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와 딸

2005. 2. 19. 10:44★ 부부이야기

    말로 상처를 주는 사람이 있다. 처음엔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에서 충고 한다고 했던 말이 나중에 상대방을 더 아프게 하는 잔인한 말로 변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에 속하는 사람이 바로 나라는 화술이 부족한 사람이다. 나와 친정엄마와의 관계에서도 종종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내가 알고 있는 우리 엄마! 정도 많고 있으면 남에게 퍼주고 싶어 안달하는 성격이시다. 하지만 그반면, 화가 나면 물불을 안가리시고 한번만 더 생각하고 말을 했으면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 말씀을 종종 하시는,나와 아주 비슷한, 지극히 김정적인면이 많으시는 분이다. 세상의 모든 친정엄마가 그러하신것처럼, 내 친정엄마도 세딸중 맏이인 나에게 가장 많은 기대를 하셨던분이었고 아직도 나란 딸은 분명히 뭔가 특별한 재능이 있을거라는 기대를 포기하지 않는 엄마다. 결혼햇수가 더해 갈수록 나는 엄마의 지나온 과거속의 시간들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되고, 엄마의 홀로서기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지금도 가끔씩 나는 그런 친정엄마와 애기 하는 도중 눈물을 흘리는 언쟁을 전화로 하는 경우가 있다. 자주는 아니지만 1년에 서너번쯤은 꼭 엄마와의 전화통화로 나는 눈물바람을 일으키고 친정엄마는 엄마대로 나의 대한 서운함으로 가슴을 치는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럭저럭 생긴 얼굴과 장신의 키를 가진 나에게, 엄마는 처음엔 하늘을 나르는 비행기에서 근무하는 스트어디스가 되어서, 뻑쩍찌근한 집안의 남자 잘물어서, 시골 동네에서 시집 잘갔다는 말을 듣고 싶어하셨고, 물론 엄마의 기준에서는 그게 딸도 향복해지는 길이라고 생각을 하셨을것이다. 그러다가 대학시험에 떨어지고 시시한 직장 생활좀 하다가 통역학원을 등록했을때는 여행가이드가 되어서 똑소리나는 커리우먼이 될거라는 기대를 하셨으며, 일본사람 견학안내라는 타이틀로 첫직장생활에서 근무를 할때에는 그 엄마의 기대가 반은 이루어졋다고 착각을 하셨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엄마의 큰딸이 참 별볼일 없는 사람이고, 꿈도 욕심도 별로 없는 시시한 사람이라는것을 확인하면서는 엄마의 살아온 인생을 한권의 소설로 묶어 출판을 하는 꿈을 꾸기 시작하셨다. 학교다닐때 큰상도 아니고 학교내에서 받아온 글짓기상 수상 경력을 그렇게 나의 엄마는 나에게 무슨 글에 대한 커다란 재능이 숨어 있을거라는 꿈을 꾸면서 끊임없이 큰딸인 나에게 기대를 포기하지 않으셨던 분이었다. 그런 내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결혼햇수가 더해 갈수록 나의 얼굴에서 화사함이나 만족감보다는 어두움과 불만족스러움의 그림자를 보고는 나의 인생을 말아 먹을놈이라고 내 남편을 원망하시기도 했었다. 아직까지는 나는 내 남편의 험담이나 흉을 친정엄마에게만은 단한번도 해본적이 없을뿐더러, 되려 친정엄마입에서 내 남편에 대한 단한마디의 험담이 나올때면 심하게 화를 내고, 엄마 가슴에 피멍이 들 정도로 내 남편을 심하게 변호했으며, 내 남편이 나 같은 아무것도 아닌 여잘 데리고 살아준것만 해도 엄만, 내 신랑에게 고마워 해야 할거라고, 내 성격 지랄같고, 정말 피곤한 성격인데 엄마보다 더 내 신랑은 그런 내 성격 다 받아주고 화도 안내고 잘 참고 날 여전히 이뻐해주는거라고, 어디가서 내가 이런 남잘 만날수 있을것 같냐고, 내가 내 신랑을 너무 좋아해서 살고 있는것이니까, 두번 다시 내 앞에서는 내 남편 애기 나쁘게 하지 말라고.... 엄마보다 내겐 내 남편이 더 우선이라고... 그렇듯 나는 엄마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말들을 쏟아부으면서 지금도 나란 여자가 내 남편에겐 과분한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살고 있는 엄마의 생각을 철저하게 밞아드렸다. 내가 죽고 못살아서 사는거라고, 내 남편은 날 대하는게 어떤지 몰라도 나는 내 남편 없으면 숨도 못쉬고 살거라는 뉘앙스를 그동안 아주 자주 친정엄마앞에서 표현을 해왔다. 그런 내 모습을 볼때마다 내 친정엄마, 그런 나의 모습에 억울해하고 치떨어하셨다. 그런 새끼가 뭐가 좋다고.. 니가 미친년이지, 내가 누굴 원망하겄냐.. 이년아 그래 니가 그리 좋아 죽는 그 놈이랑 못살기만 해봐라, 김서방이 아니라 니년을 내가 가만 두지 않겠다고... 그런 말까지 오가면서 나는 엄마랑 치열하게 말다툼을 한적도 있었다. 엄마가 어떤 마음에서 나에게 내 남편에 대한 서운한 말씀을 하시는것인지 나도 잘알고 있다. 그런데도 나는 종종 그렇게 내 친정엄마앞에서는 일방적으로 늘 내 남편편에서만 애길 했다. 친정엄마는 모르신다. 남편이 술값으로 카드값으로 얼마를 빚을 졌는지도, 그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든 시간들을 보냈는지도, 그냥 남편이 일하다가 사기 당해서 빚을 좀 많이 지게 된것이고, 나머지는 내가 살림을 흥청망청 해서 빚을 지게 된것으로 알고 계신다. 착한사람 이용해서 사기 친놈이 나쁜것이지 사기 당한놈이 나쁜것은 아니니까 내 남편 뭐라고 하지 말라고, 처자식 먹어먹일려고 밤낮으로 열심히 뛰는 내 남편, 엄마가 뭔데 그런식으로 애기 하냐고,,, 다른 남자들처럼 영악하고 자기실속 너무 챙기는 남자엿다면 나, 내 남편이랑 결혼 안햇을거라고... 엄마에게 그런식으로 늘 난, 내 남편편만 들었다. 그럼에도 내 친정엄마가 내 남편을 신뢰하지 못한 이유는, 결혼이후에 더 체중이 줄어든 나의 몰골과 보미 낳고 몸조리해주러 우리집에 엄마가 한달동안 와 계실때에, 남편이 두번이나 새벽5시반에 들어오는 귀염을 보여 줬기 때문이다. 물론 그 한달동안 늘 11시, 12시에 들어오는것도 못마땅해 하셨던 엄마였는데, 자기 마누라가 첫아이 낳고 몸조리 하는 도중에, 장모님까지 와 계시는대도 새벽5시반까지 술을 마시고 다니는 놈이면, 장모 없는 동안엔 얼마나 술을 푸고 다닐까 안봐도 뻔하다는 엄마의 지론때문에 엄마는 두고두고 내 남편을 전혀 신뢰하지 못하고 계신다. 하지만 이젠 내 친정엄마, 내가 하두 내 남편에 대해서만은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딸인것을 철저하게 인지 하시고는, 절대로 내 앞에서는 내 남편 험담을 안하시고,, 되려 언제부터인가는 그래 김서방이라도 되니까 니 성격 맞춰서 사는거라고, 니가 어지간히 깐깐하냐? 그래 그놈이 성격 하나는 좋지.. 이쁘게 꾸미고 다녀라, 여잔 꾸미기 나름이고, 꾸미는것도 젊었을때 꾸며야 효과 있지 늙어서는 가꿔봤자 표도 안난다. 아침 거르지 않게 김서방 잘 챙겨주고, 남편 출근하는데 퍼질러 자는 그런 정신나간 마누라는 되지 말어라. 얼마나 불상하냐, 니 신랑도 불쌍하다. 니 같은것도 마누라라고 허허거리면서 내 앞에서 맨날 니 칭찬 하는걸 보면, 뼈에 살가죽 한겹만 붙어 있는 니를 여자라고 품어 준것만 해도 고맙다고 생각하고 살어.... 얼른 애들 학교 보내고 좀 크면 더 늦게 전에 너도 니 신랑이랑 같이 벌어야 한다.. 나중에라도 직장생활 할려면 공부도 공부다만 열심이 꾸미고 가꿔라......... ㅎㅎㅎ 나는 친정엄마에게 깊은정 같은것은 가지고 있지 않다. 아마도 정보다는 엄마의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을것이다. 여자 혼자된 몸으로 나와 두 동생을 이렇게라도 반듯하게 키워주신것에 대한 엄마의 여자로서의 일생의 대한 존경심과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나는 엄마와 한방에서 잔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다. 늘 나는 두 동생들과 다르게 힐머니와만 잠을 잤기 때문에, 내 기억속에는 엄마와 한방에서 잔 기억은 내가 스물살이 넘어서 엄마와 지금의 아빠와 재혼하고 나서, 시골에 내려갔을때 엄마와 함께 잔 기억만 가지고 있을뿐이다. 그리고 나는 기억하고 있으며 잘알고 있다. 돌아가신 내 아빠를 엄마가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아빠가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하고는 비교도 안되게 내 엄마는 나의 돌아가신 내 아빠를 너무나도 많이 좋아하셨으며, 사랑하셨다. 그래서 내가 내 남편을 더 좋아하는것 같은 모습에 더 화를 내고 속상해하셧을것이다. 자기딸이 사위놈을 더 좋아하는것이 친정엄마 입장에서는 억울하기도 하고, 아무것도 아닌 놈이 자기한테 과분한 내 딸이랑 결혼할수 있는것만 해도 감지덕지하고 살아도 성에 안 차는데, 이 딸년이 지 남편은 아닌데 지만 지 서방이 좋아 죽겄다고 하면서, 니 신랑에 대한 나쁜말은 손톱만큼도 못하게 하는것이 너무 분하셨을것이다. 늘 그러셨다. 여잔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랑 결혼하는것보다, 자기를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남자랑 결혼해야지 행복한거라고........... 어제도 친정엄마가 전화를 하셨다. 우리 보미 야무지고 똑소리 나게 키우라고, 딸이라고 대충 키우지 말라고.. 지금의 내가 이리 산것도 엄마 자신이 야무지지 못해서 그런거라고, 예전에 엄마 자신이 똑똑햇다면 나도 성공했을거라고, 똑똑하지 못한 엄마때문에 내가 성공하지 못한것이라고, 요즘도 엄마가 똑똑해야지만 자식들도 성공하는거라고, 보미 똑똑하게 키우려면 니가 똑소리 나야 한다고.... 동생편에 보미 입학식에 옷한벌 사주라고 엄마의 쌈짓돈을 보내주셨다. 그런 친정엄마에게 나는 아직도 나쁜딸년으로 존재하고 있다. * 행위는 마음의 생각으로부터 일어나고 마음은 외부의 환경으로부터 움직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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