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앓은 탓인지 폭삭 늙어버린것만 같았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도 그러했고, 방학을 해서 다시금
우리집 건너편 가게일을 도우러 온 친구 말처럼,
이번 시어머님과의 일로 인해 나는 많이 늙어버렸다.
남편때문에 자주 다투었어도 이번처럼 힘든적이 없었던것 같은데
고부간의 문제는 참으로 사람의 마음을 많이도 지치게 만든것 같다.
고민의 밤을 지새우고, 그로 인해 도진 위장병으로
그렇게 나는 늙어버린 여자로 변해 버렸나 보다.
얼굴이 상했다는 친구 말에, 새삼스럽게 거울속에
내 모습을보곤 웬지 서글픔이 느껴졌다.
잠든 남편의 얼굴에서도 힘겨운 삶의 무게를 느끼기도 한다.
내눈에 늘 처음 만난 그 모습 30대초반의 얼굴인 남편의 얼굴도
요즘 들어서는 이젠 정말 아저씨다운 세월의 무게를 느낀다.
속병이 가라앉으면 이젠 학부형이 되서 학교에도 쫒아다니게 될
내 미모(?)에도 신경을 써봐야겠고,
남편의 얼굴에 팩도 해주는다정한 아내가 되기도 해볼 작정이다.
집과 여자는 가꾸기 나름이라는 말을 명심하면서 말이다.
이번에도 오빠 가게일을 도우러 온 친구가 와서
오늘부터 나는 다시금 활기를 찾을수 있게 되었다.
내일은 친구의 도시락을 준비해서 성탄절을 함께 보낼 생각이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연휴때문에 남편은 오늘도 많이 늦어질것이다.
여전히 뒷목이 뻐근하고 머스꺼움이 다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예정대로 였다면 오늘도 친구들과 함께 보낼수 있었을텐데
친구들의 이런저런 사정들로 그도 여의치가 않게 되었다.
그래도 이번 크리스마스는 결혼헤서 처음으로 우리 가족하고만
보낼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시댁에서 대식구 설거지를 하지 않는것만으도 행복하다고생각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