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부업

2005. 4. 11. 14:42★ 나와 세상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 뒷길로 쑥을 캐러 다녀왔다. 여기로 이사온 5년 가까운 시간동안 봄이 왔다고 쑥을 캐러 나가본것은 처음있는 일이었고, 스물살부터 시작된 도시생활에서부터 따져도 봄내음을 맡을수 있는 논둑길에서 쑥을 캐본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세수도 하지 않는 나에게 쑥캐러 가지 않으련? 라고 물어온 고향선배언니 전화한통덕에 나는 그렇게 성인이 돼서 처음으로 쑥을 캐러 집을 나섰다. 쑥국을 한번 끓어먹을만큼만 캤다. 쑥을 캐러 갔다 온 그 행위자체가 나에겐 신선한 경험이었으며, 나 혼자는 죽었다 깨어나도 시도해볼수 없는 행동이기도 했다. 오늘밤엔 봄내음이 나는 쑥국을 맛나게 끓여 먹을수 있을것 같다. 이래 저래 나는 요즘 그 언니덕을 너무 많이 보고 있는 중이다. 손가락 상처가 아문지도 열흘이 넘었음에도 밤까는 부업을 쉬고 있었다. 쉬다보니 하기가 싫어지고, 다시 시작하기엔 돈의 액수가 넘 적다는 생각에 다시 하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고 있던중이었다. 동생이 짜증을 내면서까지 밤까는 부업 하지 말라고 했던말보다는, 내 자체가 쉬었던 일을 다시 시작하려니, 5키로 되는 밤을 또다시 여섯일곱시간동안 까는 일을 시작하는게 귀찮은 마음이 더 들었기 때문에 시작하는것을 망설였다. 그런데 어젯밤 남편이 나에게 뭐든 하라고 한다. 나의 근래 두어주일동안 바가지 긁는 수준이 달라졌다고, 자기가 술마시고 늦게 들어오는일에 좀 느긋했던게 밤까는 일때문이라고 착각을 한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그 일 다시 시작할까 라고 처음 물었을때는 관둬라 하던 사람이, 차라리 다시 시작하라고, 밤까는 부업할때가 더 표정이 편해보였다면서.. 남편의 그런 말이 아니더라도 돈때문이라기 보다는, 밤까는 일이 아니더라도 어떤 부업을 하면 잡념이 훨씬 줄어드는것은 엄연한 사실이다는것을 나도 너무 잘알고 있다. 다른 부업거리를 찾아보려고는 했으나 그러기엔 그런 부업들은 너무나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으며 돈은 좀 될런지 모르겠으나 집안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는 고향언니의 말을 믿고 있던터라 선뜻 다른일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전화를 걸어 오늘오후부터 다시 밤을 갖다달라고 했다. 어제 친구 결혼식에 다녀오르랴 하지 못한 빨래를 서둘러 했다. 보미를 데리고 나는 친구 결혼식에 가면서 간만에 친구세명을 만났고 남편은 혜미를 데리고 축구를 하러 갔다가 점심을 짜파게티를 끓여멱었다. 이사한 동생집에 아직도 가보질 못한게 걸려서 다음주에 동생집에 들릴 생각이고, 그 다음주엔 시어버님 기일이 다가와서 성묘를 다녀와야 할것 같다. 마지막주 수요일날이 시어버님의 기일이다. 나태해진 생활이 다시금 규칙적으로 만들기 위해 나는 다시 밤까는 부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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