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7시 30분부터 새벽2시 반이 될때까지 쪼그리고 앉아서,
밤4키로의 양을 껍질을 벗기고, 모양을 둥글게 만들어서 열심히 벗겼다.
그리곤 다음날 오후에 오는 밤아저씨에게 전날 받아서 깨끗하게 깐 밤을
드리고 수첩에 사인을 받아 놓는다.
이제서야 3번째의 양을 넘기고 아마도 12.000원양의 밤을 깠고,
그 양은 12키로가 될것이다.
손목, 손가락, 고개, 목, 허리, 어깨, 눈까지 아프고 쑤시고 아프다.
하루 5,6시간을 밤껍질을 까서 난 4천원을 번다.
내 냠편, 일요일날 딱 5개 밤껍질 까주더니만, 때려치우라고,
약값이 더 들어가겠다고, 4천원 벌려다가 골병 들겠다고,
날마다 자기가 5천원씩 줄테니까 부업이고 뭐고 때려치우라고 한다.
그래도 나는 할 생각이다.
내 자신이 아주 부지런해짐을 스스로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에..
돈때문이 아니라 생활이 아주 규칙적이 되어지고, 온몸이 너무 피곤해서
아침엔 어깨가 아파서 일어나지도 못할지경인날도 있었지만, 그래도
할수 있는날까지는 해볼 생각이다.
오후4시경에 밤4키로를 주고 가면, 밤아저씨가 그 다음날 오후 4시경에
내가 손질한 밤을 가지고 가면서, 다시 4키로양의 밤을 주고 간다.
함께 이 일을 하고 있는 보미 친구 엄마는 하루에 5키로 한다고 했다.
그나마 그 언니는 남편이 매일 일찍 퇴근을 하기 때문에,
밤겉껍질은 전부 벗겨준다고...ㅋㅋ
어젯밤에 늦은 퇴근을 하는 남편을 기다리면서, 그리고 1주일전에
동생에게 받은 사골을 밤새 끓이면서 12시에 귀가한 남편을 기다렸고,
새벽 2시 30분까지는 배가 좀 아프다는 남편과 함께 비디오를 보면서
나는 밤껍질을 손질하는 일을 했다.
그리고 2시반에 잠이 들었고 5시반경에 갑자기 울리는 집전화벨 소리에
깜짝 놀라 수화기를 집어들었더니만, 마루에서 큰아이와 자고 있던
남편이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배가 너무 아프다고 다 죽어가는 목소리가 들렸다.
자기 핸드폰으로 전화를 건 남편, 웬만해서는 아프다는 소리는 하지 않는 남편인데
참기 힘들정도로 아팠는지 얼굴이 새 하얗다.
영업하는 직원을 사장 개인 운전기사로 착각하신, 남편의 사장 어르신이
자기 볼일 보면서 남편을 차안에서 기다리게 하면서(밤12시가 다된 시각까지)
밥도 안사주고, 밥 먹고 오란 소리도 안해서 근처에 있던 만두집에서
1인분에 천원짜리 만두를 사먹은 남편이 체해서 탈이 난것 같았다.
나도 새벽까지 밤손질을 하다가 잠이 들었던지라 비몽사몽으로
남편이 있는 마루에 비틀거리며 달려가서 졸린눈을 비볐다.
손발이 차고 자꾸 춥다고, 움직일수조차 없을정도로 아프다고 말하는
남편에게 집에 잇던 매실즙을 한잔 마시게 하고, 어깨를 주무른 다음에
열손가락을 바늘로 다 따고 나서는 어깨와 다리를 주물러주고,
남편 배를 아이 배 쓰다듬듯히 계속 문지러줫다.
아마 그렇게 새벽 6시반이 되서나 잠이 들었나, 보미가 어린이집 가야 한다고
나를 깨우는 바람에 멍~ 한 정신으로 아침을 챙겨주고
병원에 꼭 들리라고 남편에게 밤새 끓인 사골국에 밥을 말아 먹였다.
작은아이도 아침에 일어나 배가 아프고 머리가 아프단다.
어젯밤에 저녁도 안먹고 잔 아이가 감기때문에 장염까지 왔나 보다.
남편과 큰아이 가고나서 작은아이 들쳐 업고 상가 소아과에 들렀다.
그렇게 나의 오전은 다 지나갔고, 밤새 내린 눈으로 도로가 얼어붙어서
오늘은 밤을 가지러 오지 못한다는 밤아저씨의 전화를 받았다.
집에 생활비 똑 떨어졋던터라 작은아이가 그리 먹고 싶어하는
딸기와, 보미가 먹고 싶다는 소갈비를 내 생전 처음으로
시댁에 가지 않는날에, 내 아이들을 먹이기 위해 고기를 재웠다.
물론 카드로 긁엇다.
내가 보미 토론식 수업으로 인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
나 처럼 내 아이들의 먹거리에 신경 쓰지 않는 엄마는 단한명도 없다는것,
우리집 아이들만큼 군거짓을 하지 않는 아이도 한명도 없다는것,
나만큼, 우리 아이들 굶겨가면서 시댁 행사에 고기 재워가는 며느리도
단한명도 없다는것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보미 친구중 두명의 집에 들릴때마다 그 집엔 아이들의
먹거리가 많았다. 떡, 빵, 과자, 고기, 과일은 필수적으로 비치되어 잇었다.
우리집 아이들 간식으로 내가 준비하는것은 식혜, 그리고 집에서 만든 요쿠르트,
간혹 가다가 집에서 만들어주는 핫케익이 전부이다.
떡? 빵? 한달에 한번정도 사주나... 우리집 한달 생활비중 가장 적은
돈이 바로 식비이다. 4식구 살면서 한달동안 식비(군거짓포함)로 쓰는돈이 20만원이
넘은적이 단한번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시댁에 뭔일 있어서 가면 고기 재워서 간다.
그리고 나는 그 고기, 한입도 안먹고 온다.입에 대지도 않고 온다.
남편이 보미 먹일려고 삼겹살을 7천원치 사왓다.
체질은 나 닮은 보미, 요즘 고기가 자꾸 먹고 싶단다.
난 결혼전, 아니 남편을 만나기전엔 고기라는것은 입에 댄적이 없었다.
고기를 무지하게 싫어하던 사람이었고, 생선은 어쩌다가 먹던 사람이었다.
그래도 보미는 여전히 말랐다. 보는 누구나가 다 동정할만큼 말라 비틀어졌다.
그래도 보미는 약한 체질은 아니다. 작은아이가 더 약한편이다.
이젠 나도 먹는데 좀 투자할 생각이다.
과자를 많이 사주겠다는게 아니라, 1주일에 한번은 아니더라도,
시댁으로 흘러갈돈 아껴서, 한달에 한번 정도는 내 아이가
먹고 싶어하는 고기를 먹일 생각이다.
오늘 내린 눈때문에 부업 시작한지 처음으로 오랜 시간을 여유 있게 보냈다.
이 일이 적응되면 다른 아줌마가 추천하는 다른 악세사리 부업도
한번 시작해 볼 생각이다.
한장에 40원 받는다는, 그 일을 시작한지 1년이 훨씬 넘은
그 아줌마는 이젠 한달에 그 부업으로만 최소한4,50만원 번다고 한다.
하루에 쉬엄쉬엄 해서 서너시간 투자하면 된다고 한다.
물론 그렇게 그 일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좀 시간이 걸리겠지만,
빔껍질 벗기는 부업보다는 훨씬 돈이 될거라고 한다.
그 아줌마 많이 벌면 한달에 80만원도 받는단다. 집에서 하룻동안
5,6시간 투자해서 그 돈 받으면 정말 짭짤한 수입이다..
간만에 엊그제 올린 라디오 프로에 사연이 소개되어서
작은 선물을 받을수 있을것 같다.
그 선물 받으면 또 다음달 말에 올라오시는 친정엄마 챙겨드려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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