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커트와 생일치루기

2005. 1. 6. 20:59★ 나와 세상

      단발머리나 긴 헤어스타일만 고집하던 나였다. 껀정하니 키만 큰 내 마른 체구엔 짧은 머리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위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학교때부터 이날 이때까지 머리모양에 크게 변화를 준적이 거의 없었다. 파마를 하는 경우가 있어도, 결혼이후엔 대부분이 머리를 핀으로 하나로 묶고 있는게 일상적인 나의 헤어스타일이었다. 보기에도 참 지루하고, 변화가 없는 내 모습에 내가 질려서 엊그제 불현듯, 미용실에 들러서 내 살아생전의 첫커트를 해서 머리모양에 변화를 주었다. 당연히 어색했고, 파마는 금전적인 절약차원과 두아이들만3시간동안 집에 둘수 없다는 핑계로 나중으로 미루었다. 큰아이가 생전 처음 짧게 머리를 자른 날 보고,남자같다고, 아빠가 엄마 몰라보고 남잔줄 알고 우리집에들어왔다가 그냥 나가버리면 어떡하냐고 걱정을 한다. 왜 엄마는 엄마의 엄마가 준 머리카락을 맘대로 찢어버리냐고, 자른다는 표현을 하라고 해도, 보미는 가위로 종이를 자르는일에도 찢어버린다는 표현을 한다. 그렇게 큰아이는 나의 짧아진 헤어스타일이 영마음에 안드는 의사표현을 했다. 7천원짜리 커트에도 내가 파마를 할거라고 말해서인지 내가 간 미용실에서 머리까지 감겨주고 납작하게 생긴 내 뒷통수 머리에 드라이로 힘을 팍팍 줘서 최대한 멋을 부려줘서인지, 생소한 나의 모습에남편은 훨씬 더 낫다고 진심인지는 확인할수 없는 의견을 표시한다. 작은아이는 엄마 더 이쁘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하지만 커트 다음날 아침에 다시 납작해진 내 뒷머리를 모양을 보고는 작은아이가 깔깔거리며 웃으면서 엄마 머리 뒤에 이상해 라고 말한다. 드라이 같은것은 머리 말릴때나 사용하는 나, 오늘 머리를 감고 나서 드라이기로 억지로 힘을 줘보고, 고대기로도 머리를 구불려보기도 하는데 1시간의공을 들였다. 참 이뻐보이는것도 쉽지 않다는것을 새삼 느낀다. 정성스럽게 화장하고 예쁜 모습으로 단장하기 위해시간을 투자하는 여자들, 나는 존경한다. 내 아이가 둘이 되면서 어디 한번 외출을 하다보면 두아이 씻기고 머리 묶고나면, 나는 겨우 세수하고 머리 말리기도 시간이 빠듯했었다 .그나마 아이둘이 지금은 커서 옷은 스스로 입을줄 알게 되었다. 그런 연유로 나의 화장술에 입술라인 그리고 아이섀도우도 칠할수있는 여유를 가끔씩은 부릴수가 있게 되었다. 그런 연유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아가씨들 못지 않게뽀얀피부와 세련된 화장을 하는 모습을 보면그녀들의 부지런함에 저절로 존경심이 생기게 된다. 제부가 얻어다준 2005년 가翁罐?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1월4일 화요일엔 평촌 동생집에서 동생이 끓여준 미역국을 먹으면서 내 생일을 맞이했다. 월요일 오후에 아이들과 함께 2시간이 넘는거리를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동생집에 도착을 했다.동생이 역시 엄마는 여전히 언니만 챙겨준다고,큰딸 생일이라고 생일도 기억해주고, 우리들 생일은생전 기억도 못해주시더니만... 라고 말한다. 친정엄마가 동생집으로 택배로 보내주신 보성 참꼬막과 떡국을 챙겨서 내 생일날밤에 남편차로 집으로 돌아왔다. 시어머니께서 남편에게 전화를 하셨다는 애길 들었다. 돌아오는 동안에도 남편은 고속도로 통행료가 없어서내게 2 700원을 받아서 통행료를 냈다. 그런 남편에게 무슨 생일선물을 바라겠는가? 마지막으로 챙겨뒀던 나의 비상금 4만원에서 2만원을남편에게 건네주고, 잠들기전에 남편의 생일축하해, 미안해그리고 사랑해라는 어색한 고백을 들었다. 생뚱맞게 꿈꾸지 말고 그냥 잠이나 주무셔.. 라는나의 무뚝한 대답에 남편은 아마도 무안햇을것이다. 그런때 내 모습에 나도 화가난다. 마누라 생일에 아무것도 해줄수 없는 남편 마음을 내 모르는것이 아닌데 괜히 남편 마음을 다치게 했다. 돌아서서는 금방 후회할 말은 정말이지 하지 말아야 하겠다. 그렇게 나의 생일은 동생들의 마음과 친정엄마의 보성참꼬막의 선물을 받으면서 마무리가 되었다. 동생들에게, 친정엄마에게 늘 미안하고 고맙고 늘 받기만 하는 언니이고 큰딸인것 같아서 미안하고 죄송스럽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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