠수 있었다. 밤12시반까지 함께 남편이랑 함께 일을 하는게 나는 좋았다. 그 서너시간동안 두 번이나 한갑에 2,500원 하는 담배중에서 2개피를 피러 나가는 남편을 보고, 마누라는 90원 벌려고 이리 애쓰는데 몸에도 안좋고 2,500원이나 하는 담배를 두 개피나 피러 나가고 싶냐고 잔소리를 한마디 했다. 매사에 모든게 진지하기만 생각하는 나의 성격에 대해 처음으로 남편에게서 지적아닌 충고를 해주는 말도 들었다. 내가 그런 사람이었던가? 바른생활 사람은 스스로는 참 피곤할거라고, 난 내가 바른생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산적이 없는데, 그저 평범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으로 살고 있으며 대부분의 세상의 주부들이, 아내들이 나처럼 살거라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단다. 대강 대충 넘어갈 일은 그려려니 넘기기고 하고 조금은 흐트러져서 헤벌레 하면서 지내면 자기가 더 편할거라는 말도 해준다. 아침에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고 간만에 집안 청소를 하고 밀린 다림질도 하고 나니 12시가 됏고 학교에서 돌아온 보미와 함께 어젯밤에 급하게 만든 닭도리탕에 상치쌈을 싸먹었다. 조금 있다가는 보미를 데리고 치과를 가야 할것 같다. 날 닮아서인지 보미는 치아상태가 안좋은것 같다. 작은아이는 남편을 닮아서 충치 하나 없는데 보미는 벌써 치료한 충치가 벌써 5개가 넘는다. 남편 월급날이 며칠 남지 않는 오늘, 처음으로 우리집에 생활비가 떨어지지 않았다. 부업, 결코 무시할수는 없는것 벌이인것은 확실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