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2. 28. 22:47ㆍ★ 부부이야기
남편의 건강이 안 좋아진 신호를 보낸다. 새벽에 쳇기때문에 손가락을 따고 장에 탈이 난 남편이 병원약을 먹고 난후, 이틀후에 괜찮아진것 같아서 갈비를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새벽4시가 넘은 시각에 응급실을 찾는 일이 생겼다. 분명 남편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것 같다. 그러고나서 지난주에 이어 어제까지 술과 육식을 피하고 있었다. 속은 편하지만 허기가 진다고 말한다. 다음달엔 무슨일이 있어도 위내시경과 소변검사를 하기로 약속을 했다. 하지만 그 약속을 남편이 또 지켜줄런지... 겁을 내고 있다, 혹시라고 검사 했다가 아는게 병이라고 무슨 큰병이 있을까봐서.. 어제까지 그 약속을 지키겠다는 남편, 오늘 다시 3년뒤에 검사한다고 한다. 그에 내 목소리톤은 다시 높아지고 어쩌고 저쩌고 바가지 긁는 마누라로 변하고 말았다. 남편이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아파서 새벽에 응급실에 가던날, 내가 제일 먼저 생각했던것은, 남편이 많이 아프면 어떡하나... 남편 없으면 나랑 내 두아이들이랑 어찌 살까? 였다. 참 잔인한 생각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생각이 젤 먼저 들었다. 죽을 만들어 지어주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밥달라는 남편에게 야채들을 다지고 소고기를 넣은, 다시마로 국물을 우려낸 죽을 만들어 먹이면서, 나는 긴장을 하게 된다. 남편의 건강! 그것에 적신호가 오는듯하니, 그동안의 남편의 만행들이 다 용서가 되어지고 그저 건강하기만을 바라게 된다. 남편이 걱정이 되서인지, 우리 가족을 위한 생계때문인지 정확한 구분이 안 가는 감정으로 나는 남편의 건강에 엄청난 신경을 쓰게 된다. 그게 남편의 대한 애정 때문인지 다른 이유때문이 정확하게 알수 없지만......... 내 몸뚱아리 쑤시고 결리고 하는것들은 저만큼 도망가버리고, 내 남편이 혹시라도 아플까봐서 전전긍긍하게 된다. 그러던중 어제, 간만에 대판 크게 남편과 싸우게 되었다. 아주아주 사소한일로 내가 남편의 신경을 긁어서 다투게 되었고, 그로 인해 남편은 그 핑계로 괜찮아진 장을 실험하기 위해선지 소주 한병반을 혼자 집앞에 있는 고깃집에서 마셨다. 술이 고팠나보다라고만 생각했다. 검사할때까지만 술좀 참으라고 했더니만 , 그새를 또 못참고... 내일, 시어머님이 오신다고 한다. 모레 보미 입학식을 보러 오신다고.... 감사히 생각해야 하는데 그또한 이번 어머님의 방문이 내겐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남편이 탈이 났다는 애기에 하루에도 연꺼푸 두세번을 전화해서 달러빚을 내서라도ㅡ 사채를 쓰더라도 자신의 아들 손목을 잡아끌고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라고 성화셨다. 아들보고 말해봐도 소용 없으니 며느리인 내게 모든 책임을 전과시키신다. 어미가 자식 생각하는 마음, 너무나 당연하다. 그런데 이젠 그런 어머님의 마음마저 귀찮은 마음이 드니 나, 정말 못된 며느리가 되어가고 있나보다. 오늘밤엔 밤까는 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 이제 28.000원어치 돈을 벌었다. 1주일 넘게 부업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