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비한날의 일기

2004. 9. 18. 22:38★ 부부이야기



작년 4월쯤에 친구네 집앞에 있는 미용실에서 파마를 한뒤로1년 5개월만인 오늘, 3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파마를 했다.미용실에 처음 들어설때만 해도 전처럼 그냥 길이만 자를 생각이었는데 문득 무슨 변덕이었는지 내입에서는"머리 아주 짧게 잘라서 굵은 웨이브 넣어서 파마 해주세요!"라는 말이 먼저 나갔고 3시간 정도를 미용실에서 앉아 있어야했다.앞머리는 어떻게 해드릴까요?라는 질문에도 보기 싫치 않을정도로만 알아서 잘라주세요!머리 기장은 어느정도 잘라드릴까요?그냥 보기 싫치 않을정도로만 알아서 잘라주세요..나는 늘 그모양이었다. 미용실에 가서도 그랬고 과일가게 과일을살때도 대충 주인이 골라주는 과일을 받아서 왔고,가격을 깍아달라거나, 덤으로 뭘하나 달라거나 하는 말을 하질 못한다.파마를 끝내고 머리에 바르는 로션을 발라주면서 남자 미용사가머리 감고나서 드라이로 다 말리지 마시고 집에 헤어로션이나트리트먼트 있으시면 살짝 발라주시고 머리카락에 물기가 전혀 없을땐머리 묶지 마시고, 앞으로 적어도 이틀정도는 머리 감지 마시고,1주일안엔 찜질방이나 대중탕 가지 마세요...등등의 주의 사항을 말해줄때나 뒷머리 이쁘게 나왔나 한번 보세요라면서 손거울을 가져다주면서 뒷통수를 한번 보라고하는 미용사의 말에도 아니요 됐어요. 뒷통수가 납작하고 두상 자체가 짱구인 나는 파마나 하거나옷을 살때도 대충 그럭저럭 됐다 싶으면 그냥 나오는게 대부분이다.파마 냄새가 늘 비위에 거슬러서 웬만하면 파마를 하지 않고지내고 싶은데 살이 붙어 있지 않는 내 인상이나긴머리가 부담스러워서 오늘은 그냥 순간적으로 파마를 하기로결심을 하고 미용실에 들린것이었다.그리고 귀도 뚫었다.멀쩡한 사람 몸에 구멍을 뚫는다는게 보기 좋치 않아 보인다는이유로 아직껏 살면서 귀를 뚫치 않고 살았는데귀를 뚫으면 두통이 조금 사라진다는 낭설을 핑계로서른 다섯해동안 한번도 해보지 않은 귀뚫는 귀걸이를 하고잠들것 같다.3천원으로 귀를 뚫고 약국에서 약을 하루치 먹고5일정도는 소독약으로 뚫은 귀를 소독만 해주면 된다고 한다.과일도 오늘은 만원어치나 샀다.포도가 요즘은 맛난것 같아서 포도 3근과 귤을 한망 샀다.슈퍼에 들러 가지와 콩나물을 사고 김치찌게에 넣을 돼지고기도3천원어치 사서 집에 도착하니 벌써 저녁 6시였다.한마리에 3천5백원이나 하는 고등어도 한마리 사서 조리고김치찌게를 끓이고 콩나물을 무치고 가지나물을 볶아서 저녁을먹고 설거지를 하고나니 밤9시가 다되었다.오늘처럼 시장을 봐서 서너가지 반찬을 할수 있고,1주일에 한번 정도만 나를 위해 3만원정도의 경비를 투자하고도걱정하지 않을정도로만 살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을것만같은 바램을 가져보면서 가계부 기입을 마치고 가계부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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