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의 밤을 앞두고.......

2004. 12. 30. 14:48★ 나와 세상

검지 손가락을 부엌칼에 베인지가 3주일이 넘어서야 딱쟁이가 앉았다.

생전 설거지를 하면서 고무장갑을 끼지 않던

내가 손가락의 상처때문에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해야 했고,

빨래를 헹구면서도 고무장갑을 끼고 일을 해야만 했었다.

참 불편했지만 그덕에 내손등이 조금은 보드라워졌음을 느낀다.

무우를 자르다가 베인 상처였는데 상처 자체는 아주 작았지만

하연속살이 보일정도로 깊이 베인 상처라서,

세수를 하면서도 밴드를 부치지 않고는 그 상처가

 아파서 씻을수조차 없었다.

아이들 머리를 감기면서도, 목욕탕에 가서 아이들 때를 밀어주면서도

그 작은 상처 때문에 나는 너무 많이 불편함을 느껴야만 했다.

그렇다고 그 상처때문에 해야할일을 하지 않을수는 없었다.

그 작은 상처로 일하는데 불편하고 때로는 그로 인해짜증이 나기도 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문득 손가락을 감은 밴드를 떼고

세수를 해도 상처가 아프지가 않는거다.

아, 이제 아물어가고 있나보다... 라고 느끼고 홀가분한 마음이다.

이 작은 상처에도 이렇게라도 아무는데 걸리는 시간이3주일이나 걸렸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 그로 인해 내 마음에 난 깊은 상처,

덧나기 쉬운 체질을 가진, 나약한 마음을 가진 나로서는

이 마음에 난 상처가 다 아물기까지는 조금은

더 많은시간이 필요할런지도 모르겠다.

남들이 보면 그까짓 작은 상처 가지고 뭐

그리도 아파하고,짜증스러워 하는지 날 비웃을런지도 모르겠지만,

사람마다 그릇이 다른만큼, 나는 이제까지 내가 받은 마음의상처가

아물어가려면 조금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듯 싶다.

그 손가락에 바른 소독약과 약덕분에,

그리고 평소에 끼지 않던고무장갑덕분에 그나마,

3주일의 시간만 걸렸는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아마도 이까짓 상처정도는 1주일이면 거뜬하니 아물수도 있을텐데,

난, 체질적으로 염증이 쉽게가라앉지 않는 체질을 갖고 있는것 같다.

그처럼 난 내 자신의 마음의 그릇과,

내 인격의 정도를 제대로 알고 그에 맞춰서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내가얻은 마음의 상처를 아루만져주어야 할것이다.

인내심이 약하고, 남들에 비해 마음이 나약하다고 무조건 그걸 부끄러워만 하고,

나 자신을 비하할게 아니라,내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알고

그에 따른 처방과내 체질에 맞는 시간의 약을 복용해야만 할것이다.

늘 내 문제는 그거였다.

내 스스로 내 자신이 너무 못났다고 생각하고 그걸 추스리려고 애는 쓴다고 하면서도,

난 안돼.. 라는포기와 체념을 하는 습관적인

 나의 대한 비하가 너무 심한게그게 나의 고질적인 병이었다.

알고보면 나만큼이나 마음이 따뜻하고, 세심함을 가진사람도 흔치 않는데,

그걸 늘 예민함이라고 스스로 몰아부치면서바보같은 짓들만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날 그리 생각하니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이 어찌 나를인정해주고 존중해주겠는가........

칼럼으로 알게 된 많은 마음 따뜻한분들은

늘 나의 푸념의 글에늘 내편에서 생각해주고

날 다독거려 주었다는것에도난 감사한 마음을 평소에 갖지 못했다.

그리고 늘 날 한결같이 아껴주는 친구들도 있고,

내 동생들에게도 나는 아직은 그래도 있어줘서 든든할때도

있는 큰언니이기도 하고,친정엄마에게 나는 어디 내놔도

내딸만큼 경우바르고 어른 공경할줄알고, 반듯한 큰딸이기도 하다.

아직은 세상을 다 모르는 내 두딸들에게도

나는꼭 필요한, 세상에서 자신들을 제일 사랑해주는

엄마로 존재하고 있다는것을 잊지 말아야 할것이다.

가는 시간을 안타까워 하지 말고, 지나간 일들을 되뇌이면서

마음의 상처를 덧나게 하는 짓도 하지 말고,

다가오는 새해부터, 앞으로의 시간을 얼마나 알차게

보낼지계획을 세우는게 훨씬 바람직할것이다.

그동안 제게 늘 든든한 힘이 되어주시고,

가끔은 저의 잘못일수도 있는 일에도 제편에서

저의 잘못을 판결하는 검사이기보다는,저의 변호사입장에서 절 격려해주신

독자 여러분들에게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여러님들의 가정에늘 건강함과 행복함이 충만하시길 바라며,

송년의 인사를대신하는 보미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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