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과 피서

2004. 8. 2. 17:37★ 아이들 이야기

보미가 1주일 동안의 방학이 시작되었다.

평촌에 사는 둘째 동생이 수영장을 함께 가자고 초대를 했다.

보미와 혜미를 데리고 2시간 30분동안 전철과 버스, 그리고 택시를 타고

안양 평촌에 도착을 해서 그날 오후엔 중앙공원에 가서 저녁 도시락을 먹고

보미는 생전 처음으로 인라인지 뭔지를 타 보는 기회를 가졌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힘든줄 모르고 걸음마를 떼기 위해서 기를 썼다.

내가 모르는 보미의 새로운 일면을 보면서 조금 놀랬다.

한 가지의 일을 배우기 위해서, 다른 아이들이 잘타고 씽씽 달리는

그모습이 그리도 부러웠는지 그만 타라는 내 말을 무시하고,

그리도 자주 넘어지면서도, 옷이 땀에 흠뻑 젖으면서도 포기 할줄 모르고 배우려고 기를 쓰는 그 모습에,

내가 모르는 보미의 끈기를 보면서 놀랬다.

간절히 바라면 어른이든 아이든 그렇게 열심히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위험하고 아직은 시기가 아닌것 같아서 사주지 않았는데

어쩌면 올 10월 가을쯤 보미 생일엔 그 롤라스케이트를 사줘야 할런지도 모르겠다.3

5년동안 살면서 한번도 가본적 없는 수영장이라는곳엘 가봤다.

동생집에서 가까운 실외수영장이라는곳이었는데 아이들의 천국이었다.

죽을때까지 수영복이라는것을 절대로 입지 않고 죽을 줄 알았는데

동생덕에 동생의 이웃이 빌려준 수영복이라는것을 입어보기도 했다.

뻥이 들어가 있는 수영복과 허벅다리가 다 드러나는 수영복을 그렇게

처음으로 입어봤고 우리집 아이들도, 동생네 아이들과 막내의 아들내미까지

그 뜨거운 퇴약볕에서 물속에 들어가 허우적대며 놀았다.

물론 나란 재미 없는 사람은 내내 그늘에 앉아서 동생이 아이들과

함께 노는 모습을 보거나 5분이나 잠깐 나가서 작은아이 튜브나 잡아주는 시늉을 한게 전부였지만,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여름휴가였으며 방학중의 행사로 기억되었을것이다.

어젠 남편의 직장동료가 우리집 근처에 있는 계곡으로 피서를 왔다.

그걸 핑계로 남편은 우리 가족 모두를 델구 나가 외식을 시키고

아이들에게 다시 한번 물놀이를 할 기회를 주었다.

10분이면 오가는 거리에 계곡이 있으면서도 우리가족은 그동안

이곳에 산지 4년이 되어가고 있음에도 어제로 해서 딱 3번 가봤다.

이래저래 올 여름은 여러모로 아이들에게 신나는 방학이고

내게도 생소한 경험을 하는 피서로 기억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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