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우울증

2004. 11. 11. 11:42★ 부부이야기

 

안구건조증도 있고 좀 신경쓸일이 있으면 바로 체해서 고생을 한다.

외출을 해서 두시간만 넘으면 눈이 충혈이 된다.남편과 다툴일이 생기면

그냥 싸움이 아니고 나 혼자 화내고 심하게 분노하면서 혼자 감정에 설움에 북받쳐 눈물을 펑펑 쏟는다.

시어머니와 전화통화에서 내가 하고 싶은 애기 못하고 꾹꾹

참기만 하고 전화를 끊으면 가슴이 답답해서 숨이 막힌다.

고기를 즐기지 않는 사람임에도 그런날엔 변비 걸린 사람처럼

화장실에서 끙끙거리는 날도 있다.

깜짝 깜짝 잘놀래고, 자다가 갑자기 눈이 떠져 머리가 싸아하니

에어콘이 내 머릿속에서 가동이 되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설거지 끝내고 돌아서다가 급작스레 어지럼증이 찾아와 핑그르르 천정이 돌면서 뒤로 넘어질것 같을때가 있다.

집안일 하다가도  무심결에 저절로 한숨이 나서 나도 놀랜다.

사라진 편두통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는 요즘이다.

내 동생들과 친정엄마에게 미안함이 더해지고 갈수록 시어머님이

너무 너무 싫어지고 그쪽으로는 고개도 돌리고 싶지 않아진다.그러다가 그런 내 자신이 참 못나게

느껴져서 쓸웃음이 난다.어제 엄마가 보내주신 감한박스가 도착했다.

그리고 오후에는 몇개월전에 사연으로 받을 예정이었던 도서성품권이 또 도착을 했다.

인터넷도 끊으라는 충고를 들었다.

그 인터넷 연결하는돈도 한달이면 몇만원이라면서 그돈도 아끼라고..하면서..

이제는 전처럼 편지써서 상품 받는일도 하지 않으니

인터넷도 끊어서 그돈으로 생활비 보태라고 했다.

보미가 어린이집에서 12월하는 재롱잔치에서 하는 연극에서

주인공인 장금이 역할을 맡았고 피아노 독창도 하기로 됐다고 한다.

그 애기에 나는 다시 내 아이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다.

남편은 늘 나에게 고마운 마음이고 그리고 늘 미안하다고 한다.

하지만 남편에게 있어서 나는 이젠 사랑하는 여자가 아니라

고마운 사람이고 남편에게 있어서 아직까지는 쓸모가 있는 필요한 사람일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달 아르바이트 하면 갚겟다고 동생에게 빌린 작은아이 어린이집원비를

동생 통장으로 넣었는데 동생이 다시 내 통장으로 부쳐줬다.

엄마는  어제 부친 택배비 착불로 보내서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내일 부칠 김치 택배안에 몇만원 돈을 넣어놨다고 하신다.

친정에서 동정받고 살고 있는 내 처지에 눈물이 난다.

밖에는 빗방울이 날리고 있다.

주룩주룩 내리는비가 아니라 가는비가 방울이 되서 뿌려지고 있다.

그젯밤에 낸 나의 이력서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내가 원하는 이곳 지점에서는 계산원 채용계획이 없다는것을 어제 전화로 직접 확인했다.

경력없고 짧은 학력을 가진데다가 기술없는 아줌마가 취업하기란 그리 쉽지 않음을 다시한번 실감한다.

오늘밤이나 내일쯤엔 시어머니의 전화가 있을것이다.

남편이 말한 그200만원건에 대해서 또 어떤 말씀을 하실지

굳게 다짐을 했음에도 나는 시어머니의 그 전화를 어떻게

받아서 대응할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뛰고 답답해진다.

빌려준돈 받을때도 죄인의 마음을 가져야 하는 내가 참 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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