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시댁에 가기로 했다.
지난달 시할아버지 제사때처럼 전과 음식들을 준비해서
추석전날갈려고 했는데 시어머님이 이번 명절은 연휴도
길고 막내시누도 있고 큰시누도 자기 시댁에 가지 않는다고
시댁에 와서 함께 음식 준비하라고 하신다.
간만에 이번 명절엔 남편이 보너스를 가지고 온다고 한다.
갑자기 또 허리가 편찮으시다고 하시는 시어머니,
늘 무슨날이 다가오면 허리가 편찮으시는 시어머니,
우연히 시기가 겹치는것뿐이라고 생각했고
그로 인해 내가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는데
늘 그런 말씀을 하실때의 시어머니의 모습은
당당하시지 못한 태도를 보이신다.
내가 집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서 시댁으로 향하는 이유는 한가지뿐이다.
우리집에서 일하는게 더 편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일을 해도 시댁에서 하다보면 큰시누
아이들 세끼 밥도 챙겨야 하고 일하는 중간중간
시댁 식구들밥을 챙기고 어머님과 일을 하다보면
어째 일이 더 더디게 느껴지고
내몸이 느끼는 피곤도 훨씬 더하기 때문이었다.
무슨 때마다 필히 내가 준비해서 가는 고기 10근과
식혜는 내일 준비할려고 한다.
이번으로 벌써 큰시누가 자기 시댁에 가지 않는게
햇수로 3년이 되는것 같다.
못된 시어머니이고 결혼할때 시댁에서 10원한장 받은적 없고
거기다가 고모부가 경마로 몇천만원 날려 먹어서라는
핑계가 더 생겨서 더욱 안 가는것 같다.
그전엔 시누가 명절이나 시댁 제사에 내려 가지않을때에는
시누와 사이가 원만하던 나였던지라 그래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나와 성격이 다른 그녀의 태도가 부럽기까지 한적도 있었는데
이번까지 안 내려간다고 하니 너무 한다 싶어진다.
시골에서 혼자서 사시는 홀시어머니, 아무리 못됐어도
최소한의 도리는해야 하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시누를 크게 나무라지 않는 나의 시어머니도 넘 하다 싶다.
신랑이랑 싸우기라도 할때에도 몇번은 시댁에 가는일을거르던 시누였다.
그렇게 따지면 내가 울 남편과의 불화가 있을때마다
시댁에 가지 않았다고한다면 울 시어머니 심정이 어떻했을까
생각해보면 어머님은 자신의 딸에게
아무리 그래도 1년에 한번 정도시댁에
들리도록 해야 하는게 옳치 않을까?
7살난 보미, 어린이집에 갈때마다 이젠 내가 입으라는 옷은 입지 않는다.
어린 시절 나는 치마를 즐겨 입지 않았는데 보미는
유난히 바지보다는치마를 더 좋아해서 늘 편한 바지를 권하는
나와 실갱이를 한다.치마를 입게 되면 속바지를
꼭 입혀야 하고 아니면 스타킹을 신겨야하기 때문에
난 웬지 보미가 치마 입는것을 탐탁치 않아 한다.
조금만 소리를 질러도 눈물을 뚝뚝 흘리는 보미는
마음이 넘 여리다.오늘도 받아쓰기를 시키면서
똑같은 문장에서 5번을 넘게 틀려서 내가소리를 질렀더니
날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하고 눈물을 뚝뚝 흘린다.
그리고 글씨 쓰기 연습하고 나서 노트 한쪽구석에
"엄마! 보미 슬퍼요. 엄마, 바보 엄마 가사합니다"라는
글씨들로 낙서를 해놨다.
그걸 보고 감사합니다를 가사합니다라고 썼다고 지적만 하는 엄마였다.
그리고 밤에 보미를 품에 안고 말했다.
"보미야! 엄마가 화내면 슬퍼?""응 무서워.
""그럼 엄마가 보미가 잘못하거나 실수 했을때도
그냥 웃으면서야단도 치지 말고 그냥 냅둘까?""
아니, 야단쳐도 무섭게는 하지 마! 너무 슬퍼!"
그래 미안해 안그러도록 할께 라는 약속을 하고
또 때늦은 후회를 했다.
보미랑 옷을 사러 가서도 이젠 보미가 옷을 고른다.
그리고 내가 골라주면 내성적인 보미가 이런말을 한다.
"내가 입을건데 왜 엄마 맘대로 고르려고 해? 내몸이잖아!""................."
예전에도 지금도 향후 앞으로도
나는 내가 아들이 아닌 딸만 둔엄마인게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살것 같다.
내 성격엔 남자 아이를 제데로 키울 자신이 없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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